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협

성협

[ Stellar Association ]

성협은 특정 항성 또는 그와 연관된 천체의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별생성 지역이다. 성협은 산개성단( 크기가 5 ~ 10 파섹 정도임)에 비해, 수십 ~ 수백 파섹 정도로 크며, 느슨하게 묶여 있다. 성협에는 O형별 또는 B형별들이 비교적 높은 밀도로 존재하는 OB 성협, 황소자리T형별들이 높은 밀도로 존재하는 T 성협, 그리고 반사성운(reflection nebula)을 거느리는 B형별이 많이 있는 R 성협이 있다. 성협의 이름은 별자리 이름의 약자와 성협 종류, 그리고 일련번호로 표시한다. 오리온자리에 있는 OB 성협 중 첫 번째로 알려진 성협이면 Ori OB1으로 표시한다.

1910년대 중반, 에딩턴(Arthurr Eddington)은 헬륨선이 있는 별의 공간분포를 조사하여, O형별들과 B형별들로 이루어진 느슨한 별의 집단이 있음을 알아내었다. 1947년 아르메니아 천문학자인 암바르추미안(Viktor Ambartsumian)은 성협(association)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는 성협이 매우 젊고, 중력적으로 속박되지 않으며, 팽창하고 있다고 제안하였다. 별의 분광분류 체계를 완성한 모간(William W. Morgan)은 1950년 초 O형별의 분포를 조사하여 우리은하나선팔 구조를 연구하였다. 그러나 성협은 산개성단에 비해 매우 크고, 사진은 감도에 한계가 있어, 많은 연구를 수행하지는 못하였다. 네덜란드 천문학자인 블라우(Adriaan Blaauw)는 1950년대부터 성협을 구성하는 별들의 역학적 연구로, 성협의 역학적 나이 등을 연구하였다.

최근에야 CCD 칩 배열 광섬유를 이용한 다천체 분광기의 등장, 가이아(Gaia) 측성위성의 자료출판에 따라 거대규모 별생성 영영인 성협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목차

OB 성협

그림 1. 오리온자리와 Ori OB1 성협(출처: 호주 국립대학교 M. S. Bessell all rights reserved.)

수명이 매우 짧은 O형별이 있다는 것은 OB 성협의 나이가 젊다는 것을 의미한다. OB 성협에는 보통 한 개 또는 두 개 정도의 젊은 산개성단이 핵심성단으로 존재한다. 그림 1은 오리온성운 주변의 넓은 지역에 존재하는 Ori OB1 성협의 일부분이다. Ori OB1 성협은 약간씩 나이가 다른 4개의 작은 성협으로 나누어지는데, Ori OB1a이 나이가 약 1200만 년으로 가장 많으며, Ori OB1b, Ori OB1c, 그리고 Ori OB1d로 갈수록 나이가 어리다. 오리온성운 속에 있는 오리온성운성단은 나이가 150만 년 정도로 매우 젊으며, 아직 형성과정에 있는 원시성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한 성협 내에서 나이가 약간씩 다른 집단이 존재하는 것은 순차적 별생성(sequential star formation) 때문이다. 순차적 별생성이란 거대분자구름(GMC)의 한 지역에서 성단이 태어나면, 그 성단에 있는 질량이 큰 별들이 내뿜는 강한 자외선 빛이 주변 물질을 압축하게 되고, 그 결과 밀도가 높아진 부분에서 다음 세대의 성단이 형성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현상은 많은 성협에서 관측할 수 있다.

그림 2는 OB 성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나타내는 모식도이다. 분자구름의 충돌이나 초신성 폭발 또는 나선팔 충격파 때문에 안정된 상태의 거대분자구름이 중력으로 붕괴되면서 1세대 성단이 생성된다. 이 성단에 있는 O형별이 내뿜는 강한 자외선 때문에 주변 성간물질이 전리되고 팽창하며, 남은 거대분자구름을 압축한다. 또 강한 항성풍과 초신성 폭발이 거대분자구름를 압축한다. 이런 효과들 때문에 남은 거대분자구름이 다시 중력붕괴를 일으키며, 2세대 성단을 만든다. 경우에 따라 일부 거대분자구름의 조작에서 소규모로 별생성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하나의 거대분자구름에서 나이가 다른 몇 개의 별 집단을 생성할 수 있다.

그림 2. 거대분자구름에서 성협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모식도(출처: 성환경/천문학회)

태양 인근에는 젊은 별의 집단들이 은하면과 15 ~ 20도 정도 기울어진 타원의 형태로 분포하고 있는데 이를 굴드띠(Gould Belt)라 한다. 태양에서 가까운 지역은 약 100 파섹(약 326광년) 거리에 있는 전갈 및 센타우루스자리 방향이고, 가장 먼 쪽은 400 파섹 정도의 거리에 있는 오리온자리 방향이다. 굴드띠에 속한 OB 성협으로는 남반구 하늘의 Sco-Cen OB 성협, Vela OB2, Per OB2, Ori OB1, Cep OB6, Lac OB1 성협들이 있다. 특히 Sco-Cen OB 성협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OB 성협으로, 남반구 하늘에서 70도 정도 길게 뻗어 분포하고 있다. 북쪽 전갈자리(Upper Scorpius – US), 북쪽 센타우루스-이리자리(Upper Centaurius-Lupus – UCL) 및 남쪽 센타우루스-남십자자리(Lower Centaurus-Crux – LCC)의 세 부분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이들 세 영역 사이에 약간의 나이 차이가 있는 전형적인 순차적 별생성 현상을 보인다.

