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영동

전기영동

[ Electrophoresis ]

전기영동이란 전기장 내에서 용액 속의 하전된 물질들이 반대 전하의 전극을 향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하전된 물질의 전하량, 크기, 모양, 용액의 pH, 지지체의 종류 등에 따라 이동하는 속도는 달라진다. 생물학에서 전기영동은 DNA, RNA 및 단백질과 같은 생체고분자물질을 분석, 분리 및 정제하는데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전기영동 (출처: 김동욱/상지대학교)

목차

이론적 배경

전기영동이란 전기장 내에서 용액 속의 하전된 물질들이 반대 전하의 전극을 향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하전된 물질은 펩타이드, DNA, RNA, 단백질 등 수용액에서 + 또는 – 전하를 가지는 물질이다. 수용액 속에서 펩타이드, DNA, RNA 및 단백질과 같은 시료는 확산되기 때문에 지지체로 멤브레인(membrane)이나 겔(gel)을 사용하여 지지체 사이로 하전된 시료가 이동하도록 한다. 지지체로는 보통 그물 모양의 구조를 갖는 아가로스겔(agarose gel)이나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polyacrylamide gel)을 사용한다. 이러한 지지체 내에서 작은 물질은 빠르게, 큰 물질은 느리게 이동하므로 분자량에 따라 시료를 분리할 수 있다. 또한 시료의 이동거리와 분자량은 거의 반비례하므로 전기영동을 이용하여 분자량을 결정할 수 있다.

전기영동의 종류

띠 전기영동(Zone electrophoresis)

띠 전기영동(Zone electrophoresis)이란 적은 양의 시료를 지지체에 실은 후 전류를 통하여 주면 시료 성분이 점 또는 띠를 이루면서 이동하는 전기영동이다. 거름종이, 아세트산셀룰로오스, 녹말, 아가로스겔,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 등이 지지체로 사용된다.

아가로스겔(Agarose gel)

주로 DNA, RNA 단편을 분리하는데 사용된다. 보통 아가로스겔은 DNA 단편을 50 bp에서 30 kb까지 분리하는데 사용된다. 아가로스겔은 해상도는 낮으나 사용이 간편하고 다루기 쉬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의 전기영동이다. 아가로스는 한천(agar)에서 정제한 물질로 이 한천의 주요 구성성분은 아가로스(agarose)와 아가로펙틴(agaropectin)이며 약 7: 3비율로 함유하고 있다. 아가로스는 주로 3,6-안하이드로-L-갈락토오스(3,6-anhydro-L-galactose)와 D-갈락토스(D-galactose)가 연속적으로 결합된 직선형의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고형 아가로스는 물에 잘 녹지 않으나 온도가 올라가면 분자간의 수소결합이 끊어져서 녹게 되고, 온도가 다시 낮아지면 겔 형태가 되며, 겔이 굳는 동안 아가로스는 지지체 형태가 된다. DNA 단편의 크기, 아가로소의 농도, DNA의 형태, 전압, 완충용액의 조성 등이 아가로스겔에서 DNA 단편의 이동속도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큰 분자는 작은 분자보다 겔의 구멍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크기가 큰 분자는 더 천천히 이동하게 된다. DNA 단편은 아가로스의 농도에 따라 다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분리하고자 하는 DNA 단편의 크기에 따라 아가로스의 농도를 다르게 사용하기도 한다. 같은 분자량의 DNA라도 DNA의 형태에 따라 아가로스겔에서 다른 속도로 이동한다. 일반적으로 초나선형 DNA (supercoiled DNA)가 가장 빨리 이동하고, 선형 DNA(linear DNA), 열린 원형 DNA(open circular DNA)의 순으로 이동한다. 또한 전압이 높아질수록 DNA 단편은 빠르게 이동한다. 이외에도 전기영동 완충용액의 이온강도나 조성은 DNA 단편의 이동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동강도가 낮을 경우 DNA의 이동속도가 느리며, 이온강도가 높을 경우 열이 발생해서 겔이 녹거나 DNA의 구조가 변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TAE, TBE 완충용액을 사용한다.

