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반응

거부반응

[ rejection , 拒否反應 ]

요약 이식(transplantation)받은 조직이나 기관을 거부하는 반응이다. 이식 받은 사람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조직이나 기관을 공격하여 나타난다.

조직이나 기관을 이식 받은 사람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조직이나 기관을 외부 물질로 인지하고 공격하는 현상이다. 외부 물질이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이식된 조직이나 기관도 해당되기 때문에, 면역체계는 이식 조직이나 기관을 여러 방법을 통해 파괴한다.  


거부반응의 종류

(1)초급성거부반응(Hyperacute rejection)

초급성거부반응은 면역체계의 구성요소 중 보체(complement)에 의해 일어나는 거부반응이다. 수혜자가 이식된 기관에 대한 항체(antibody)를 이식 전에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에 일어난다. 대표적 예로 ABO혈액형에 관한 항체가 있다. 초급성거부반응은 몇 분 안에 심각한 염증 반응과 급격한 혈액응고를 야기하므로 즉시 이식된 기관을 제거해야 한다. 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식 전에 수혜자가 이식할 기관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2)급성거부반응(Acute rejection)

급성거부반응은 면역체계의 구성요소 중 T세포(T-cell)에 의해 일어나는 반응이다. T세포는 외부 물질 중 단백질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한다. 이식된 기관을 구성하는 단백질 중 일부를 T세포가 항원으로 인지하고 항체를 만든다. 그리고 만들어진 항체가 이식된 기관을 공격한다. 항원을 인지하고 항체를 생산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식 후 며칠 뒤에 일어난다.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서 이식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이식에서 어느 정도의 급성거부반응이 일어난다. 하지만 강력한 면역억제제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면역억제제의 사용으로 처음에는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몇 달이나 몇 년이 지난 후 급성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바로 발견하고 치료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이식된 장기는 손상된다.

이와 같은 T세포에 의한 면역반응에는 주조직적합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라는 단백질이 중요하다. 이 단백질은 T세포가 항원을 인지하는 것을 도우며, 다음과 같은 작용을 통해 T세포가 외부 물질을 구분해 내는 것을 돕는다. 주조직적합복합체는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서 이를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은 각각의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이 점을 이용하여 T세포는 다른 세포에 접촉하면서 그 세포의 주조직적합복합체를 검사한다. 검사한 주조직적합복합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동일하면 외부 물질로 판단하지 않고 다르면 외부 물질로 판단한다. 그리고 외부 물질로 판단한 것에 대한 항체를 만들기 시작한다. 즉 주조직적합복합체는 면역체계의 차이를 나와 남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주조직적합복합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모든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조직이나 기관을 서로에게 이식해도 T세포에 의한 거부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최초의 성공적인 기관 이식은 조지프 머리 박사(Dr. Joseph Edward Murray)가 보스턴에 있는 브링햄 여성병원(the Peter Bent Brigham Hospital)에서 일란성 쌍둥이간에 실시했다. 이 업적으로 후에 그는 199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3)만성거부반응(Chronic rejection)

만성거부반응은 수 개월에서 수 년에 걸쳐 이식된 기관이 기능을 잃는 것을 말한다. 만성거부반응은 치료하기 힘들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다시 이식을 하는 것이다.

 
거부반응의 방지

기관을 이식할 때 기관을 제공하는 사람의 골수(bone marrow)를 같이 이식하면 거부반응을 막을 수 있다. 골수는 면역세포를 생산하는 곳이며, 이식 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유일한 조직이다. 이식 받은 사람은 기관을 제공해준 사람의 골수 이식으로 인해 면역체계도 받게 되며, 거부반응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이식된 골수에서 만들어진 면역세포가 이식 받은 사람의 조직과 기관을 외부 물질로 판단하고 공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 승인한 싸이렉스(Cylex)사의 면역기능검사(immune function test)는 환자의 면역기능에 대한 정보를 의사에게 제공하여 면역억제제 사용량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면 환자의 면역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려 세균 등에 대한 감염을 초래하고, 적은 양의 사용은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의사는 이 검사를 통해 환자의 면역기능을 조사하고 적절한 양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면역억제제의 과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