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본능

[ instinct , 本能 ]

요약 사람과 동물에 특유한 생득적 행동능력(生得的行動能力).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빨고, 병아리가 달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는 것과 같은 생득적 행동을 말한다. 그 중에는 계통발생(系統發生)이 낮은 단계에서도 볼 수 있는 반사(反射)나 주성(走性)이 있는데, 본능 행동은 이러한 부분적인 것보다 광범위하고 복잡한 반응을 의미한다. 본능 행동을 ‘반사의 연쇄(chained reflexes)’라고 한 견해도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밖의 특성도 발견되었다. 눈꺼풀의 작용이나 타액분비와 같은 반사는 비교적 국부적인 반응으로서 일정한 자극 강도에 의존하고 있음에 대하여, 본능 행동은 전체적 반응으로서 환경의 변화, 사물의 특성에 의하여 생긴다.

쥐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것은 도주본능(逃走本能)에 의한 것이지만 이 공포 반응은 고양이의 특정 부분에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의 전신(全身), 앞발, 뒷발, 울음소리, 발소리 뿐만 아니라 실물이 아닌 그림자에서까지 일어난다. 주성은 전신 반응이라는 점에서 본능과 비슷하지만, 나방이 불빛 쪽으로 모여들거나, 바퀴벌레가 불빛을 피하는 것과 같은 주성은 신경계(神經系)가 분화되지 못한 하등동물의 행동양식이며, 본능은 신경계가 발달한 고등동물에도 나타난다. 또 반사나 주성은 환경자극에 대한 비교적 고정된 반응이지만, 본능은 생활체의 내적 조건에 강하게 지배되어 그 종(種)에 특유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하나하나의 반응은 가소성(可塑性)을 지니고 있다. 본능은 경험으로 습득할 수 없는 능력으로서 학습과 대립하여 논의되지만 실제 행동에서 본능과 학습을 구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동물의 발전단계가 고등화됨에 따라서 성숙(成熟)에서 오는 본능행동과 학습에서 오는 행동은 구별하기 어렵다.

꿀벌이나 비둘기가 먼 곳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귀소본능(歸巢本能)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행동도 여러 번 횟수를 거듭하여 촉진된다는 것이 알려졌다. 본능은 정동적(情動的)이라는 점에서 지성이나 지능과 대립하는 말로 보는 일이 있다. W.맥두걸은 본능을 분류하면서 거부본능―혐오, 투쟁본능―분노 등 각각 대응하는 정동개념(情動槪念)을 인정하였다. 프로이트도 본능을 생물학적 에너지라고 생각하여, 생물이 무기상태(無機狀態)로 돌아가려는 죽음의 본능과 유기상태(有機狀態)를 회복하는 삶의 본능을 구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