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영총

평안남도 남포시 용강군 용강읍(舊地名 : 평남 용강군 지운면 진지동)에 위치한 고구려 벽화고분으로, 용강읍에서 동쪽으로 6㎞ 떨어진 진지동역 서남 1.5㎞에 자리잡고 있으며, 부근에 용강대총과 대안리 1호분 등이 있다. 처음 발견되었을 때에는 ‘진지동 1호분’이라 불렀다. 1913년 조사하였을 때에 앞방(前室)에서 뒷방(後室)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8각돌기둥이 2개 설치된 것을 발견하고 ‘쌍영총’이라고 명명하였다. 무덤 구조는 널길(羨道), 앞방(前室), 통로, 뒷방(後室)으로 이루어진 두방무덤(雙室墓)이며, 방향은 서쪽으로 약간 치우친 남향이다. 앞방의 1변은 2.3m, 뒷방의 1변은 약 3m로서 정방형(正方形)에 가까우며, 천장도 모두 3단의 평행고임 위에 삼각고임을 얹은 평행삼각고임식이다.

벽화는 회벽 위에 그렸는데 일부 손상이 있으나 뒷방 서벽을 제외하고는 전체 벽면이 양호한 편이다. 벽화 내용은 약수리 벽화분, 대안리 1호분과 같이 사신도(四神圖)와 인물풍속도(人物風俗圖)인데, 다만 이들이 사신을 뒷방에 배치한 것과 달리 쌍영총에서는 앞방과 뒷방에 나누어 배치하였다. 청룡(靑龍)과 백호(白虎)는 앞방의 동·서벽에, 주작(朱雀)과 현무(玄武)는 뒷방의 남·북벽에 각각 배치하였다.

앞방과 뒷방의 각 모서리에는 기둥을, 천장 고임에는 도리와 들보를 묘사하여 널방 전체를 목조건물처럼 보이게 하였다. 이러한 목조건물의 표현기법은 용강대총과 흡사하며, 특히 창방의 물결무늬 장식은 덕흥리 벽화고분에도 보인다. 또한 앞방과 뒷방 사이에 있는 8각기둥의 상하에는 기둥머리와 주춧돌을 나타내고 연꽃무늬를 그렸다. 기둥 몸체에는 붉은 바탕에 누런색 용이 기둥을 휘감아드는 모양을 그렸다.

널길의 동벽에는 소가 끄는 수레 2대, 기사(騎士) 3명 등 30여 명으로 이루어진 행렬도가 있고, 서벽에도 소수레나 기사 등으로 구성된 행렬도가 있으며, 천장에는 구름무늬가 묘사되어 있다. 앞방 입구의 좌우측에는 수문장격인 험상궂은 역사(力士)의 모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데, 고리자루큰칼(環頭大刀)도 보인다. 앞방의 동·서벽에는 웅혼한 화필로 청룡과 백호를 묘사하였는데, 많이 손상되었다.

무덤의 중심 화제인 주인공 부부상은 현무도와 함께 뒷방 북벽에 배치되었다. 뒷방 북벽에 무덤주인공 생활도가 나타나는 것은 5-6세기 인물풍속도 무덤의 특징이다. 인물풍속도는 같은 벽면에 묘사된 현무도에 비해 훨씬 우세하여 사신도가 부제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주인공 부부상은 덕흥리 벽화고분처럼 평상 위에 나란히 정좌해 있으며, 화려한 붉은색 의복을 입은 부부는 안악 3호분이나 덕흥리 벽화고분처럼 신상화(神像化)되어 있다. 동벽에는 승려 등 9명의 공양행렬도가 그려져 있다. 여기에 표현된 인물은 신분에 따라 크기가 다르게 묘사되어 고대미술의 특징인 위계적 표현을 잘 보여주며, 의복에서도 신분의 차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서벽에도 장막과 우산 등의 흔적이 보여 행렬도가 그려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벽과 북벽에는 주작과 현무가 각각 그려져 있다.

앞방과 뒷방의 천장 고임부에는 도리, 들보, 활개와 함께 이를 장식한 구름무늬와 당초무늬가 그려져 있다. 뒷방의 경우 그 위쪽으로 만개(滿開)한 연꽃무늬와 함께 해와 달, 북두칠성 등의 일월성신도가 배치되어 있으며, 천장 꼭대기에는 커다란 연꽃그림이 있다.

널길 동벽의 여인 모습은 수산리 벽화무덤의 여인상과 같은 양식으로서, 일본의 高松塚 고분벽화와 연결된다. 전체적으로 인물상은 완숙하고 깔끔하게 표현되어 발전된 회화수법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인물풍속도와 사신도가 함께 나타나지만, 인물풍속도가 압도적인 양상을 보인다. 이는 사신도로 변화해가던 과도기의 무덤으로서 대체로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