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성진화

항성진화

[ stellar evolution ]

항성진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나는 항성의 변화이다. 주계열성이 오랫동안 빛을 내며 동일한 크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정유체평형(hydrostatic equilibrium)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주계열성이 정유체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별 자체의 중력수축과 맞서는 적절한 압력이 필요하다. 별의 주 압력원은 내부에서 여러가지 원소가 핵융합반응을 할 때 나오는 열이다. 즉 열적 압력이 중력수축을 맞서고 있다.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핵융합반응으로 어떤 원소는 소진되고, 어떤 원소는 새로 합성되므로, 원소의 비율은 별생성 당시와 점차 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내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별의 상태는 차츰 변화한다. 그러다가 주계열성이 더 이상 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평형 상태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듯 별이 오랜 세월에 걸쳐 차츰 또는 급격히 변하는 것을 항성진화 또는 별의 진화라고 한다. 별의 진화는 별에 따라 매우 다르다. 별의 진화 양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별이 생성될 때의 초기 질량이다. 또한 별의 생성될 당시의 중원소함량도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쌍성의 진화는 보통 별과 매우 다르므로 별이 쌍성인지 아닌지도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쌍성이 아니면서, 중원소함량이 태양과 비슷한 별들의 진화를 초기 질량 별로 구분하여 기술한다,

목차

태양질량 별의 진화

태양과 같은 별은 질량이 작은 별에 속하고 중심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매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중심 수소를 연소한다. 태양의 진화는 지구의 미래 운명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태양과 비슷한 별의 진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계열 단계(Main Sequence)

일반적으로 별은 성간물질로부터 형성되며, 형성된 별이 정유체평형상태에 들어서면서 별 중심부의 온도가 1500만도 가량에 이르게 되면 수소 연소를 시작하게 된다. 이때의 별을 영년주계열성이라고(zero age main sequence) 일컫는다. 태양정도 질량의 별은 주계열성으로 있으면서 별 중심에서 pp연쇄반응으로 수소 연소를 시작하며, 이때 수소 네개가 하나의 헬륨으로 융합되고 나머지 질량손실을 에너지로 방출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핵융합에 사용된 중심부의 수소는 점차 고갈되고 최초 별이 형성된 시기의 화학조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며 별의 중심은 새로 융합된 헬륨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는 평균분자량의 증가에 따른 압력의 감소를 초래하게 되어 중심부의 핵은 점차 수축하기 시작한다. 이때 별의 핵은 복사로 에너지를 전달하며 외곽부의 일부에서는 대류로 에너지를 전달한다.

중력에너지의 증가로인한 핵의 수축은 중심온도의 상승을 불러오게 되며, 증가된 온도는 pp연쇄반응을 더 효율적으로 발생하게 하여 에너지 생성률을 더 높이게 된다. 에너지 생성률이 높아진 별은 광도 역시 증가하게 되며 중심은 아직은 연소되지 않는 헬륨이 남게되고 수소가 타는 껍질이 점차 중심핵에서 바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헬륨핵은 점차 증가하게 된다. 현재 태양은 영년주계열에서 수소연소를 시작한지 약 45억년정도 지난 상태이며 태양 질량 정도의 별이 주계열에 머무는 시간은 약 100억년 정도이다.

주계열 전향점 및 적색거성 단계(Main Sequence Turnoff and Red-Giant Branch)

헬륨핵이 별의 질량의 10%정도에 이르게 되면 중심부가 열적평형상태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중력수축하게 되며 이때 막대한 양의 중력에너지가 방출된다. 방출된 중력에너지는 중심부 온도를 더욱 증가시키며 이 때 수소껍질의 온도가 증가해 수소껍질이 CNO순환으로 연소되기 시작한다. CNO순환은 중심부온도와 압력을 더욱 증가시키며 활발해진 수소껍질 핵융합반응은 별의 반경증가를 불러온다. 반경이 증가된 별은 광도가 증가하게 되며 표면온도는 감소하게 된다. 이 때를 적색거성(red giant) 단계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헬륨핵은 점차 축퇴되기 시작하며 별내부에서 에너지 전달은 대류로 일어나게 된다. 대류로 별의 질량손실 또한 발생하게 된다.

