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

멸균

[ sterilization , 滅菌 ]

멸균(sterilization)이란 대상으로 하는 물체의 표면과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곰팡이, 세균바이러스, 및 원생동물 등의 영양세포 및 포자를 사멸 또는 제거시켜 무균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멸균방법은 물리적, 화학적 및 기계적 방법이 있으며, 멸균 대상 물체나 그 조성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멸균방법을 선택하여 실시할 수 있다.

미생물 생장 제어 방법의 분류. 크게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 제어 방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목차

멸균 방법

소각

소각 또는 화염 멸균(incineration)은 가장 간단하고 신속한 멸균법으로, 멸균시킬 물체를 직접 불꽃에 접촉시키거나 연소시켜 물체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스버너, 알코올램프 등을 사용하며 금속기구, 유리기구, 백금이(loop), 핀셋 등을 멸균할 때 사용한다. 백금이는 화염에 비스듬히 세워서 백금선(또는 니크롬선)이 빨갛게 달구어질 때까지 한다. 화염에 약한 물질에는 사용할 수 없다.

알코올램프를 이용한 백금선의 화염멸균 방법 (출처: 중앙대/이상준)

건열

높은 온도의 건열(dry heat)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유리기구(피펫, 플라스크, 시험관 등)나 금속기구와 같이 열에 안정한 기구의 멸균을 위하여 사용한다. 건열멸균은 건열멸균기(drying oven)의 밀폐된 내부 공간을 160~180℃로 올린 후 2 시간 동안 처리하여 미생물을 산화 또는 탄화시켜 미생물 및 내생포자(endospore)를 완전히 멸균하는 방법이다. 건열멸균은 습열 방식에 비해 멸균 속도가 느리고 효율이 떨어지며, 열에 약한 플라스틱이나 고무제품 또는 배지 성분은 대상물의 변성이 이루어져 사용할 수 없다.

습열

습열(moist heat)은 고온의 물 또는 수증기를 이용하여 효소 및 구조단백질 등의 필수 단백질의 변성을 유발하고, 핵산을 분해하며 세포막을 파괴하여 미생물을 사멸시킨다.

자비멸균(boiling)

100℃에서 30분간 끓이는 방법으로 영양세포는 사멸되지만 내생포자나 일부 바이러스는 사멸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독은 가능하나 멸균을 시킬 수는 없다. 1~2 %의 탄산나트륨을 물에 첨가하면 살균력이 높아지고 금속의 부식을 방지할 수 있다. 간헐멸균(intermittent sterilization 또는 tyndalization)은 한번 끓인 후 식혀서 잔존 내생포자의 상당수가 발아해서 영양세포가 되게 하고 다음 날 다시 끓여서 이를 사멸시키고 다시 남은 내생포자가 발아하게 만든 후 다음 날 다시 끓여서 완전히 멸균시키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전통 간장을 만들 대 이 방법을 이용한다.

저온살균(pasteurization)

파스퇴르에 의해 고안된 미생물 제어 방법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파스퇴르 살균법이라고도 하며 멸균은 일어나지 않는다. 고온에서 품질의 변화가 일어나는 와인, 맥주, 우유와 같은 음료와 식품의 미생물을 제거하는데 사용하는데, 63~65℃에서 30분간 유지하여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병원성 세균을 죽이거나 불활성화 시키는 방법이다. 결핵균, 살모넬라균, 소 유산균 등의 감염방지 및 영양가와 맛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식품의 살균에 사용되며 주류의 부패 방지에도 이용된다. 대량의 우유를 멸균하기 위해서는 순간 저온 살균법(flash pasteurization; high temperature short time, HTST)로 71℃에서 15 초간 처리한다. 초고온 순간 살균법(ultra-high temperature pasteurization)은 130~150℃에서 1~2 초간 실시한다.

