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한문혼용체

국한문혼용체

[ 國漢文混用體 ]

요약 한글과 한자(또는 한문)를 섞어서 쓴 문체.

훈민정음이 창제되면서 《석보상절(釋譜詳節)》 《훈민정음언해》 등의 문헌에서 언해문(諺解文:한문을 훈민정음으로 번역한 문장)에 한자어를 한자로 기록하기 시작함으로써 이 문체가 생겨났다. 개화기 때에는 한문을 대종으로 하고 토(吐)를 단 정도로 한글을 아주 조금 섞어 쓴 문체를 가리키기도 하였으나, 현대적 의미에서는 한글을 대종으로 하고 한자를 섞어 쓴 문체를 말한다.

개화기 이후의 국한문혼용체는 그 표기 양상과 성격에 따라 몇 가지로 더 나누어지는데, 첫째, 한글을 위주로 하되 한자를 섞어 쓰고 한글로 음을 달지 않은 국한문혼용체, 둘째, 한글을 위주로 하되 한자를 섞어 쓰고 괄호 안에 한글로 음을 단 국한문혼용체, 셋째, 한자를 위주로 하고 한글을 섞어 쓰되 한자에 음을 달지 않은 국한문혼용체, 넷째, 한자나 한문을 위주로 하고 한글을 섞어 쓰되 한자 위에 한글로 훈독(訓讀:우리말 어순으로 한자의 뜻을 풀어 읽음)하여 놓은 국한문혼용체 등이다. 앞의 둘은 현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문체이며, 뒤의 둘은 개화기 단계에서 주로 볼 수 있던 문체이다.

한글을 위주로 하면서 한글로 적힌 한자어에 대해 괄호를 하고 해당 한자를 넣는 방식도 국한문혼용체라고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한글전용체라고 파악하여야 한다. 괄호 안의 것은 협주(夾註:끼워 넣는 주)에 해당할 뿐이지 본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 간행된 《월인천강지곡》이 그러하거니와, 현대에서도 많이 보이는 이러한 문체는 그 기본정신이 한글전용에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국한문혼용체는 순한문체에서 한글전용체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문체로서 언문일치(言文一致)를 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온 것인데, 우리의 근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던 문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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