그림 1. 태양과 같은 별의 HR도 상의 진화(출처:정철)

수평가지 단계(Horizontal Branch)

태양과 같은 별의 적색거성 단계에서는 헬륨핵의 온도가 충분히 높지 않아서 헬륨연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수소껍질에서 핵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헬륨핵의 질량이 증가하면서 계속 중력수축이 이루어지며 밀도가 증가하여 헬륨핵은 전자축퇴압으로 버티는 단계에 도달한다. 중심 헬륨이 축퇴된 상태로 중심온도가 헬륨연소 온도인 1억도에 이르게 되면 급격하게 헬륨이 연소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헬륨플래쉬(helium flash)라고 한다. 이후 삼중알파과정(triple alpha process)으로 헬륨핵 연소를 시작한다. 이 때 발생된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헬륨핵이 팽창함에 따라 수소껍질의 밀도와 온도가 감소하고 수소핵융합반응도 약해지며 수평가지(horizontal branch)로 떨어지게된다. 수평가지로 떨어진 별은 중심의 헬륨과 껍질의 수소가 동시에 연소되는 단계이며 점차 광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 이 때 중심 핵 부분은 헬륨연소의 결과로 탄소와 산소의 핵이 형성된다. 수평가지 단계의 별진화는 주계열 단계의 진화보다 빠르며 별의 질량손실에 따라 수평가지 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다르긴 하지만 약 2억년 정도이다.

그림 2. 태양과 같은 별의 진화와 그 내부 구조의 변화. 3~5번은 핵부분을 묘사한 것이며 실제 스케일과는 상관이 없다.(출처:정철)

점근거성가지 단계(Asymptotic Giant Branch)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핵이 중력수축하게 되면 중력에너지가 중심온도를 올리는데 사용되게 되고 이때 수소와 헬륨껍질의 온도는 증가하여 효율적인 핵융합이 이루어지게된다. 이 단계에서 별은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핵을 둘러싼 헬륨 껍질과 헬륨을 둘러싼 수소껍질이 동시에 활발하게 연소하는 상태가 되어 별의 광도가 증가한다. 광도가 증가한 별의 반경은 기존 반경의 300배 가량으로 증가되며 별의 표면온도는 감소하게 된다. 이 상태의 별을 점근거성가지별이라고 부른다. 태양이 점근거성가지 단계에 이르게 되면 증가된 반경으로 지구는 태양 안으로 흡수된다. 태양과 같은 별은 점근거성가지 단계에서 탄소와 산소핵이 전자축퇴된 상태로 머무른다.

행성상 성운 및 백색왜성(Planetary Nebula and White Dwarf)

점근거성가지 단계에는 수차례의 헬륨껍질 플래쉬가 발생하며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중심핵과 껍질부분이 서서히 분리되기 시작한다. 이때 분리된 껍질부분은 행성상 성운으로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가며 중심부분에는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백색왜성이 남아 서서히 식어간다. 행성상 성운은 성간물질로 남아 다음 세대 별생성의 중요한 원료가 된다.

태양질량 4배~8배 별의 진화

별의 질량이 증가하게 되면 중력이 매우 강해지게 되고 정유체평형을 이루기 위해 높은 항성 내부 압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질량이 큰 별은 중심온도가 태양 질량의 별들에 비해 매우 높고, 핵반응률도 높아서,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 일반적으로 별이 주계열성으로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은 별 질량의 세 제곱에 반비례한다. 태양 질량의 4배에서 8배 사이의 별과 태양 질량의 8배 이상되는 별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별 내부구조가 크게 다르고 진화 결과물 또한 다르다.

주계열단계

일반적으로 무거운 별의 초기 진화는 태양질량 정도의 별의 진화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온도와 압력이 높아 수소연소단계가 pp연쇄반응이 아닌 CNO순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CNO순환은 pp연쇄반응과 달리 아주 좁은 영역에서 수소의 연소가 이루어지므로, 발생된 열에너지는 핵에서는 대류로 전달된다., 그리고 외곽부에서는 복사로 전달된다. 이 단계로 질량이 낮은 별과 마찬가지로 중심에 헬륨핵이 형성된다. 이 헬륨핵은 급격한 중력수축하게 되고 이에 따른 중심온도의 증가로 에너지 생성률이 증가하므로, 태양질량의 별의 진화와는 다르게 광도와 온도가 살짝 상승하는 구간이 생긴다.