고압증기멸균(autoclaving)

고압증기멸균기(autoclave)를 이용하여 121℃와 1.12 kgf/cm2 [15 pound/inch2 (psi), 1.1 BAR]의 고압증기로 15~20분간 또는 134℃와 2.14 kgf/cm2 (30 psi, 2.1 BAR)에서 7분간 멸균하는 방법이다. 각종 배지, 의류, 실험기구 등의 멸균에 사용한다. 영양세포, 바이러스 및 내생포자까지 멸균 가능하며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고온에서 변성 또는 파괴되는 물질의 멸균에는 사용할 수 없다. 고압증기멸균기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본래 1기압에서 물의 끓는점은 100℃ 이지만, 밀폐된 용기 내에서 수온을 높이면 발생된 수증기로 인하여 밀폐된 용기 내부의 기압이 높아지고 비등점 상승으로 인하여 100℃ 보다 높은 121℃에서 물이 끓게 제어하여 이 상태에서 15~20분을 유지시킨다. 장치 내부에서 물을 끓이는 대신 아래의 그림처럼 별도의 장치에서 고압의 수증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 만일 멸균하고자 하는 물체의 부피가 크면 내부로의 열 전달 때문에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 121℃에서 멸균을 진행하는 이유는 100℃에서도 사멸되지 않는 내생포자까지 사멸하기 위함이다. 고압증기멸균기를 사용할 때는 기기 내부에 증류수를 채워서 열선과 온도센서가 잠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수증기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잘 밀폐해야 한다. 고압증기멸균기를 이용한 멸균 상태의 확인은 멸균 과정의 온도와 압력변화를 확인하거나, 포자를 형성하는 Geobacillus stearothermophillus 와 같은 세균을 대조군으로 사용하는 방법, 멸균 전후의 색상변화를 확인하는 멸균테이프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Autoclave 내부 구조 모식도 및 사진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상압증기멸균

100℃ 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되는 물질을 멸균할 때, 100℃의 증기로 멸균한다. 특히, 하루에 30~60 분간 한번씩 3일간 간헐적으로 실시하여 멸균하는 방법을 간헐증기멸균법이라 한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불편하여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방사선

방사선(Radiation)은 에너지가 높아 불안한 물질이 안정된 상태를 찾기 위해 방출하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이온화(또는 전리, ionizing)와 비이온화(nonionizing) 방사선을 적당한 강도와 조사 시간에 따라 미생물의 생장을 제어할 수 있다. 이온화 방사선에는 X-선, 감마선 등이 포함되는데, 분자들과 충돌하여 전자(e-), hydroxyl radical(OH•) 등의 이온이나 다른 활성 분자를 생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기 방사선이다. 이온화 방사선에 의해 생성된 활성 분자들은 DNA, 단백질 같은 생체 내 거대분자들을 분해하거나 변형시켜 세포들을 사멸시킨다. 비이온화 방법에는 자외선(UV) 조사가 포함되는데 미생물의 DNA에서 티민 이량체(thymine dimer)를 형성하여 복제와 전사를 방해한다.

자외선 조사

자외선으로 멸균하는 방법으로 내생포자에는 효과가 약하다. 가장 효과적인 파장은 260 ~ 280 nm 이며, 직접 조사되는 부분만 멸균되어 침투성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주로 밀폐된 공간이나 물체 표면의 멸균이나 살균에 이용한다. 하지만, 피부 투과력이 세기 때문에 자주 노출될 경우 피부발진, 수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X-ray 조사

물질에 대한 침투력은 매우 강하나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비경제적이고 발암작용 등이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Nutrions (중성자) 조사

멸균력은 강하나 고비용이고 취급이 위험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Cathod (음극선) 조사

식품 등 산업 제품의 표면에 부착된 미생물의 멸균에 이용된다. 침투력이 제한되어 이용도가 낮은 편이다.

가스

열에 의해 변성되는 물품, 실내 전체를 소독하는 등 큰 부피의 물체를 멸균하지만 침투성을 가진 물품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Formaldehyde (HCHO)

기체와 액체에도 강한 살균력이 있으며, 단백질 공존 시에도 효과적이고 금속 부식이 적지만 고온에서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강력한 환원제로 세포의 필수효소 또는 유기화합물을 불활성화시켜 멸균시키며, 22℃, 습도 70%에서 최고의 효과를 나타낸다.

