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 전하

형식 전하

[ formal charge ]

분자 화합물의 구조를 분석하는 과정은 해당 화합물의 성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과정이다. 구조를 알지 못하는 순수한 화합물을 분석하는 과정은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하기 힘들지만, 분자식(molecular formula)을 아는 화합물의 구조는 루이스 구조(Lewis structure)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형식 전하는 루이스 구조에서 파생되는 개념으로, 루이스 구조로 나타낸 분자 내 원자가 화학 결합을 통해 실제가 아닌 형식적으로 어떤 크기의 전하를 가졌는지를 가리킨다.

주어진 루이스 구조에서 특정 원자의 형식 전하는, 그 원자의 주변에 그려진 최외각 전자들 중에서

1) 비공유 전자들은 모두 그 원자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2) 주변의 결합은 모두 순수한 공유 결합으로 간주하여 결합에 참여한 전자들의 50%만 그 원자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한 후,

3) 1항과 2항에 해당하는 전자들 개수의 합이 그 원자가 원자 상태에서 가지는 최외각 전자 수에 비교하여 얼마나 많은가를 의미한다.

목차

형식 전하의 수식 표현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형식 전하 @@NAMATH_INLINE@@=@@NAMATH_INLINE@@(중성 상태의 원자가 갖는 최외각 전자 수) – (비공유 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

메테인(methane, CH4) 분자 내 탄소 원자를 예로 들었을 때, 탄소 원자가 중성인 상태에서 갖는 최외각 전자의 수는 4이다. 메테인 분자의 탄소 원자에는 비공유 전자가 없으며, 이웃한 네 개의 수소 원자와 결합하는 전자의 수는 8이 된다. 즉 메테인 분자 내 탄소의 형식 전하를 구하려면 탄소의 최외각 전자 수인 4에 8/2 = 4 값을 빼야 하며, 메테인 분자 내 탄소의 형식 전하는 0이 된다. 만약 비공유 전자와 (원자 사이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수/2)를 합친 전자의 수가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 전자의 수보다 크면 음의 형식 전하를 가지며, 반대의 경우에는 양의 형식 전하를 갖게 된다.

예시

형식 전하는 루이스 구조에서 파생되는 개념으로 원자의 고유한 성질은 아니며, 같은 원자라도 분자의 구조에 따라 형식 전하의 값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형식 전하는 분자 화합물의 루이스 구조 없이는 의미가 없는 개념이다. 염화수소, 물, 일산화 탄소 분자의 예를 통해 분자를 구성하는 각 원자의 형식 전하를 구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1) 염화수소(hydrogen chloride)

 이미지 1

• 수소의 형식 전하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 @@NAMATH_INLINE@@-@@NAMATH_INLINE@@(비공유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NAMATH_INLINE@@=1-(0+2/2)=0@@NAMATH_INLINE@@

• 염소의 형식 전하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 @@NAMATH_INLINE@@-@@NAMATH_INLINE@@(비공유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NAMATH_INLINE@@=7-(6+2/2)=0@@NAMATH_INLINE@@

2) 물

 이미지 2

• 수소의 형식 전하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NAMATH_INLINE@@-@@NAMATH_INLINE@@(비공유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NAMATH_INLINE@@=1-(0+2/2)=0@@NAMATH_INLINE@@

• 산소의 형식 전하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NAMATH_INLINE@@-@@NAMATH_INLINE@@(비공유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NAMATH_INLINE@@=6-(4+4/2)=0@@NAMATH_INLINE@@

3)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e)

 이미지 3

• 탄소의 형식 전하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NAMATH_INLINE@@-@@NAMATH_INLINE@@(비공유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NAMATH_INLINE@@=4-(2+6/2)=-1@@NAMATH_INLINE@@

• 산소의 형식 전하

(중성 상태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NAMATH_INLINE@@-@@NAMATH_INLINE@@(비공유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NAMATH_INLINE@@=6-(2+6/2)=+1@@NAMATH_INLINE@@

