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단

성단

[ star cluster ]

성단은 한 성간구름에서 같은 시기에 태어나 화학조성과 나이가 거의 동일한 별들로 구성되어 있는 천체이다. 성단은 크게 구상성단(globular cluster, 그림 1 참조)과 산개성단(open cluster 혹은 galactic cluster, 그림 2 참조)으로 구분된다. 구상성단은 1만개에서 수백만개의 늙은 별들로 구성된 오래된 천체로서 별의 밀도가 높고 공모양을 이룬다. 구상성단은 우리은하 중심에 대해 헤일로까지 구대칭적으로 분포한다. 반면 산개성단은 빽빽한 구상성단에 비해 별들이 느슨하게 흩어져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산개성단은 젊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선팔 등 주로 은하면에 분포한다.

성단을 구성하는 별들의 나이와 화학적 조성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성단은 항성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에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성단의 역학적 진화를 연구하면 청색낙오성(blue straggler) 등 항성진화이론에서 설명하기 까다로운 천체도 설명할 수 있다. 성단까지의 거리는 주계열맞춤법(mainsequence fitting method), 통계적시차(statistical parallax) 이용법, 그리고 이동성단법(moving cluster method) 등으로 알 수 있다. 이렇게 측정된 성단까지의 거리는 좀 더 멀리 있는 천체까지의 거리 측정법을 세부적으로 조정하는데 활용된다. 성단 연구는 항성 진화 연구로 별들의 집단인 은하의 형성이론이나, 성단 안에 존재할 지 모르는 중간질량블랙홀 연구로 초대질량블랙홀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많기 때문에 성단 연구는 천문학에서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우리은하 구상성단 M80.(출처: )

그림 2. 2개의 산개성단으로 구성된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산개성단 각각은 NGC 869 and NGC 884이며, 종종 h Persei와 χ Persei로 불린다. ()

목차

종류

구상성단

구상성단은 항성종족 II(stellar population II)의 늙고 붉은 별로 구성되어 있다. 구상성단을 구성하는 별들은 질량이 작고, 대부분 다양한 거성열로 진화한 별로 관측된다(그림 3 참조). 지름이 대략 10광년에서 30광년 정도 되며 1만개에서 수백만개의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상성단은 우리은하의 팽대부(bulge)와 헤일로(halo)에 주로 분포한다. 샤플리(Harlow Shapley)는 이런 공간 분포를 이용하여 태양이 우리은하의 중심이 아님을 보였고 이로부터 우리은하의 크기를 구했다. 지금까지 우리은하에서 158개의 구상성단이 발견되었는데, 우리은하의 중심 너머 반대편에 아직 관측이 되지 않은 수 십개의 구상성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3. 우리은하에 있는 구상성단 NGC 6723의 색등급도. 항성진화의 주요 단계들과 변광성들을 표시하였다.(출처:이재우/한국천문학회)

산개성단

산개성단은 항성종족 I(stellar population I)의 젊고 푸른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름이 약 30광년 정도이며 약 수천에서 수만개 별들이 중력적으로 느슨하게 분포하고 있다. 우리은하에서는 약 1200개의 산개성단이 발견되었는데 주로 은하면에 분포하고 있다(그림 4 참조). 우리은하와 나이가 거의 같은 구상성단과 달리 산개성단의 나이는 수억년 정도이다. 산개성단은 불규칙은하에서는 발견되기도 하지만 타원은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림 4. 은하평면에 투영한 산개성단의 분포(출처: 성환경/한국천문학회)

중간형태

안드로메다은하에서 발견된 성단 M31WFS C1, M31WFS C2, M31WFS C3은 구상성단과 여러면에서 비슷한데 밀도가 훨씬 낮아 새로운 형태의 성단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중원소함량이 낮은 수십만개의 종족II별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성단의 크기가 수백 광년 정도이고 별들의 밀도가 우리은하 구상성단의 수백 분의 1 수준이다. 이들은 아마도 왜소구형은하(dwarf spheroidal galaxy)와 구상성단의 중간 규모의 천체로 추측된다.

또 다른 특이한 성단은 렌즈형은하(lenticular galaxy)에서만 발견되는 어두운 보풀 모양의 성단이다. 이들은 구상성단에 비해 크기가 크고 모은하 중심에 대해 고리모양으로 분포한다.

