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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감성 사이. (Feat. 대학병원)

작성자 익명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7-26 09:30 댓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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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봄쯤 아버지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간병하기위해(고작 이틀?) 서울대학병원에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아버지야 말로 수술공포증(약사인데도...원래 의사를 못하셨던게 머리가아닌 이런부분도 상당히 작용함. 공군대위때 전투기 추락사고무의 부검을 약제장교도 의무장교와 함게 참관해야했는데 기절하셨다고 함...;;;사람은 이렇게 모순적이면서 정당합니다.?! 머리가 있어도 다 자기 깜냥대로 사는것이라는 점입니다.)으로 인해 미루다 미루다 한 경미한?수술이었습니다.(오히려 미루다미루다 꽤 커져서 의사들 애만 먹이고 본인도 더 아프게 된..;;)

수술전날은 2인실에 머물게 되는데 옆 사람은 나와비슷하거나 나보다 살짝 어린듯한 사람이었습니다.(30대후반 40대초)

아이둘이 딸린 가장이고 와이프도 점잖고 그 사람도 차분했습니다. (마른건 아닌데 키와 체구가 살짝 작은 스타일이었음. )

일부러 알게 된건 아니지만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준비중이었습니다.

나름 깜짝?놀랐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조용히 옆에서 아버지와 지냈습니다.

그 친구는 아이와도 전화통화를 멀쩡히 하고 와이프와도 덤덤히 대화했습니다. (와이프도 바쁜지 잠깐 들렸습니다.)

의외였던 부분은 부모님이나 형제나 친구들의 방문이 없었다는 점?(지금생각해보니 코로나기간이었네요. 보호자 한명만 가능했던?!)

저녁에 결국 깊은 서러운 울음을 참듯 내뱉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그것을 통해 이런 가벼운 수술에도 벌벌떨고 오래기간 치료를 미뤄 여러가지 불편함을 초래한 아버지의 못난점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와 (우리가족은 서로 혼내킴...)

진짜 초면에 어떤 위로도 전하기 실례되고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는 무기력함을 함께 느끼며 완쾌의 기운을 마음으로 전할뿐이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반나절 정도 함께 한후 수술실로 가 수수을 마치고 1인병실에서 오래간만에 불침번스듯 아버지 소변을 받고 치우면서 지냈습니다. 너무 보람?있었습니다. 평생 불효자가 그래도 하루정도 이렇게 아버지와 지내며 아버지 병간호를 해줄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밤에 한두시간 사이에 다시깨서 소변주머니를 체크하는건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거기에 피가 섞여 나오는게 조금씩 줄어드는걸 체크하는 신경쓰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컸죠. ㅎ;;

문득 어제 쉽게 잊혀진 그 친구의 안부?생각이 들면서 한해 교통사망자와 한해 사망자의 총수를 통계기사로 찾아보았습니다.

교통사고로 한해 사망하는 사람이 평균2000명대. (놀라운건 10여년이전 최대사망자 1만3천명대...) 부상자도 그쯤?..

그리고 한해 총 사망자수가 35만명에 육박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전에 누이와 제가 싱가포르에 다녀와서 치안과 안전에 대해 극찬하던 누이를 보고 싱가포르 살인사건통계를 찾아보니 도끼살인(중화권문화적)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교통사고도 굉장히 크리티컬한 사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아닥~하게 했죠..;;

사람은 어디에 살든조심하고 나쁜로일일과 환경과 사람에 휘말리지 말아야한다는 정설일 뿐이었습니다.

여튼 그렇습니다. 한해 35만명이 사라집니다.

그냥 35만은 정말 깜짝 놀랄정도의 큰 숫자이지만 5000만중에 35만은 생각보다 로테이션?을 생각해보면 충당가능한 숫자이기도 합니다.

출생을 걱정하고 권하고 권장하는건 오히려 사라짐음 메꾸는 목적이기도 합니다.(탄생의 축복은 덤..)

기득권과 기업이 사람을 숫자로 볼만 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사건 사고죽 죽은 사람들에 생각보다 정부나 기업조차 외면하거나 별거 아닌일로 치부하려고 하는지 앞뒤가 맞는 이론입니다.

그리고 정작 개인도 투자나 성공의 그 노력과 희생의 질량보다 돈의 총량의 숫자로만 보듯이..

그리고 자신은 대량의 숫자가 아닌 오히려 극한 단 하나의 주관적 갬성으로 느끼죠...;;(객관화조차 주관적 객관화일 확률이 높음.)

웃픕니다...

드디어 중년에 건강한 객관화가 되었습니다..

유튜브만 봐도 이렇게 다양하게 극적인 사연들이 있는지 놀랍습니다.. 인간사라는게..

그동안 내가 어렵게 살지 않은 기본 디폴트값이 있었기에 무관심함으로 보낸 세월이었을뿐..

그렇다고 내 옆집이 파산에 나앉아도 내가 해줄 무언가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 오히려 겸손함과 조심스러움과 이유모를 이상한 죄책감마저 들수 있는데..

반대로 신기한건 나이들어도 철들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어찌보면 운이 억쎄게 좋은지도? ㅎ;;)

아니면 저 숫자의 함정에 먹히고 빠진 사람들일수도 있습니다.(완전 동물의 세계로 진입하게됨.)

그리고 나름 중용적인 생각을 갖고 사는 저에게도 이제 인생은 생각보다 팔자?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오히려 무기력함이 아닌 (젊을땐 무기력한 의미) 받아들임과 감사함에 대한 초연함의 관조자세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분명 노력과 의지가 바탕이 되긴 하지만 그것에 비해 너무 다행히 잘되고 다양한 경험을 끝끝내 겪게되고 이겨내게 되는 것을 보니 참 운이좋다?! 운명이다?! 팔자다?!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그 이상은 되질 않거나 될일이 없거나 불가능함도 느끼기에)

그래서 반대로 운이 좋든 나쁘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때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두가지로 나뉩니다. 체념하듯 받아들일지 감사하며 받아들이고 겸손하되 나름의 1%의 더 나은 건강한 기대와 포부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헐… 태세전환과 함께 감정에서 논리로 지적이 변하는걸 어찌 해석해야할지… 심리분석은 기가맥히죠?!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역시 런~하는 사람들 이렇게 대해줘야 함. 실행력~사회생활에서도 화내지 말고 바로바로 대놓고 면전에 조곤조곤 얘기해줘야합니다.~ ^^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이런경우 본인이 사는 삶의 철학이 숫자의 세계와 극히 주관적인 개인적 갬성에서 지내는 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타인에 대해 생각보다 안중에 없는)그런경우 이런 광범위한 삶의 철학에 연산처리 거부반응으로 질식하게 됨…(장황함을 느낄만함…) 결정적으로 나열한 글안에서 자신이 치명적으로 찔리는 부분이 있음…인간중에 불편해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다른 약점을 잡는 식으로 희석하려함…;; 닝겐이란…결국 모순과 역설적인 동물이라는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