Ethylene oxide (EO gas, C2H4O)

미생물을 제어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반응성이 매우 큰 alkylation(알킬화)제제로 DNA와 단백질의 주요 작용기와 반응하여 DNA 복제와 효소작용을 차단하여 멸균하며, 세포 단백질 등과 결합하여 미생물과 포자를 모두 사멸시킬 수 있다. 10.8℃ 이하에서는 액체이고,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기체가 되는 무색, 인화성 및 폭발성 물질로 불연성 가스와 1: 9로 혼합하여 사용한다. 습도 50%, 54℃, 450mg: 1㎡:5시간(가스 양:멸균부피:사용시간) 비율로 멸균 시 가장 효과적이다. EO 가스는 독성, 발암성이므로 처리 후 잔존 EO 가스 제거가 필요하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petri dish(배양접시), 플라스틱 기구 등과 병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주사기, 봉합사 등 열에 변성이 생길 수 있는 도구들은 주로 이 가스로 멸균을 수행한다. 포장 물질뿐 아니라 플라스틱 랩에도 빠른 속도로 투과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효과적인 멸균제이다. 완전한 포장일 때 약 6개월간의 멸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β-propiolactone (BPL, C3H4O3)

20℃에서 무색 투명한 액체이고, 그 이상에서 기체가 된다. 자극성이 있어 피부에 접촉했을 때에는 몇 분 이내에 수포를 형성한다. 25℃, 75~80%의 습도, 1.5mg/L 로 사용 시 가장 효과적이다. 액체상태로 세균 포자 멸균이 가능하며 건물, 가구, 냉장실 등의 멸균 소독에 이용 가능하다.

여과

고온, 화학물질, 방사선을 이용할 수 없는 배양액 등의 여러 액체나 공기를 여과재(filter)를 이용하여 기계적으로 미생물을 걸러내어 제거하는 멸균이다. 여과재의 재질은 cellulose acetate, cellulose nitrate, polycarbonate, polysulfone과 같은 내구성이 좋은 합성물질로 만들어진다. 이들의 재질에 작은 공극(pore)을 많이 형성시켜 사용하며, 보통 두께는 0.1 mm정도이고 공극의 크기는 목적에 따라 다양하다. 지름이 0.2 μm인 공극을 가진 여과막(membrane filter)을 사용하면 용액에서 대부분의 영양세포를 제거할 수 있지만, HEPA filter와 같이 바이러스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목적에 따라 여과막은 특수한 고정 장치로 고정되어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depth filter를 이용해 먼저 커다란 입자를 제거하여 여과막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진공장치 또는 주사기나 연동펌프(peristaltic pump), 질소 등의 기체 압력을 이용해 용액이 여과막을 통과하도록 하며 여과용액은 미리 멸균된 용기에 담아 회수한다.

여과막 이외에 규조토, 석면 등의 다공질 재료를 굳힌 것으로 만들어지는 세균여과기는 경우 형태에 따라 버크펠드(Berkefeld) 여과기는 규조토이며, 샹베를랑(Chamberland) 여과기는 카올린과 규사를 혼합한 도기 재료로, 자이츠(Seits) 여과기는 석면으로 채워진 여과기이다. 콜로디온막을 사용한 초여과법으로는 바이러스도 크기에 따라 여과할 수 있다.

활용

식품위생 분야

음식의 저장과 부패방지를 위해서 실시한다. 식품의 특성, 요구되는 보존성, 포장형태와 수량 등을 고려하여 살균 방법을 택해야 한다. 통조림은 1804년 프랑스인 니콜라 아페르(Nicolas Appert)가 처음 고안해냈으며 원료를 세척 및 가공하여 캔에 담아 밀봉하고 가압가열살균기에서 수증기 또는 뜨거운 물로 가압가열 살균을 실시한다. 또한 우유, 주스, 생수, 맥주 등은 저온살균법을 통해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의료 및 외과수술 분야

일반적으로 생명체에 사용하는 수술도구 및 의약품은 무균상태여야 한다. 따라서 의료 시설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의료 및 외과용 기구들은 증기 멸균을 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1950년 이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의료 기기와 기구가 증가하여 저온 살균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과산화수소, 과초산, 오존 및 에틸렌 산화물 등의 화학적인 방법이나 자외선, 마이크로파 등의 물리적인 방법으로 살균하였으며 근래에는 EO 멸균이 많이 사용된다.

생명공학 연구 분야

생명공학 연구분야는 생명체를 주 재료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생물과 같은 다른 생명체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실험기기 등을 멸균하여야 한다. 

관련용어

곰팡이, 세균바이러스, 내생포자(endospore), 결핵균, 살모넬라균, 유산균, 병원성부패, DNA 복제, 소독

집필

최윤이/고려대학교, 남인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송홍규/강원대학교

감수

이진규/이화여자대학교, 송홍규/강원대학교

참고문헌

  1. New generation autoclave. British Dental Journal 207, 335 (2009)

동의어

sterilization, Sterilization, 멸균(sterilization), 멸균법, 멸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