이동성군

산개성단의 구성원들은 중력적으로 해체된 후에도 서로 유사한 공간운동을 하게 된다. 이들을 이동성군(moving group 혹은 kinematic group)라고 한다. 궁수자리의 한 점을 향해 동일한 고유운동(proper motion)을 나타내는 큰곰자리 이동성군(Ursa Major Moving Group)이 대표적이다. 두베(Dubhe, α UMa)와 알카이드(Alkaid, η UMa), 두 별을 제외한 북두칠성을 이루는 별들도 이 이동성군에 속한다.

성협

성협(association)은 산개성단보다 느슨하게 묶여 있으며 수십개에서 수백개 정도의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역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다. 중력적으로 묶여 있지 않지만 우주 공간에서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젊은 별들의 집단인 성협은 분광형이 O나 B형인 별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 OB성협과 황소자리T형별(T Tauri)들로 구성된 T성협, 반사성운을 밝히는 별들로 구성된 R성협으로 구분된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OB성협은 전갈자리-센타우루스자리 성협으로 약 400광년 떨어져 있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T성협은 황소자리-마차부자리 T성협으로 약 456광년 떨어져 있다.

초성단

초성단(super star cluster)는 구상성단의 원형으로 생각되는 질량이 매우 크고 젊은 산개성단이다. 다른 젊은 성단에 비해 질량이 크고 밝기 때문에 초성단 혹은 폭발적별생성 성단(starburst cluster)이라고 불린다. 젊고 무거운 별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별이 만들어지고 있는 성단이라고 여겨진다. 우리은하의 베스테르룬드 1(Westerlund 1, Wd1)이나 NGC 3603이 가시광선으로 관측이 가능한 대표적인 초성단이다(그림 5 참조). 주변에 짙은 먼지가 두르고 있어 가시광선이 차단되지만 적외선, 전파 등으로 관측이 가능한 아치스(Arches)나 다섯쌍둥이성단(Quintuplet)도 우리은하 중심부 가까이 위치한 초성단이다. 다른 은하에서도 많이 발견되는데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 HST)은 M82에서 197개의 초성단을 발견하였다.

그림 5. 베스테르룬드 1. 중심부에 밀집되어 보이는 붉은색 별 집단이 베스테르룬드 1이다. 성간소광이 심해 심하게 붉게 보인다. Cerro Tololo Inter-American Observatory(CTIO) 4m 망원경을 이용하여 관측한후 B 필터, V 필터, I 필터 영상을 각각 청색, 녹색, 적색으로 하여 합성하였다.(출처: 성환경/천무영/한국천문학회)

천문학적 중요성

성단을 구성하는 별들은 지구로부터 동일한 거리에 위치하며 구성별들의 화학적 조성과 나이가 비슷하다. 구성별들의 차이는 주로 이들의 질량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별들을 서로 비교해보면 항성의 탄생과 진화를 연구하는데 유용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산개성단을 구성하는 별들의 리튬, 베릴륨의 양을 연구하여 항성 내부의 대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수송하는지, 별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과정은 어떤 조건에서 진행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구상성단에서는 청색낙오성(blue straggler), 저질량엑스선쌍성(Low-mass X-ray binary, LMXB)등 특이한 별들이 자주 발견된다. 밀도가 높은 구상성단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별 사이의 충돌을 포함한 역학적 상호 작용에 의해 이들 별들이 생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별들의 분포와 성질을 연구하면 구상성단의 역학적 진화를 검증할 수 있다.

가까운 산개성단의 경우 구성원들의 시차를 통계적으로 처리하여 정밀하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운동성단의 구성원들이 공간운동을 공유한다는 사실로부터 고유운동 자료와 간단한 삼각법을 이용하면 성단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히아데스성단(Hyades)까지의 거리도 이 방법을 적용하여 계산하여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측정된 가까운 성단의 거리를 근거로 더 먼 거리의 성단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우리은하의 구상성단 중 질량이 큰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omega Centauri, @@NAMATH_INLINE@@\omega@@NAMATH_INLINE@@ Cen)는 구상성단이라기 보다는 우리은하에 포획된 왜소은하의 핵이라는 주장도 있다. 은하의 병합이라든지,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supermassive blackhole, SMBH)과 모은하와의 관계 등 은하형성를 이해하는 데에서 구상성단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구상성단이 중간질량블랙홀(Intermediate mass blackhole)을 품고 있는지 여부는 초대질량블랙홀 생성을 이해하는 데에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큰부리새자리 47(47 Tucanae, NGC 104)나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의 경우 태양 질량의 수천배에 달하는 중간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이는 구상성단에서 중간질량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