모르페우스

모르페우스

개념이 의인화된 신

[ Morpheu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이다.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며 꿈에 나타나고, 소리 없이 펄럭이는 아주 커다란 날개가 달려 있어 순식간에 땅끝까지 날아갈 수 있다.
모르페우스와 이리스

모르페우스와 이리스

외국어 표기 Μορφεύς(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꿈, 소식
어원 형상을 빚는 자, ‘morphe’는 ‘형상’, ‘형태’를 뜻함.
관련 동식물 박쥐, 양귀비
관련 사건, 인물 알키오네
가족관계 힙노스의 아들, 파시테아의 아들, 모르페우스의 아버지

모르페우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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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페우스 인물관계도
에레보스닉스힙노스

모르페우스는 잠의 신 힙노스와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신 카리테스 중 하나인 파시테아 사이에서 난 아들로, 형제지간인 포베토르, 판타소스와 함께 ‘오네이로이’, 즉 꿈의 신이라고 불린다. 모르페우스는 꿈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포베토르와 판타소스는 각각 동물과 사물의 형태를 취하여 나타난다. 힙노스에게는 꿈의 신인 자식들이 수천 명이나 있는데 그들 중 이 셋이 가장 강력하며, 모르페우스는 셋의 리더 역할을 한다.

신화 이야기

알키오네의 꿈에 나타난 모르페우스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의 딸 알키오네는 배를 타고 델포이로 떠난 남편 케익스가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익사한 줄도 모르고 날마다 헤라 여신의 신전을 찾아가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향불을 피운다 (→‘알키오네’ 참조).

헤라 여신은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힙노스에게 보내 알키오네의 잠 속으로 들어가 남편에 대한 소식을 알려 주라고 부탁한다. 헤라 여신의 부탁을 받은 힙노스는 아들 모르페우스를 불러 헤라의 지시를 전한다.

알키오네의 꿈에 남편 케익스로 나타나서 사실을 말해 주라는 것이다. 힙노스가 많은 자식들 중에 모르페우스를 부른 것은 그가 꿈의 신들 중에서도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데 특히 능했기 때문이다. 모르페우스는 심지어 걸음걸이, 용모, 말씨, 옷차림, 자세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틀림없이 흉내 낼 수 있었다.

모르페우스는 소리 없는 커다란 날개로 눈 깜짝할 사이에 알키오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케익스의 죽은 모습으로 변신했다. 익사한 시체답게 창백한 얼굴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케익스로 변한 모르페우스는 알키오네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녀에게 자신은 이미 죽었으니 이제 그만 헛된 희망을 버리고 죽은 지아비를 애도해 달라고 말한다. 잠에서 깨어난 알키오네는 비로소 남편이 죽은 줄을 알고 가슴을 치고 옷과 머리를 쥐어뜯으며 애도의 눈물을 흘렸다.

알키오네에게 나타난 케익스/모르페우스

알키오네에게 나타난 케익스/모르페우스 비르길 졸리스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위해 그린 삽화, 1581년

새로 변한 알키오네

다음날 아침 알키오네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그가 떠난 바닷가를 거닐었다. 그런데 웬 시커먼 것이 파도에 떠밀려 오길래 보았더니 남편 케익스의 시체였다. 알키오네는 남편에게로 가고자 방파제에서 몸을 던졌고 이를 불쌍히 여긴 신들은 그녀를 새로 만들어 주었다. 새로 변한 알키오네의 부리가 닿는 순간 케익스의 몸도 새로 변하였고, 두 마리의 물총새는 짝을 지어 물 위를 날았다.

신화 해설

신화에서 꿈은 신들이 자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는 수단으로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전령의 신 헤르메스도 잠든 인간들의 꿈속을 들락거린다. 하지만 꿈의 신 모르페우스는 잠과 연결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공포, 현실의 고통을 잠재우는 몽롱한 상태, 심지어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 신화에서 모르페우스는 힙노스의 자식이 아니라 밤의 여신 닉스가 낳은 자식으로 간주되며, 사는 곳도 힙노스의 동굴 속 상아로 만든 침대 위라고도 하고, 어둠의 신 에레보스가 지배하는 컴컴한 저승이라고도 한다.

민담에 전해지는 잠귀신 ‘샌드맨(Sandman)’도 모르페우스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매트릭스』라는 영화 속에서 ‘모피어스(모르페우스)’라는 이름의 인물이 등장하여 사람들의 꿈속의 현실로 들어가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모르페우스의 상징은 아편의 재료가 되는 양귀비 열매다. 그래서 1804년에 처음으로 추출에 성공한 아편제제에는 모르페우스의 이름을 따서 모르핀(morphin)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참고자료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