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고

건고

[ 建鼓 ]

요약 아악기(雅樂器)의 하나.

혁부(革部) 또는 혁명악기(革鳴樂器, membranophone)에 드는 타악기 일종의 건고는 헌가(軒架)에서 연주되는 가장 큰북이다. 건고의 그림은 『세종실록』 권132에 처음으로 보인다. 『악학궤범』(樂學軌範 1493) 권6에 자세한 설명과 그림이 전한다. 건고는 북·받침목과 대·방개(方蓋)·목퇴(木槌) 및 기타 장식품으로 이루어졌다. 북의 몸통은 약 5척(尺) 즉 150㎝ 가량 길고 양쪽 가죽의 지름이 3척 5촌(寸) 즉 100㎝ 가량이므로 우리나라 전통악기 중에서 가장 큰북이다.

국립국악원 소장 현행 건고(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소장 현행 건고(국립국악원 제공)

이런 큰북이 십자형(十字形) 호랑이 모양의 받침대와 기둥에 떠받혀 있다. 북 위에는 네 기둥이 세워졌으며, 그 기둥 위에 2층의 방개가 세워졌다. 2층의 방개는 녹색의 비단 휘장으로 둘러 씌어 있다. 아래층 방개의 네 모퉁이에 용머리를 장식한 용간(龍干)이 하나씩 꽂혀 있으며, 각 용간에 5색의 유소(流蘇)가 달려 있다. 위층 방개 꼭대기는 연꽃으로 장식됐고, 그 연꽃 위에 날개를 편 백로(白鷺)가 꽂혀 있는 화려하게 꾸민 북이다.

현행 건고의 그림 및 부품명(『한국악기』)

현행 건고의 그림 및 부품명(『한국악기』)

조선초기 건고는 삭고(朔鼓)·응고(應鼓)와 함께 오례의(五禮儀)의 전정헌가(殿庭軒架)에서 연주됐다. 조선후기 『진찬의궤』(進饌儀軌)·『진연의궤』(進宴儀軌)·『진작의궤』(進爵儀軌)에 의하면, 건고는 전정헌가의 삭고·응고·장고·편종(編鍾)·편경·당적(唐笛)·비파(琵琶)·퉁소(洞簫)·해금(奚琴)·방향과 함께 편성됐다.

1827년(순조 27) 진작 때 함흥국(咸興國)이, 1829년(순조 29) 진찬 때 김태성(金兌聲)이, 1848년 진찬(進饌) 때 주후삼(朱厚三)이, 그리고 1868년(고종 5)과 1873년(고종 10) 진찬 때 김만철(金萬哲)과 정준환(鄭駿煥)이 건고를 연주하였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1.103~104쪽
  • 『악학궤범용어총람』 송방송, 서울: 보고사, 2010년, 35쪽
  • 『韓國樂器』 송혜진 글 강운구 사진, 서울: 열화당, 2001년, 281, 3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