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동굴
[ limestone cave , 石灰洞窟 ]
- 요약
석회암 지대에서 빗물이나 지하수에 의해 석회암이 용식(溶蝕)되어 형성된 동굴.
단양 고수동굴
석회암의 주성분은 탄산칼슘(CaCO₃)으로, 물, 특히 이산화탄소(CO₂)가 많이 함유된 빗물이나 지하수에 의해 잘 녹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용식작용(溶蝕作用, corrosion)이라 한다. 기반암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석회암 지대에서 절리나 단층 등 지각의 틈으로 지표수가 흘러 들어갈 때, 위와 같은 이유로 석회암이 서서히 녹게 된다. 물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에 의해 약한 산성을 띠게 되고, 약산성의 물에 녹아 있는 수소이온에 의해 탄산칼슘이 서서히 용해되며 침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지하에는 점점 구멍이 커지며 나중에는 물의 용식작용에 의한 동굴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석회동굴이다.
석회암이 빗물 등에 녹아 형성된 용액은 반대로 탄산가스압이 낮은 동굴 안의 공기와 접하면서 탄산가스를 잃어버리며 용해된 탄산칼슘의 일부가 침전되어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는 대체로 물방울의 형태로 떨어지면서 침전물이 퇴적되어 각종 미지형(微地形)들을 형성하게 되는데, 석회동굴 안에 나타나는 종유석, 석순, 석주, 석회화단구 등이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미지형을 총칭하여 스펠레오뎀(speleothem)이라고 한다.
동굴은 형성 원인에 따라 다양한 종류들이 있는데, 그 중 석회암동굴이 흔한 이유는 바로 각 지역마다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형이 비교적 풍부하고 물에 의해 석회암이 천천히 녹는다는 점에 있다. 만일 석회암이 물에 의해 지나치게 빨리 녹을 경우 동굴의 수명은 급격히 단축되고 그 숫자도 지금처럼 많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태양이 비치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을 동굴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태양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굴 내부는 외부와는 다른 특이한 생태계를 구축한다.
석회동굴은 전세계의 석회암지대라면 어디에나 찾아볼 수 있으며 가장 많이 알려진 카르스트 지형이라 할 수 있다. 그 규모나 내부구조가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길이는 수 미터에서 수백 km 이상에 이르기도 한다. 규모가 큰 경우 미국의 켄터키주의 메머드 동굴(Mammoth Cave) 국립공원과 같이 길이 579km, 높이 80m에 이르기도 한다. 가장 깊은 동굴은 조지아의 보로냐동굴(Voronya Cave)로 무려 2,140m를 내려가야 바닥이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북 영변군의 동룡굴(蝀龍窟), 초산군의 신막굴(新幕窟), 경북 울진군의 성류굴(聖留窟), 강원 영월군의 고씨굴(高氏窟), 삼척시의 초당굴(草堂窟), 충북 단양군의 고수동굴(古藪洞窟)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석회동굴은 특이한 형성과정과 형태로 인해 지형학적으로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내부 경관이 기묘하여 관광지로 발달된 곳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