아가로스의 구조 (출처: )

표. 아가로스 농도에 따른 DNA 단편의 분리범위
아가로스 농도(w/v) DNA 분리범위
0.5% 1 kb - 30 kb
0.7% 800 bp - 12 kb
1.0% 500 bp - 10 kb
1.2% 400 bp - 7 kb
1.5% 200 bp - 3 kb
2.0% 50 bp - 2 kb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Polyacrylamide gel)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는 단량체로 과황산암모늄(ammonium persulfate), TEMED (N,N,N’,N’-tetramethylethylenediamine)와 반응시 연쇄반응을 일으켜서 긴 사슬로 중합체화된다. 이때 이중기능작용제(bifunctional agent)로 N,N’-메틸렌비스아크릴아미드(N,N’-methylenbisacrylamide) 첨가시 긴 사슬에 상호결합이 일어나 겔 형태로 굳게 된다.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은 아가로스겔에 비해 촘촘한 다공성 물질로 분자량이 작고 크기 차이가 작은 물질을 분리할 수 있어 아가로스겔보다 해상능이 높다. 아크릴아마이드의 농도에 따라 분리할 수 있는 DNA 단편의 범위도 달라지는데 1개의 염기쌍 차이까지도 구별할 수 있다. 또한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은 아가로스겔보다 많은 양의 시료를 다룰 수 있으며 겔로부터 DNA의 회수가 쉽다.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은 DNA나 RNA보다 크기가 작은 단백질의 분리 및 순도 검정, 단백질의 분자량 측정 등에 사용된다.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에서 단백질의 이동은 단백질의 전하 및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다른 분자량을 갖는 단백질이라도 비슷한 전하를 나타내는 경우 겔 상에서 비슷한 속도로 움직여 분리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음이온성 계면활성제인 SDS (sodium dodecyl sulfate)를 사용하게 되면 단백질에 SDS가 결합하여 단백질은 고유의 전하를 잃어버리고 일시적으로 (–)전하를 나타나게 되어 모든 단백질은 양극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분자량에 의해서만 단백질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SDS를 사용하는 것은 SDS-폴리아크릴아마이드 겔 전기영동(SDS-PAGE)이라고 한다.

아크릴아마이드겔의 구조 (출처: )

등속 전기영동(Isotachophoresis, ITP)

등속 전기영동은 다른 전기영동과 달리 전해질 내에 대류성 전류를 제거하기 위한 지지물질이 없으며 모세관 내에서 분리가 일어난다. 또한 등속 전기영동은 선도 전해액(leading electrolyte, LE)과 마감 전해액(terminating electrolyte, TE)의 두 가지 전해질 시스템을 가진다.

등전점 전기영동(Isoelectric focusing, IEF)

단백질 전기영동 방법 중 가장 최근에 발전한 방법으로 단백질을 분리 및 정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 전기영동은 단백질의 크기 및 일정 pH에서의 전체 전하에 의해 결정되는 이동속도에 따라 단백질을 분리하게 된다. 등전점 전기영동은 단백질의 알짜 전하가 "0"이 되는 pH인 등전점(isoelectric point, pI)을 이용하여 단백질을 분리한다. 단백질의 pH차가 존재하는 겔 상에서는 전체 전하가 "0"이 되는 위치까지는 음극이나 양극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단백질의 알짜전하가 "0"이 되는 지점에서는 더이상 전하를 갖기 않게 되므로 전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움직이지 않게 된다.

2D 전기영동(Two-dimensional electrophoresis)

2D 전기영동은 단백질을 분리하기 위해 단백질을 2차원(XY 방향)으로 전개하는 것으로 2회 전기영동을 한다. X축 방향으로 전개하는 1차원 전기영동은 시료의 등전점 차이에 의해 분리하는 등전점 전기영동에 의해 분리하고, Y축 방향으로 전개하는 2차원 전기영동은 각 시료의 분자량에 따라 분리함으로써 1차원 전기영동보다 뛰어난 분리능을 보인다. 주로 단백질체 분석, 순도 정제도 확인, 발현 단백질의 비교, 분리 및 동정 등에 사용된다.

2D 전기영동 (제작: 김동욱/상지대학교)

관련링크

생체고분자, 단백질체, DNA, 한천(agar)

집필

김동욱/상지대학교

감수

최경희/원광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