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 이론

결정장 이론

[ crystal field theory ]

결정장 내의 전이 금속과 리간드로 이루어진 배위 화합물의 결합을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인 결정장 이론(crystal field theory, CFT)은 전자 배치, 자기성, 색 등의 여러 가지 성질에 대해 간단하고 유용한 모형을 제공한다. 1930년 물리학자 베테(H. Bethe)와 반 블렉(J. H. van Vleck)에 의해 제안된 이 이론은 금속과 리간드 사이의 상호 작용을 양전하를 가지는 금속 이온과와 리간드의 비공유 전자쌍에 의한 음전하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electrostatic interaction)으로 설명한다. 결정장 이론은 이후 분자 오비탈 이론과 조합하여 좀 더 실용적인 리간드장 이론(ligand field theory, LFT)으로 발전하였으며, 전이 금속 착 화합물의 화학 결합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목차

결정장 이론 분석 개요

전이 금속과 리간드 사이의 상호 작용이 순전히 금속 양이온의 전하와 리간드의 비공유 전자의 음전하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에 기인한다면, 원래 겹쳐진 중심 금속의 5 개의 d-오비탈은 리간드의 점 전하(point charge)에 둘러싸여 에너지 변화를 나타내게 된다. 즉 리간드가 중심 금속에 가까이 오면 리간드의 비공유 전자가 금속의 몇몇 d-오비탈와 상호 작용이 달라지기에 겹쳐진 에너지 상태가 깨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같은 전하끼리 반발하듯이 d-오비탈의 전자와 리간드의 전자들이 서로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리간드 접근 방향과 같은 방향의 d-오비탈은 다른 방향에 위치한 d-오비탈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게 되어 d-오비탈 갈라짐이 발생한다. 이 갈라짐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

  • 금속 이온의 특성.
  • 금속의 산화 상태 - 구형 장(spherical field)에 비해 보다 더 높은 산화 상태가 더 큰 갈라짐을 유발한다.
  • 금속 이온 주위의 리간드 배열.
  • 금속 이온 주위의 리간드 특성 - 리간드의 영향이 더 강할수록 d-오비탈 갈라짐 에너지 차이는 더 커진다.

착 화합물의 가장 흔한 구조는 6개의 리간드가 금속 이온 주위를 둘러 싸서 팔면체(octahedral)를 형성하는 것인데, 이러한 팔면체 대칭에서 d-오비탈은 두 세트로 갈라져 Δoct(octahedral=oct)의 에너지 차이를 보인다. 즉 dxy, dxz, dyz 오비탈은 dz2dx2-y2 오비탈보다 낮은 에너지를 갖게 된다. 그 이유는 3 개의 d-오비탈이 2 개의 d-오비탈보다 리간드로부터 더 멀리 위치하여 반발이 작기 때문이다. 낮은 에너지의 d-오비탈 3개를 묶어서 t2g대칭 표현으로 나타내고, 높은 에너지의 d-오비탈 2개를 묶어서 eg라고 표현한다.

팔면체 d-오비탈 갈라짐 ()

두 번째로 흔한 착 화합물은 정사면체형(tetrahedral)인데, 여기에선 금속 이온 주위에 4개의 리간드가 정사면체의 꼭지점에 위치한다. 이러한 사면체 결정장 갈라짐에서도 d-오비탈은 두 세트로 갈라지고, 그 에너지 차이를 Δtet(tetrahedral = tet)로 나타내는데, 팔면체형과는 반대로 dz2dx2-y2이 더 낮은 에너지를, dxy, dxz, dyz가 더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 아울러 정사면체 대칭에서는 리간드 전자들이 d-오비탈 쪽으로 직접 다가오지 않고 그 수도 적기에 에너지 갈라짐 정도는 팔면체 대칭인 경우보다 작다.

중심 금속이 10족 원소인 경우 평면 사각형(square planar) 착화합물도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평면 사각형 구조인 경우, z축 방향으로 리간드가 접근하지 않으므로 팔면체형 구조의 결정장에서 변화가 일어나 dxz, dyz가 가장 안정한 에너지를, 이어 dz2가, 그 다음으로 dxy가 각각 안정한 에너지를 갖고, 리간드가 직접 다가오는 dx2-y2가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

이외의 기하 구조를 갖는 착화합물에도 결정장 이론이 적용되며, 이들의 d-오비탈에 대한 결정장 갈라짐은 그림 3에 나타내었다.

둘 이상의 오비탈 세트 사이의 에너지 차이(Δ)의 크기는 리간드의 종류와 착화합물의 구조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몇몇 리간드는 작은 Δ 크기를 갖는 데 반해, 특정 리간드는 더 큰 갈라짐을 나타내는데, 그 이유는 리간드장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분광학적 계열(spectrochemical series)은 경험적으로 리간드가 유발하는 Δ 갈라짐의 크기 순서으로 배열한 것이다.

