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

바나듐

[ vanadium ]

바나듐(Vanadium)
상태 은빛 회색의 전이 금속
원자번호 23
원자량, u 50.9415(1)
녹는점, °C 1910
끓는점, °C 3407
밀도, g/cm3 6.0

바나듐은 단단하고, 은빛 회색을 띠며, 연성과 전성을 지닌 전이 금속이다. 자연에서 원소인 금속상태로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인위적으로 분리하면 표면에 산화물층을 형성하여 더는 산화가 진행되지 않고 안정하다. 바나듐은 2가에서부터 5가까지 여러 가지 산화 상태가 가능하기 때문에 바나듐 화합물은 다양한 색깔을 나타낸다.

자연적으로 바나듐은 약 65가지의 광물 형태로 존재하며 화석연료 내에 포함되기도 한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강철 제련과정에서 생산되며, 다른 나라에서는 중유(heavy oil)의 연진(flue dust)에서 얻거나 우라늄 광산에서 부산물로 얻기도 한다. 바나듐은 고속 공구강과 같은 특수 강철 합금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된다. 산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바나듐 화합물은 오산화 바나듐(vanadium pentoxide)으로 황산(sulfuric acid) 제조 공정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다량의 바나듐 이온들이 일부 생명체에서 발견되는데 이것들은 독소로써 작용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바나듐 산화물과 바나듐을 포함한 다른 염들은 대체로 일반적인 수준의 독성을 나타낸다. 특이하게 바다의 몇몇 해조류에서 바나듐은 효소 활성 중심 금속으로도 작용한다. 

고순도 바나듐 막대 ()

목차

바나듐의 발견, 분리, 생산

바나듐은 1801년에 스페인-멕시코계 광물학자인 델 리오((Andrés Manuel del Río)가 발견하였다. 델 리오는 나중에 '바나디나이트(vanadinite)'라고 명명된 멕시코의 '갈연석(brown lead)' 광물 시료로부터 이 새로운 원소를 추출하였고 이 원소의 염들이 가열 시 적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목격한 후 에리트로늄(erythronium)으로 명명하고 결과를 학계에 보고하였다. 그러나, 1805년 프랑스의 화학자인 콜레-데스카틸(Hippolyte Victor Collet-Descotils)이 델 리오의 새로운 원소는 단지 불순물이 섞인 크로뮴이란 잘못된 주장을 하였고, 델 리오는 결국 콜레-데스카틸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의 주장을 철회하였다. 1831년 스웨덴의 화학자 세프스트룀(Nils Gabriel Sefström)은 철광석을 연구하던 중 바나듐을 재발견하였고 이후 같은 해 독일의 화학자 뵐러(Friedrich Wöhler)에 의해 이 원소가 이전에 델 리오가 발견했던 원소인 바나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순수한 금속상태의 바나듐을 분리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는데, 1831년 베르셀리우스(Berzelius)는 순수한 바나듐 금속을 얻었다고 발표했지만 로스코(Henry Enfield Roscoe)에 의해 이 물질이 순수한 금속이 아닌 질소화 바나듐(VN)임이 밝혀졌다. 1867년, 로스코는 결국 염화 바나듐(VCl2)을 수소로 환원시켜 순수한 금속 바나듐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1927년에는 오산화 바나듐을 칼슘을 이용해 환원시켜 순수한 바나듐을 얻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바나듐은 주로 바나듐철(ferrovanadium)이라고 불리는 강철 합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바나듐철은 전기로에서 바나듐 산화물, 철 산화물 및 철 혼합물을 직접 환원시켜 생산한다. 소규모 생산을 위해서는 오산화 바나듐을 수소 또는 마그네슘으로 환원시켜서 금속 바나듐을 얻는다. 이외에도 생산 공정의 부산물로서 금속 바나듐을 생성하는 다양한 방법이 알려져 있다.

바나듐의 IUPAC 원소 이름과 기호

세프스트룀이 바나듐을 재발견하고 이 원소의 화합물들이 다양한 아름다운 색깔을 띠는 현상을 표현하려고 스칸디나비아의 아름다움과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인 바나디스(Vanadís)에서 이름을 따서 ‘바나듐’이라 명명하였다. 1831년 지질학자인 페더스톤하프(George William Featherstonhaugh)는 델 리오의 이름을 따 ‘리오늄(rionium)’으로 명명하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나듐의 원소 기호는 ‘V’이다.

바나듐의 물리 화학적 성질

바나듐은 2가에서부터 5가까지의 4가지 산화 상태가 가능하다. 수용액 상에서, 라일락 색깔의 [V(H2O)6]2+, 초록색의 [V(H2O)6]3+, 파란색의 [VO(H2O)5]2+, 노란색의 VO3 등 다양한 수용성 금속 착물을 형성한다. 바나듐 2가 화합물은 환원제로, 바나듐 5가 화합물은 산화제로 각각 작용하며, 바나듐 4가 화합물은 대체로 VO2+ 중심을 가지는 바나딜(Vanadyl) 유도체로 존재한다. 취급 시 모든 바나듐 화합물은 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수용액에서, 5가 바나듐 이온은 용액의 pH와 이온의 농도에 따라 11가지 이상의 다양한 종류의 산소산 음이온을 형성한다. 사면체 구조의 오쏘-바나데이트 이온인 VO43-는 pH 12-14에서 주된 화학종이다. 5가 바나듐 이온은 5가 (P) 이온과 크기와 전하가 비슷하여 화학적 성질 및 결정학적 특성이 유사하다. 따라서, VO43- 이온은 인산염의 생화학적 특성연구를 위한 단백질 결정학에서도 종종 사용된다.  

