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장기이식

[ organ transplantation , 臟器移植 ]

요약 어떤 조직 또는 장기의 파손된 기능을 회복하고 치료할 목적으로 원래 존재하는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조직 또는 장기를 옮기는 것.

자기 자신의 조직 ·장기의 위치를 옮기는 경우는 자가이식, 타인의 것을 옮기는 경우는 동종이식, 종류를 달리하는 동물로부터 옮기는 것은 이종이식이라고 한다. 자가이식은 오래전부터 행하여졌다. 안면이나 두부에 생긴 피부결손부에 대하여 구간부(軀幹部)의 피부를 이식하는 것은 19세기 중반부터 행하여졌고, 그 후 골절치료의 목적으로 자신의 뼈를 사용하는 일이 널리 행하여지게 되었다. 또 혈관 ·힘줄 ·신경 혹은 모발 등의 자가이식도 종종 행하여지게 되었다. 그러나 자가이식에 있어서도 재료의 채취면에서 현저한 제한을 받게 되고, 특히 장기의 경우에는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동종이식 또는 이종이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가조직 또는 장기 이외로부터의 이식을 시도할 경우에는 당연히 생물학적인 거부반응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거기에는 인도적 ·사회적 문제도 따르게 된다.

이종이식은 오래 전에 양의 혈액의 수혈이 시도된 시대도 있었지만, 근년에는 각막(角膜) ·뼈 ·혈관 등의 이식이 연구되었다. 그러나 두드러진 진전은 기대되지 않고 있다. 이것에 비해서 동종이식은 널리 연구가 행하여져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임상적으로도 실용성을 가지기에 이르렀다. 동종이식은 사람으로부터 사람으로의 이식이다. 이 경우, 일란성쌍생아에 있어서는 개체가 달라도 몸의 구성 단백질이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1945년 E.K.란트슈타이너와 C.A.후프나겔은 일란성 쌍생아의 한 사람으로부터 급성신부전(急性腎不全)에 걸린 같은 쌍생아에게 신장이식을 실시하여 그 활착에 성공하였고, 8년 간에 걸쳐 생명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일란성 쌍생아 이외의 이식에서는 반드시 개체방위반응인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신장과 같은 복잡한 장기는 물론, 피부편(皮膚片)과 같은 것이라도 결국에는 괴사를 일으켜 활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수가 많다. 체내에 이종(異種)의 조직(組織)이 들어오게 되면 그에 대한 항체(抗體)가 만들어진다. 혈액 속의 림프구가 이 이종조직에 접촉하여 활성화된 상태가 되어 림프절로 되돌아가서 그 곳에서 항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 항체는 세포결합체성 항체(細胞結合體性抗體)와 혈청항체(血淸抗體)로 나누어지는데, 이 양자의 공동작용에 의하여 거부가 일어난다고 해석되고 있다. 어떻든 이식조직의 혈관은 그것들의 작용으로 내피세포가 상해를 입고, 혈전(血栓)을 형성하여 혈행이 장애된다. 그 때문에 괴사가 일어나서 체외로 배출된다.


동종이식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항체의 생산을 강력히 억제하여 앞서 말한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이 목적으로 쓰이는 방법이 림프계조직의 제거, 방사선조사, 약물에 의한 파괴 또는 억제이다. 이들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방사선조사와 약제이다. 방사선의 전신조사에 의하여 림프계조직을 억제하여 두고, 최초에는 이무란(imuran)을 1 kg당 3∼5g 투여하고 점차 감소시킨다. 3개월 이상 투여하지만 이 약제는 종종 골수부전(骨髓不全)을 일으켜 혈소판 ·백혈구의 감소를 초래한다. 이에 대하여 신선혈 ·혈소판의 수혈을 행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수단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밖에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항면역효과(抗免疫效果)를 기대하여 이것의 투여도 행하여진다. 동종이식의 성공에는 장기제공자와 환자와의 적합성이 큰 인자가 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일란성 쌍생아이면 문제가 없다. 일반적으로 근친자가 선택되지만 양자의 백혈구 ·림프구 사이의 적합성이 검토되어야 한다. 한편 신장 이식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1969년 이용각(李容珏) 교수가 신장이식을, 1988년에는 김수태(金洙泰) 교수가 간 이식을, 1992년에 송명근 교수가 심장이식을 성공한 이래 장기이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iPS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자신의 신체에서 추출한 작은 세포를 통해서 장기를 만들고 이것은 환자에게 이식하는 의료기술이다. 동종이식이 아직까지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때 따르는 조직의 거부반응 등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완전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없다. 미래에는 자신의 세포로 만들어진 장기나 세포를 통해 부작용 없는 장기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