폭주성(runaway star)

은하수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도 O형별 또는 B형별이 홀로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고유운동이 매우 크고, 또 진행방향 앞쪽에 활꼴성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고유운동을 역추적하면, 이들이 수백만 년 전에는 성협을 통과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폭주성은 성협 또는 성협에 있는 젊은 산개성단에서 질량이 큰 별과의 근접조 또는 초신성폭발 때문에 성협 또는 젊은 산개성단을 이탈한 별들이다. AE Aur(O9Ve)은 약 3백만 년 전 Ori OB1 성협에서, 53 Ari(B1.5V)은 약 550만 년 전 Ori OB1a에서 이탈한 별로 추정된다. 질량이 큰 별이 많이 태어나는 젊은 성단의 근처에서도 이들과 같은 폭주성이 발견된다. HD 153919(O6.5Ia)는 젊은 산개성단 NGC 6231 또는 Sco OB1 성협에서 약 3백만 년 전 초신성폭발로 폭주성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T 성협

그림 3. 남쪽 왕관자리 별생성 영역 R CrA(출처: 호주 국립대학교 M. S. Bessell, all rights reserved.)

그림 4. 뱀주인자리 별생성 영역 @@NAMATH_INLINE@@\rho@@NAMATH_INLINE@@ Oph(출처: 호주 국립대학교M. S. Bessell all rights reserved.)

질량이 작은 전주계열성황소자리T형별들이 비교적 높은 밀도로 존재하는 지역을 T 성협이라 한다. 전주계열성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아 T 성협도 나이가 매우 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T 성협에는 반사성운도 함께 있어, T 성협이며 R 성협인 경우가 많다(예: Mon R1/T1 성협). 북반구 하늘의 황소-마차부자리(Tau-Aur) 별생성 영역이 대표적인 T 성협이다. 남반구 하늘에는 @@NAMATH_INLINE@@\beta@@NAMATH_INLINE@@ Pic, TW Hya, Tuc-Hor, @@NAMATH_INLINE@@\eta@@NAMATH_INLINE@@ Cha, @@NAMATH_INLINE@@\epsilon@@NAMATH_INLINE@@ Cha 등이 있다. 태양에서 1kpc 이내에 있는 대부분의 별생성 영역은 T 성협 또는 이보다 작은 소규모 별생성 영역으로, 주로 질량이 작은 별들이 태어난다. 이런 지역들은 별의 밀집도가 높지 않고 전체 질량도 작아, 성협이 만들어진 후 시간이 흘러가면, 성협에 속했던 별들은 제각기 흩어져 낱별이 될 것이다.

그림 3은 남반구 별생성영역인 R CrA이다. 남쪽왕관자리(Corona Australis, CrA)의 변광성인 R CrA의 이름을 딴 것이다. 반사성운이 함께 있는 T 성협으로, 방출선이 있는 조기형 별인 허빅 Ae/Be형(1960년 허빅(George Herbig)이 처음 발견) 별과 많은 수의 황소자리T형별들이 있다. 그림 4는 뱀주인자리와 전갈자리 사이에 있는 @@NAMATH_INLINE@@\rho@@NAMATH_INLINE@@ Oph 별생성 영역이다. 반사성운과 암흑성운이 함께 있으며, 전갈자리 @@NAMATH_INLINE@@\alpha@@NAMATH_INLINE@@별인 안타레스 주위에는 몇 개의 방출성운이 있다. 그 중에서 안타레스를 둘러싸고 있는 성운은 다른 성운들과는 달리 노란색으로 보인다. 이는 분광형이 B2.5V인 안타레스의 반성이 내는 빛(청색 빛의 반사성운과 유사)과 적색 초거성인 안타레스가 방출하는 빛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출성운이나 반사성운과 다른 색을 보인다. 안타레스에서 서쪽으로 약 1.3도 위치에는, 안타레스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구상성단 M4가 보인다.

R 성협

그림 5. 반사성운 NGC 7023(출처: 임범두, 성환경/천문학회)

반 덴 버그(Sydney van den Bergh)는 팔로마전천탐사 사진에서 반사성운과 관련된 별들을 조사하여, 반사성운이 불균일하게 굴드띠를 따라 분포하는 것을 보고 반사성운과 관련된 별의 성협이 있음을 인식하고, R 성협이라 하였다. 반사성운은 주로 수소를 전리시킬 자외선 광자가 충분하지 않은 B형 별 주변에 존재하며, 별생성에 사용되고 남은 성간물질이 B형 별에서 오는 빛을 반사∙산란하여 보이는 것이므로, 나이가 매우 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반사성운 또는 그 근처에 O형 별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B형 별이 존재한다. 이들 R 성협에서 질량이 작은 별들이 함께 태어나는 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그림 5는 반사성운 NGC 7023(1966년도 반 덴 버그 목록의 139번 천체)로, 이 성운의 중심부에는 분광형이 B3V인 HD 200775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