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리 접시

페트리 접시

[ Petri plate ]

페트리 접시는 생물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 자주 사용되는 둥근 접시로 접시를 덮을 수 있는 뚜껑과 함께 한 쌍으로 구성된 실험 기구이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생물을 보관하거나, 키우면서 관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특히 미생물학 실험에 자주 사용된다.  

플라스틱 페트리 접시(좌)와 유리 페트리 접시(우) (출처: 이선우/동아대학교)

목차

발명 과정

페트리 접시는 1887년 처음 이를 고안한 독일의 미생물학자인 율리우스 리하르트 페트리(Julius Richard Petri)의 성을 따라 그 이름이 붙여졌다. 페트리는 미생물학자로 로버트 코흐(Robert Koch)의 실험실에 조수로 근무하면서 미생물을 배양할 목적으로 페트리 접시를 고안하게 되었다. 로버트 코흐는 고체 배양배지세균을 최초로 배양하였는데 처음에는 감자의 절편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곰팡이의 잦은 오염으로 감자절편 대신 젤라틴이나 한천을 이용한 고체배지를 종모양의 유리그릇에 만들어 사용하였다. 이때 코흐의 연구실에서 코흐가 세균을 배양할 때 페트리는 뚜껑이 있는 유리상자를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인 평판배지 제조법을 간단한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이 유리상자는 페트리 접시의 기원이 되며 아주 유용하게 사용이 되었다. 이후 한 쌍의 투명한 유리접시로 개발되어 미생물 실험실에서 널리 사용하게 되므로 최초 고안자인 페트리의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재질과 규격

페트리 접시가 처음 고안된 이후로 오랜 기간 둥근 접시 형태의 유리로 만든 것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최근에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 페트리 접시가 실험실에서 더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페트리 접시는 크기가 다양하다. 대개 둥근 유리접시의 경우 지름이 100 mm이고 높이가 18 mm의 것이 흔히 사용되었는데 최근에 널리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페트리 접시는 이보다 작은 지름 90 mm에 높이가 15 mm인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페트리 접시의 경우에는 사용 목적이나 배양하여 관찰하려는 생물의 대상에 따라서 지름 35 mm에 높이 10 mm인 소형인 페트리 접시부터 지름 150 mm에 높이 25 mm에 이르는 것까지 그 규격이 다양하다. 목적에 따라서는 가운데 경계로 나뉘어져 있는 유형으로부터 사각형의 페트리 접시까지 그 형태가 다양한 페트리 접시가 상업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용도

페트리 접시는 일반적으로 미생물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데 주로 평판고체배지를 만들어 세균, 균류 등을 배양하여 관찰하고 후속연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페트리 접시에서 미생물을 배양하면서 미생물 균체가 형성하는 집락(colony)의 다양한 형태와 색상으로 미생물들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흔하게는 배지에 형성되는 집락을 계수하여 미생물의 밀도를 평가하거나 미생물의 화학물질에 대한 반응, 미생물 간의 길항작용을 평가하기 위해 페트리 접시는 반드시 필요한 실험기구이다. 또한, 페트리 접시는 동물의 세포배양이나 식물의 조직배양, 식물 캘러스 배양, 식물 씨앗의 발아 실험에도 흔하게 사용된다. 드물게는 식물의 씨앗이나 조직을 보관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생물학 실험 외에 재료 보존의 목적으로 화학약품이나 분말, 입자형 재료, 정밀한 기계부품을 보관하는데 사용하기도 하는 등 그 용도가 매우 넓다. 세균이나 균류와 같은 미생물을 배양하는 경우 페트리 접시의 뚜껑을 덮으면 공기 중에 있는 미생물의 오염을 방지하며 평판고체배지의 표면에 형성된 미생물은 페트리 접시 내부의 무균 공기와 접촉하며 집락을 형성한다. 미생물을 배양할 때 페트리 접시를 흔히 뒤집어서 뚜껑이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하여 뚜껑에 습기가 과도하게 형성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페트리 접시에서 배양한 미생물 집락의 사진 (출처: GettyImages-109726331)

사용 방법

페트리 접시에 생물체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무균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페트리 접시에 미생물 배양을 위한 평판배지를 제조하기에 앞서 접시를 완전 멸균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열에 강한 유리 페트리 접시는 건열멸균기(dry oven)를 이용하여 멸균한다. 깨끗하게 세정된 유리 페트리 접시는 공기중에서 건조하고 160~180°C의 고온에서 1~2시간 건열처리하여 접시의 표면에 있는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한 후 상온까지 식혀서 사용한다. 흔히 고체배지는 미생물을 배양하기 위한 영양분과 한천(agar)를 증류수에 현탁한 후 고압 멸균솥(오토클레이브, autoclave)를 이용해 121°C에서 15분간 멸균한다. 멸균된 고체배지는 고온에서 액체 상태인데 한천이 고형화되지 않도록 40~55°C까지 식힌 후 무균시험대(clean bench)에서 각 멸균된 페트리 접시 한 개당 20~25 ml이 되도록 분주한다. 분주된 고체평판배지는 한천이 완전히 굳을 때까지 무균시험대에서 식힌 후 접시의 뚜껑을 덮어 상온 또는 4°C에 보관하며 각종 생물을 배양하는데 사용한다. 페트리 접시가 유리재질이 아닌 플라스틱 재질인 경우는 대개 상업적으로 제조되는 데 플라스틱은 열에 민감하므로 산화에틸렌(ethylene oxide) 가스를 처리하여 표면을 멸균한 제품으로 판매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플라스틱 페트리 접시는 별도의 멸균처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접시이다. 사용이 끝난 페트리 접시들은 고압멸균솥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멸균 폐기하고 유리재질의 것은 세척하여 재사용하며 플라스틱 재질의 것은 멸균후 변형되므로 폐기한다.

관련용어

로버트 코흐, 미생물, 배양배지, 세균, 한천, 집락, 멸균, 고압멸균솥(autoclave), 무균시험대

집필

이선우/동아대학교

감수

나도균/중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