VXn (n=2~5)의 화학식을 가진 12개의 할로젠화 바나듐 2성분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 VI4, VCl5, VBr5, VI5 등은 존재하지 않거나 극도로 불안정하다. VCl4는 다른 시약들과 조합하여 다이엔(diene)의 중합(polymerization) 촉매로 사용된다. 바나듐 할로젠화물들은 루이스 산성을 나타낸다 (특히 V(IV)와 V(V)의 할로젠화물들). 다수의 할로젠화물은 화학식 VXnL6−n (X = 할로젠화물; L = 다른 리간드)의 팔면체 착물을 형성한다. 다양한 바나듐 산소산할로젠화물(VOmXn)들이 알려져 있다. 옥시삼염화 바나듐과 옥시트라이플루오린화 바나듐(VOCl3 와 VOF3)이 가장 많이 연구되었다. POCl3와 유사하게 휘발성이며 기체상에서 사면체 구조로 되어 있고, 루이스 산성을 나타낸다.

연보라색의 [V(H2O)6]2+ 착이온과 연두색의 [V(H2O)6]3+ 착이온과 같은 바나듐(II), (III) 이온의 착물은 상대적으로 잘 치환되지 않으며 바나듐(IV), (V)의 착물들은 주로 산화제로 작용한다.

바나듐의 유기금속 화학 분야는 주로 학문적인 측면에서 발달하였다. 바나도센 이염화물(vanadocene dichloride)은 유기 화학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반응에서 출발물질로 이용하고 있다. 금속카보닐 중 보기 드물게 상자성(paramagnetic)인 바나듐카보닐(V(CO)6)은 환원되면 V(CO)6-로 전환되며, 액체 암모니아에서 소듐으로 더 환원시키면 V(CO)53-로 변한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바나듐은 주로 안정한 동위원소51V와 방사성 동위원소50V이다. 50V의 반감기는 1.5×1017이며 자연계에 0.25 % 정도 존재한다. 51V의 핵 스핀(nuclear spin)은 7/2이며, NMR 분광학에 유용하다. 질량수가 40부터 65까지 범위 내에 24개의 인위적인 방사성 동위원소가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안정한 동위원소들은 330일의 반감기를 가진 49V와 16일의 반감기를 가진 48V이다. 나머지 동위원소들은 한 시간 보다 반감기가 짧거나, 10초 미만이다. 적어도 네 개의 동위원소들이 준안정상태(metastable)를 가진다. 51V보다 더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전자 포획 방식으로 붕괴하며,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베타선 방출을 통해 붕괴한다.

바나듐의 산업적 용도

바나듐은 산업적으로 합금을 제조하는데 사용된다. 세계적으로 생산된 바나듐의 약 85%가 바나듐철이나 강철의 첨가제로써 사용된다. 20세기 초반 소량의 바나듐이 첨가된 강철의 강도가 매우 증가하는 현상이 발견되었는데, 바나듐이 안정한 질소화 화합물과 탄소화 화합물을 형성하여 강철의 강도를 많이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 후로부터 바나듐 강은 차축, 자전거의 프레임, 크랭크축, 기어 등 중요한 기계 부품에 사용되고 있다. 바나듐은 베타-타이타늄을 안정시켜 합금의 강도와 온도 안정성을 증가시킨다. 바나듐과 알루미늄이 혼합된 타이타늄 합금은 제트 엔진, 고속 항공기의 뼈대와 치과용 임플란트 등에 사용된다. 몇몇 바나듐 합금은 초전도 현상을 나타낸다. 1952년 바나듐 화합물인 V3Si의 초전도 특성이 알려졌다. 바나듐-갈륨 테이프는 초전도 자석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바나듐의 기타 용도로는 철과 타이타늄 모두와 호환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이타늄을 강철에 덮어씌우는데 사용되며, 중성자를 잘 흡수하여 반감기가 짧은 방사성 동위원소가 생성되므로 핵융합로의 내부 구조에 사용된다. 일부 바나듐 합금은 초전도 성질을 나타낸다. 오산화 바나듐(V2O5)은 황산을 제조할 때 촉매로 사용되거나, 말레이산 무수물 생산과정에서 산화제로 사용되거나, 세라믹을 만들 때 사용된다. 이산화 바나듐(VO2)은 특정한 온도에서 적외선을 차단하는 특수 유리의 제조에 사용된다. 산화 바나듐은 강옥(corundum)의 색깔을 유도하여 인조 보석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일부 바나듐 화합물을 강철 표면에 도금하면 녹스는 것과 부식을 막는다. 리튬 바나듐 산화물로 만든 양극은 리튬 코발트 산화물 음극과 함께 고출력의 리튬 이차전지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참고문헌

Retrieved on 2017-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