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반응

과민성 반응

[ Hypersensitive reaction , 過敏性反應 ]

과민성 반응이란 사람 또는 포유동물에서 다양한 항원(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병원체 또는 물질)에 대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 숙주에게 염증, 조직손상, 때로는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면역반응이다. 과민성반응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숙주가 앞서 같은 항원에 대한 면역활성화를 경험하여야 한다.

식물에서도 "과민(성)반응" 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며, 그 의미는 식물에 미생물 병원체가 감염되었을 때, 감염부위 주변의 세포가 급속하게 죽음으로서 병원체의 성장과 확산을 막는 현상이다.

여기서는 동물에서의 과민성 반응을 주로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에 식물에서의 과민성 반응을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목차

개요

  • 일반적으로 면역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숙주는 여러가지 효과분자를 통해 국소적인 염증을 유도하며 몸에 큰 손상을 주지 않고 항원을 제거한다. 그러나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면역반응은 오히려 숙주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여 조직 손상, 심각한 질병 및 심지어 죽음까지 이르게 한다. 이런 숙주 조직을 손상시키는 부적절한 면역반응을 과민성 반응이라 한다.
  • ‘과민성’이라는 단어가 과도하게 높은 반응이라는 의미를 암시하나 과민성 반응에서 면역반응의 활성이 항상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부적절한’ 반응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 과민성 반응은 발생 기전에 따라 크게 4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이중 3가지(제1, 2, 3형) 종류는 체액성 면역반응으로 항체 또는 항원-항체 복합체에 의해서 유도되며, 항원 접촉 후 수분에서 수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제4형은 세포성 면역반응으로 T 세포의 활성화에 의해 나타남에 따라 항원 접촉 후 즉각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시간이 지체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2~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제4형 과민성반응을 지연성 과민반응이라고도 한다.    

분류 및 발생기전

과민성반응의 분류는 1963년 겔(Gell)과 쿰즈(Coomb)가 제안한 발생 기전의 차이에 따른 4가지 분류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더욱 세분화된 분류에 대한 제안도 있다.

제1형 과민성 반응

일반적으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과민성 반응으로 알러지 또는 알레르기로 알려져 있다. 5종류의 항체 중, IgE 항체에 의해 유도되는 반응이다. 숙주가 항원(과민성 반응의 항원을 알러젠 이라고도 한다)에 처음 노출되었을 때 체액성 면역반응이 일어나 IgE 항체가 만들어 진다. 이를 특정 알러젠에 대한 감작이라 한다. 만들어진 IgE 항체는 비만세포(mast cell)와 호염구(basophil)의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IgE 수용체에 결합한다. 숙주가 앞서 감작된 알러젠에 다시 노출되면 비만세포와 호염구 표면에 결합된 IgE 항체와 결합하여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이들 세포를 활성화 한다. 활성화된 비만세포와 호염구는 여러가지 형태의 알러지 증상 유발물질을 분비함으로써 주변 세포들을 자극하여 수분 내에 알러지 증상이 나타나게 한다. 

알러젠 확인을 위한 피부 알러지 검사. 알러지 유발물질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항원물질을 피부에 소량 떨어뜨려 피부 속으로 들어가게 한 후, 알러지 반응 여부를 확인한다. (출처: SPL M320 0382)

제2형 과민성 반응

세포 표면에 있는 항원성분과 결합하는 항체에 의해 면역반응이 유도되어 세포를 파괴하는 반응이다. 보체(complement)의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IgG와 IgM 항체가 세포의 표면 항원에 결합하여 보체를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보체에 의해 세포가 파괴되는 세포독성 반응이다. 항생제 페니실린에 의한 과민성반응 중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이 제2형 과민성반응의 대표적 예이다. 페니실린이 적혈구 세포막 표면성분과 결합하고, 이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어 결합하여 적혈구가 파괴된다. 또한, 지금은 현실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는 피를 수혈하였을 경우 적혈구의 파괴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도 제2형 과민성반응이다.

항생제 페니실린에 대한 과민성반응으로 인해 손등에 나타난 발진 (출처: SPL M320 0165)

반면, 일부에서는 세포 표면에 있는 항원과 결합한 항체가 세포독성을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세포를 자극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이기도 한, 그레이브스씨병(Graves’ disease)의 경우 갑상선세포 표면에 있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에 대한 IgG 항체가 만들어져 수용체를 자극하여 세포로 하여금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유발한다. 이 경우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결합한 항체가 세포독성을 유도하지 않고, 리간드의 결합을 막거나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신호전달과정을 비정상적으로 변화시키는 다른 형태의 작용기전을 갖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분류체계가 제시되고 있다.  

제3형 과민성 반응

몸 속 항원과 결합한 항원-항체 복합체(또는 면역복합체, immune complex)가 조직에 침착하여 보체를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보체에 의해 숙주 조직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과민성반응이다. 주로 IgG 항체에 의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몸 속에 만들어진 면역복합체는 식세포에 의해서 제거가 된다. 그러나 항원이 과도하게 많이 들어오거나, 면역복합체를 제거하는 기능이 떨어질 경우 면역복합체가 신장, 관절, 피부, 심장, 작은 혈관, 등에 침착이 되어 보체를 활성화한다. 보체 활성화는 염증을 유발하고, 호중구의 유입을 촉진하며, 이로부터 분비되는 가수분해 효소들이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면역복합체의 조직 침착 정도에 따라 제3형 과민성반응이 전신적 또는 국소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전신적 면역복합체 질환으로는 혈청병(serum sickness), 전신홍반루프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류마티스관절염, 등이 있으며, 국소적 반응으로는 아수스반응(Arthus reaction)이 대표적 예이다. 