필요성

형식 전하를 다룰 때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바로 ‘형식’이란 용어이다. 형식 전하는 실제 전하를 가리키지 않으며, 실제 전하가 아니므로 형식 전하의 ‘측정’ 또한 무의미하다. 화학 결합을 통해 생성된 분자 화합물에서 각 원자가 영구적으로 갖는 실제 전하는 부분 전하(partial charge)이며, 형식 전하가 실제 전하와는 무관하다는 점은 바로 앞서 설명한 형식 전하를 구하는 데 필요한 가정인 ‘화학 결합에 참여하는 공유 전자들이 각 원자에 동등하게 나누어진다’라는 것에 기인한다. 실제 전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님에도 형식 전하라는 개념이 필요한 이유는 루이스 구조를 통해 예측한 분자의 구조가 타당한 것인지를 판단(즉, 실제 구조와 어느 정도 유사한지에 대한 판단)할 때, 옥텟 규칙(octet rule)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분자의 중심 원자가 탄소(C)와 같은 2주기 원소면 옥텟 규칙을 통해 분자의 루이스 구조를 예측하며, (S)이나 (P), 브로민(Br), 아이오딘(I)처럼 원자가 껍질 확장이 가능한 3주기 이상의 원소에서는 형식 전하를 기준으로 분자의 루이스 구조를 예측한다. 예를 들어 삼산화 황(sulfur trioxide, SO3)의 실제 구조는 옥텟 규칙을 만족하는 아래 왼쪽 그림의 루이스 구조가 아닌 모든 원자가 0의 형식 전하를 갖는 오른쪽 루이스 구조에 가깝다. 실제 삼산화 황 내 세 개의 S–O 결합이 142 pm로 동일하며(아래 왼쪽 루이스 구조를 갖는 SO3의 경우 이중 결합인 S–O의 결합 길이가 단일 결합인 S–O 결합 길이보다 짧아 두 종류의 S–O 결합 길이가 예측된다) 분자 내 쌍극자 모멘트의 합이 0인 삼산화 황의 실제 성질을 잘 설명한다.

삼산화황의 루이스 구조 (출처: 대한화학회)

3주기 15족 원소인 인(P)이 중심 원자인 인산염 이온(phosphate ion, PO43–)의 루이스 구조 예측 과정 또한 삼산 황의 경우와 같다. 원자가 껍질 확장이 가능한 인은 화학 결합을 통해 8개보다 많은 전자를 가질 수 있으며, 인과 산소 원자 중 전기음성도가 큰 원소는 산소이므로 3개의 산소 원자가 각각 -1의 형식전하를 갖고 남은 인 원자와 산소 원자 하나는 형식전하가 0이 되도록 루이스 구조를 그려주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

인산 음이온의 루이스 구조 (출처: 대한화학회)

혼동하기 쉬운 개념들, 형식 전하(formal charge) vs 부분 전하(partial charge) vs 산화수(oxidation number)

형식 전하, 부분 전하, 산화수 모두 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개념이지만, 독립된 원자가 아닌 화학 결합에 참여하는 원자를 대상으로 한다. 플루오린화 수소(HF)를 통해 이 세 가지 개념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플루오린화 수소 내 수소 원자에 대해 세 개념을 살펴보면 우선 형식 전하의 경우 (중성 상태의 원자가 갖는 최외각 전자 수) – (비공유 전자 수 + 해당 원자가 이웃한 원자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의 합/2) @@NAMATH_INLINE@@=@@NAMATH_INLINE@@1 – (0+2/2) @@NAMATH_INLINE@@=@@NAMATH_INLINE@@0이다. 부분 전하는 실험을 통해 측정된 값으로 +0.41의 값을 가지며 이는 곧 결합에 참여하는 두 전자가 수소와 플루오린에 동등하게 분배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산화수는 그 값을 구하기 위해 전기음성도의 개념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공유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들이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로 치우친다는 가정으로 분자 내 원자가 가질 수 있는 전하로 정의가 된다. 플루오린화 수소 내 수소 원자의 경우 (중성 상태의 원자가 갖는 최외각전자 수) – (비공유 전자 수 + 전기음성도에 따른 공유 결합 전자 수) @@NAMATH_INLINE@@=@@NAMATH_INLINE@@1 – 0 @@NAMATH_INLINE@@=@@NAMATH_INLINE@@+1이 된다. 산화수는 화학 반응에 있어 전자의 이동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미지 4

  • 형식 전하: 루이스 구조의 타당성 판단 기준; H = 0, F = 0
  • 부분 전하: 분자 내 원자들의 실제 전하 값; H @@NAMATH_INLINE@@=+0.41@@NAMATH_INLINE@@ ,F@@NAMATH_INLINE@@=-0.41@@NAMATH_INLINE@@
  • 산화수: 화학 반응 시 전자들 이동 판단 기준; H@@NAMATH_INLINE@@=+1@@NAMATH_INLINE@@ ,F@@NAMATH_INLINE@@=-1@@NAMATH_INLINE@@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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