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

다래

天馬塚 出土 다래. 가로 75.0cm 세로 53.0cm

天馬塚 出土 다래. 가로 75.0cm 세로 53.0cm

다래는 기수(騎手)가 말 위에 앉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장구(裝具)인 안장의 부속구로, 안장의 아래, 즉 말의 배 아래로 늘어뜨려 진흙이 튀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때로는 안장 아래에 깔아 말의 등을 보호하는 하안(下鞍 : 언치, 천)을 길게 늘어뜨려 그 기능을 하게도 한다. 한자어로 ‘障泥’라 부르는 한국말의 다래는 대부분이 유기질제로 되어 있어서 잘 남아 있지 않으나,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2점의 기마인물형 토기를 통해서 그 착장 모습을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다래는 무용총, 쌍영총과 같은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중국의 도용(陶俑)과 화상전(畵像塼) 등에도 묘사가 되어 있다.

실물자료로서는 천마(天馬)가 그려져 있어서 무덤의 이름이 되기도 한 천마총 출토의 백화수피제천마도다래(白樺樹皮製天馬圖障泥)가 유명하다. 천마총에서는 이밖에 금동투조장식죽제다래(金銅透彫裝飾竹製障泥)와 피혁제칠판다래(皮革製漆板障泥)도 1쌍씩 출토되고 있다. 그 외의 고분출토 자료로는 금령총의 금동투조괴수장식다래(金銅透彫怪獸裝飾障泥)와 죽제다래판(竹製障泥板), 금관총의 금동투조장식다래(金銅透彫裝飾障泥)가 알려지고 있다.

이들 자료들을 종합해서 보면, 대부분의 다래는 장방형의 얇은 유기질제판으로 되어 있으며 주연부에는 대체로 당초문이나 구갑문을, 중앙부에는 괴수(천마)문 등을 표현한 금속제의 투조식판을 덧대어 장식하거나 혹은 직접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한다. 때로는 이들 식판에 영락을 매달고 있다. 그리고 외곽은 금속제의 복륜을 돌리고 못을 박아 고정한다. 천마총의 다래들이나 일본의 후지노끼(藤ノ木) 고분에서 출토된 당초문투조의 다래연금구(障泥緣金具) 및 금령총의 다래복륜(障泥覆輪) 등에서 보면 외곽이 직선적인 다래의 상변 중앙부를 오목하게 처리한 특징도 간취된다. 이 오목한 부위의 좌우쯤에 교구와 같은 연결금구를 장치하여 안장에 연결시키게 되어 있다. 크기는 대략 가로 0.7-0.8m, 세로 0.5-0.6m 정도로 가로가 약간 긴 편이다.

한편 유명한 천마도다래(天馬圖障泥)를 보면, 구형의 백화수피를 여러 겹으로 겹쳐서 각각 14줄의 평형사선을 사격자상으로 누볐으며 주연을 가죽 복륜하였다. 표면의 주연부는 주·흑·백·녹의 다양한 색으로 가로 6개, 세로 4개씩 모두 20개의 인동당초문을 표현한 폭 10㎝의 문양대를 돌렸으며, 그 안의 네 모서리에는 반절화문(半裁花文)을 하나씩 배치하였다. 중앙에는 백색의 천마가 그려졌는데, 혀를 길게 내밀고 목덜미의 갈기와 힘차게 뻗쳐 올라간 꼬리털은 바람에 날리는 생동감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네 다리에는 날개가 있고 몸통 곳곳에 반월형의 문양이 돋혀 있다. 금령총의 금동투조괴수장식다래에서 중앙에 투조된 괴수는 역시 천마를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시기에 하나의 관념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천마관념은 원래 일찍이 말을 이용하였다고 믿어지는 인구어족(印歐語族)의 원주지에서 발생한 말을 신성시하는 관념에서 시작한다. 그들의 신마사상은 주민의 이동에 따라 2종으로 나누어지는데, 산악지대에서는 인마일체의 생활로 인해 풍요와 행운을 가져오는 신을 말에 태우는 표현으로 발전하고, 평원에서는 말을 노역에 쓰지 않고 기승용으로서 또 전차경쟁에 즐겨 사용함으로써 말은 태양신을 비롯한 우주의 운행을 관장하는 신들의 사자, 상징짐승으로서 날개 달린 천마가 표현된다고 한다. 날개 달린 천마는 B.C. 1000년경, 이란 서부의 소위 루리스탄 청동기문화에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신마사상은 시간의 경과와 지역의 확대에 따라 기마민족에 의한 말의 순사(殉死) 등 많은 변형과 관념의 변화를 거쳤을 것이나, 서아시아에서 발원한 날개 달린 천마가 경주의 고분에서 출토된 다래에 표현되고 있는 것은 동서의 문화교섭사를 밝히는데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사를 준다.

참고문헌

  • 日本馬事文化の源流(增田精一, 芙蓉書房出版, 1996년)
  • 天馬塚(文化公報部 文化財管理局, 1974년)

동의어

장니(障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