I < Br < S2− < SCN (S–측 결합) < Cl < NO3 < N3 < F < OH < C2O42− < H2O < NCS (N–측 결합) < CH3CN < py < NH3 < en < 2,2'-bipyridine < phen < NO2 < PPh3 < CN < CO.

가장 큰 갈라짐을 나타내는 리간드는 금속으로부터 리간드로의 역결합(back-bonding)에 기인한다. 중심 금속의 산화 상태가 클수록 Δ는 큰데, 이는 중심 금속의 전하 밀도가 클수록 리간드가 더 가까이 위치하여 반발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1.2 높은 스핀(high-spin)과 낮은 스핀(low-spin)

사이아노(CN-)나 카보닐(CO)과 같이 d-오비탈의 Δ를 크게 하는 리간드를 강한장(strong field) 리간드라고 한다. 이들 리간드를 가진 착 화합물에서 높은 에너지 오비탈에 전자를 채우는 것이 어려워서 쌓음 원리(Aufbau principle)에 따라 낮은 에너지 오비탈이 완전히 채워진 후에 그 오비탈에 전자가 채워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착화합물을 '낮은 스핀'이라 한다. 예를 들어 사이아노 리간드는 강한 장을 유도하므로 팔면체 헥사사이아노 철([Fe(CN)6]4-)은 6개의 전자들이 모두 t2g 오비탈에 채워지기에 반자성(diamagnetic)을 띤다. 하지만 낮은 스핀에서는 일반적인 훈트 규칙(Hund's rule)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I-나 Br-와 같이 d-오비탈의 Δ 갈라짐이 작은 리간드는 약한장(weak field) 리간드로 분류돠는데, 이 경우에는 전자가 낮은 에너지 오비탈에 짝을 이뤄 채워지기보다 훈트 규칙을 따라 '높은 스핀' 착화합물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헥사아쿠아 철([Fe(H2O)6]2+)은 높은 스핀으로 짝을 짓지 않은 전자가 존재하기에 상자성(paramagnetic)을 띤다.

Fe(CN)64-(저스핀)와 Fe(H2O)62+(고스핀)의 d-오비탈 전자 배치 ()

팔면체 착화합물이 저스핀이 되기 위해서는 이미 전자가 하나 들어 있는 오비탈에 전자를 마저 채우기 위한 에너지가 Δ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치루더라도 eg 오비탈에 전자를 채우는 것보다 작아야 한다. 반면에 전자 두 개를 짝으로 이루게 하는 에너지가 Δ보다 더 크면 두 번째 전자를 eg 오비탈에 먼저 채워서 높은 스핀 갈라짐이 발생하는 것이다.

리간드가 4개인 사면체 착 화합물의 Δtet는 동일한 금속과 리간드를 가진 경우 팔면체 착 화합물의 Δoct의 약 4/9 정도이다. 따라서 사면체 착화합물의 경우에는 두 전자를 짝으로 이루게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높은 에너지 오비탈에 전자를 채우는 것보다 더 커서 일반적으로 높은 스핀이 된다.

이들 갈라짐 그림은 배위 화합물의 자기성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며, 짝을 이루지 않는 전자를 가진 화합물은 상자성을 띠어 자기장에 끌릴 것이고, 짝짓지 않는 전자가 없는 화합물은 반자성을 띠어 자기장에 약하게 반발할 것이다.

결정장 안정화 에너지

결정장 안정화 에너지(crystal field stabilization energy, CFSE)는 리간드 세트에 의해 생성된 결정장에 전이 금속 이온이 위치함으로써 발생하는 안정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겹쳐진 d-오비탈이 리간드 장에서 갈라진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팔면체의 경우에 t2g 세트는 오비탈의 에너지 무게 중심보다 낮은 에너지를 가지므로 이들 오비탈에 전자가 있으면 금속 이온은 리간드장에서 무게 중심보다 상대적으로 안정화되는데, 이 안정화 에너지를 결정장 안정화 에너지라고 한다. 반대로 팔면체의 eg 오비탈은 무게 중심보다 더 높은 에너지를 가져 이 오비탈에 전자가 채워지는 만큼 결정장 안정화 에너지는 감소하게 된다.

팔면체 결정장에서 d-오비탈 갈라짐이 Δoct이므로, 3개의 t2g 오비탈은 에너지 무게중심보다 상대적으로 각각 2/5 Δoct만큼 안정화되고, 2개의 eg 오비탈은 각각 3/5 Δoct만큼 불안정해진다. 예를 들어, 위의 헥사사이아노 철과 헥사아쿠아 철의 결정장 안정화 에너지는 각각 6 x 2/5 Δoct = 12/5 Δoct와 4 x 2/5 Δoct - 2 x 3/5 Δoct = 2/5 Δoct가 된다.

기하 구조와 결정장 갈라짐 그림

결정장 이론

border='1' style='background-color: #FFFFFF'

결정장 이론
기하 구조 모양 에너지 그림
팔면체형

오각쌍뿔형

사각 반프리즘(antiprism)형

사각평면형

사각뿔형

정사면체형

삼각쌍뿔형

참고 문헌

Retrieved on 2018-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