제4형 과민성 반응

세포성 면역반응으로 일어나는 과민성반응이다. 보조 T 세포(helper T cell, TH)가 항원-특이적 활성화 과정을 거쳐 감작된 TH 세포(주로 TH1, TH17 세포)가 만들어진다. 감작된 TH 세포가 같은 항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다시 활성화되어 여러 종류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분비된 사이토카인은 대식세포를 비롯한 항원-비특이적 염증세포를 TH 세포가 활성화된 조직으로 모이게 하고, 이들을 활성화시켜 염증반응을 유도하고 조직의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바이러스나 세포내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예, 결핵균)에 대한 정상적인 면역반응 과정과 같으나, 면역이 필요 없는 물질에 면역반응을 일으키거나, 면역반응이 과다해 조직을 파괴하는 경우 제4형 과민성반응으로 분류한다. 

과민성 반응의 대표적 질환

제1형 
  • 전신성 아나필락시스: 벌의 독, 페니실린과 같은 의약품, 일부 음식, 등 다양한 물질에서 유래한 알러젠에 의해 전신의 혈관 확장과 그에 따른 부종과 쇼크, 기관지 수축
  • 알러지성 비염(건초열): 코 점막의 비만 세포 활성화로 인한 재채기, 기침, 콧물 등 발생
  • 천식: 하기도의 비만세포 활성화에 의한 세기관지 평활근의 수축, 염증, 점액 분비
  • 음식알러지: 위장관의 비만세포가 평활근 수축과 혈관 확장을 일으켜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 아토피성 피부염: 염증성 피부염으로 어린 아이에게 더 자주 일어난다. TH2세포와 호산구가 모여들어 피부 발진을 일으킨다.
제2형
  • 수혈반응: ABO식 혈액형이 맞지 않을 경우 발생되는 거부반응
  • 적아세포증(erythroblastosis fetalis): 신생아 용혈성 질환으로 산모가 가지고 있는 Rh 항원에 대한 항체로 인해 태아의 적혈구가 파괴되는 질환
  • 약물유도성 반응: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 면역혈소판감소성자반증(immune thrombocytopenia purpura)
  • 그레이브스씨병(Graves’ disease): 자가면역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유발
  •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자가면역질환, 신경과 근육의 신호전달을 손상시켜 근육약화
제3형
  • 혈청병: 수동면역을 위해 다른 동물의 항혈청을 주입하는 경우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 주입된 항혈청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져 면역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열, 쇠약, 부종, 발적, 등이 발생
  • 류마티스 관절염: 면역 복합체가 관절 윤활막에 침착되어 관절 조직 손상
  • 사구체 신염: 신장의 기저막에 침착된 면역 복합체로 인해 신장 파괴
  • 전신홍반루프스: DNA에 대한 항체가 면역복합체를 이뤄 관절이나 신장에 침착하여 조직 손상 유발
  • 아수스반응: 특정 항원에 대한 혈중 항체를 다량 지닌 동물의 피하 조직에 같은 항원을 주입할 경우 나타나며, 국소 조직과 혈관의 파괴로 부종과 발적이 발생
제4형
  • 접촉성 피부염
  • 결핵
  • 조직이식 거부반응 

식물에서 과민성 반응

  • 식물에서 과민성 반응은 식물이 가지고 있는 미생물 병원체에 대한 방어기작의 하나이다. 병원체 감염이 발생하였을 때, 감염 부위 주변세포들이 급속하게 세포사멸 과정을 일으킴으로써 병원체가 다른 부분으로 확산되는 것을 제한한다. 이는 동물에서 발견되는 내재면역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 식물 과민성반응은 식물의 저항성유전자(R, resistance gene) 발현 산물인 수용체에 감염된 병원체가 만들어내는 독성물질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시작된다. 독성물질의 결합으로 활성화된 저항성수용체는 세포내 이온 환경 변화, 활성산소 발생, 및 단백질 분해효소 활성화, 등을 일으키는 세포 신호전달과정을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 식물 과민성반응은 미생물 감염 초기에 감염부위 및 주변 세포의 사멸을 통해 병원체의 확산을 제한함으로써 차후 서서히 나타나는 추가적인 방어기작 및 전신획득저항성(systemic acquired resistance)의 발생을 돕는다.

관련용어

세포성 면역반응, 비만세포(mast cell), 호염구(basophil), 보체(Complement),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 체액성 면역반응, 그레이브스씨병(Graves’ disease) 

집필

박중찬/한국외국어대학교

감수

이충호/동국대학교

참고문헌

  1. Kindt TJ, Goldsby RA, Osborne BA. 2007. Kuby Immunology (6th ed.) Freeman.
  2. Coico R, Sunshine G. 2015. Immunology; a short course (7th ed.) Wiley blackwell.
  3. Rajan TV. 2003. The Gell-Coombs classification of hypersensitivity reactions: A re-interpretation. Trends Immunol. 24, 376–379.  
  4. 백경희. 2005. 식물의 병저항기작.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Biozine.

동의어

과민반응, hypersensitivity, hypersensitive reaction, 과민성 반응(hypersensitive reaction), Hypersensitivity, 과민성 반응(Hypersensitive reaction), Hypersensitive reaction, 과민성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