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

한천은 일명 우무라고도 하고, 일반적으로 홍조류의 일종인 우뭇가사리를 재료로 만들며, 강한 가역성 겔(gel)을 형성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식품, 공업, 의약 및 미생물 연구 등의 분야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아가로오스는 한천을 연구/실험용으로 정제한 것으로 아가로오스 겔 전기영동에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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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은 젤라틴과 비슷한 물리적인 성질을 가진 투명한 물체이다. 물에 녹여서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공업용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천의 물성은 응고성(凝固性)ㆍ점탄성(粘彈性)ㆍ보수성(保水性) 등이며, 이처럼 상반된 두가지 물성(응고성과 점탄성)을 조절하여 안정제, 증량제, 형성제, 농후제, 건조방지제, 물성유지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보수성은 한천을 보관하기 쉽게 해주므로 일반 가정에서 식용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한천은 해조류의 종류, 서식환경 및 제조방법에 따라 화학적 특성이 달라지지만, 크게 아가로오스(agarose)와 아가로펙틴(agaropectin)의 2가지 다당류가 7: 3의 비율로 혼합되어 있다. 중성 다당류인 아가로오스는 겔(gel)화하려는 특성이 강해 강도를 높이는 성질을, 산성다당류인 아가로펙틴은 겔성이 약한 대신 점탄성을 향상시키는 성질을 각각 갖고 있다. 성분은 수분 13∼24%, 당질 85∼70%, 조단백질 1.5∼3.0%, 에테르(ether) 추출물 0.2~0.3%, 조섬유 0.5∼0.8%, 회분 1∼3%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조된 제품은 자기무게의 20배 가량 되는 물을 흡수한다. 

한천은 식품산업에서 젤리·푸딩·양갱 등의 겔화제, 아이스크림·요구르트·샐러드드레싱 등 유제품이나 청량음료의 안정제, 생선 통조림 등과 같이 통조림 내의 변색방지제 및 커피나 맥주, 주스, 청주 등의 청징제(fining agent)로 사용된다.

한천은 겔 강도가 크고 투명한데다 부드럽고 안정성이 높아 병원성, 비병원성, 곰팡이 등과 같이 다양한 미생물 배양용 배지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농도는 주로 1∼2%를 사용한다. 한천은 미생물 배지와 동일하게 식물, 야채, 과일 등의 식물 조직 배양에 많이 쓰인다.

한천의 주성분(약 70%)으로 1,3위치에 결합하는 β-D-갈락토피라노오스잔기와 1,4위치에 결합하는 3,6-안히드로-α-L-갈락토피라노오스 잔기로 이루어지는 곧은 사슬 모양의 다당류로서, 한천 수용액에 암모늄염을 첨가하여 아가로펙틴을 침전, 제거하면 얻을 수 있다. 따뜻한 물에 용해되며, 약 1% 이상의 용액은 식히면 겔상태가 된다. 이 겔은 그물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어서 고분자물질도 자유롭게 확산되기 때문에, 전기영동의 지지체나 겔 여과용 충전제 등 생화학연구용 시약으로서 이용된다. 아가란(agaran)이라고도 한다.

한천을 구성하는 다당류의 한 성분(약 30%)으로 갈락토오스잔기와 3, 6-안히드로-α-L-갈락토오스잔기가 각각 같은 비율로 이루어지며, 여기에 황산기(3~10%), D-글루쿠론산잔기 및 소량의 피루브산잔기가 결합되어 있다. 

그림 1. 아가로오스(agarose)와 아가로펙틴(agaropectin)의 분자 구조 ()

D-갈락토오스잔기로 구성되는 다당의 총칭으로 식물, 해조, 미생물에 널리 분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른 당과 결합한 헤테로-다당으로서 존재한다. 홍조류(우뭇가사리)에 포함되어 있는 갈락탄을 카라게난이라고도 한다. κ-카라게난은 KCl용액에서는 침전하는데, C-4에 황산기가 붙은 β1→3 결합의 D-갈락토오스잔기와 α1-4 결합의 3,6-안히드로갈락토오스잔기가 교대로 연결된 것이다. λ-카라게난은 KCl 용액에는 녹지만, κ-카라게난보다 황산기가 많고 치환위치도 다르다.

그림 2. 갈락탄(galactan)의 분자 구조 (그림: 이한주/서울대)

겔 전기영동법(gel electrophoresis)의 하나로서 정제된 아가로오스 겔(gel)을 지지체로 사용하여 직류 전압을 걸어 시료의 크기와 하전양의 차이로 분리한다. 핵산 특히 DNA 분자나 제한효소 처리로 생성된 단편의 분리에 사용되고 있다. 보통 0.5~2.0% 농도의 아가로오스를 사용한다. 이 겔(gel)을 유리관 안에 만든 디스크(disc, capillary)식과 수직 혹은 수평의 겔판(gel plate)을 이용하는 평판식이 있다. DNA는 -(음)로 하전되므로 ＋(양)전극으로 이동하며 분자의 크기에 따라 작을수록 빨리 이동한다. 이동속도는 DNA 분자의 형상에 따라서도 다르다. DNA의 위치는 용액으로 염색하여 확인하며, 자외선을 조사하면 붉은색 또는 오렌지색의 띠 모양으로 검출된다. 장치의 간편성 때문에 플라스미드의 검출, DNA의 제한효소 처리와 조합하여 DNA 단편의 분자량결정, 특정 DNA 단편의 분리 등 핵산 연구법에 일상적으로 이용된다. 취급이 쉽고 다른 특성이 있는 막에 전사할 수 있으며 그물눈의 체효과를 이용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서 생체고분자의 분리, 분석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가 되었다.

그림 3. 아가로오스 겔 전기영동(agarose gel electrophoresis) ()

나종욱/민족사관고등학교

석영재/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