헬륨연소단계

중심 헬륨핵이 수축하고 헬륨핵을 둘러싼 수소 껍질이 연소되기 시작하면서 별 외곽부가 완전히 대류하게 될 때까지 별의 표면온도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 이때 중심 핵의 온도가 1억도 가량에 도달하게 되면 헬륨연소가 시작되는데 질량이 작은 별의 진화와는 다르게 중심 핵의 축퇴가 없기 때문에 헬륨플래쉬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후 헬륨연소로 별의 핵은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지게 되며 별의 온도와 광도는 증가하게 된다.

그림 3. 질량이 큰 별의 HR도 상의 진화(출처:정철)

탄소연소단계

무거운 별의 경우 중심 핵의 온도가 5억도 정도에 이를 수 있다.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핵이 이 온도에 도달하게 되면 탄소핵융합을 시작하여 마그네슘, 네온, 산소 및 헬륨을 생성하기 시작한다. 탄소연소단계가 되면 중심에는 산소, 마그네슘, 네온으로 이루어진 핵이 형성된다. 이때 별의 중심에는 탄소 연소가 일어나고, 핵을 둘러싼 헬륨 껍질이 연소하며, 헬륨껍질을 둘러싼 수소껍질이 연소하는 형태가 된다. 이 단계는 중심의 탄소가 고갈될 때까지 진행되며 이후 산소, 마그네슘, 네온으로 이루어진 핵이 중력수축하게 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탄소껍질, 헬륨껍질, 수소껍질을 연소하게 된다.

행성상 성운 및 백색왜성

태양 질량의 4~8배 정도 되는 별은 탄소연소단계가 끝나면 열적맥동과정을 거치며 행성상성운을 우주 공간으로 흩뿌리고 산소, 마그네슘, 네온으로 이루어진 백색왜성을 남긴다.

태양질량 8배 이상 별의 진화

이런 무거운 별의 경우 수소에서 탄소연소단계 까지는 태양질량의 4~8배 별의 핵융합 과정을 동일하게 겪는다.

네온연소단계

산소, 마그네슘, 네온으로 이루어진 핵의 온도가 12억도에 이르게 되면 중심핵에 있는 네온의 연소가 시작된다. 이때 네온은 핵융합을 하여 산소와 마그네슘을 형성하며 이 단계는 중심 핵의 네온이 고갈될 때까지 수 년 동안 지속되며 중심에 산소와 마그네슘으로 이루어진 핵을 형성한다.

산소연소단계

네온연소 후 산소, 마그네슘 중심핵이 수축하고 그 온도가 15 ~ 26억도에 이르게 되면 중심핵의 산소연소가 시작된다. 산소 핵융합의 결과물로는 실리콘, 황, 인 및 다른 원소들이며 실리콘 핵을 형성하게 된다. 핵의 산소가 고갈될 때 까지 약 1년정도 연소가 이루어 진다.

실리콘연소단계

중심핵의 산소고갈후 실리콘으로 이루어진 핵이 중력수축을 시작한 후 중심 온도가 27 ~ 35억도에 이르게 되면 실리콘의 핵융합이 시작된다. 이때 실리콘은 핵융합으로 니켈과 철의 핵을 형성하게 된다. 이 실리콘 연소단계는 하루 정도 지속된다.

그림 4. 질량이 큰 별의 진화 최종단계 내부 핵의 구조(출처:정철)

핵붕괴단계

실리콘 연소 이후 형성된 철로 이루어진 핵은 온도가 아무리 높아져도 더이상 다른 원소로 융합이 잘 되지 않는다. 이는 자연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 중 철의 결합에너지가 가장 커서, 더 무거운 원소로 융합이 되려면 에너지를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태가 변하지 않는 철핵은 1초가 안되는 시간동안 급격한 중력수축을 겪게 되고, 철은 주변에 있던 전자들을 흡수하여 중성자들로 쪼개지는 흡열핵반응을 겪게 된다. 이에 따라 철핵은 중성자핵으로 변환되고, 철핵을 둘러싸고 있던 외부 층들은 급격히 중성자핵쪽으로 낙하하게 된다. 낙하하는 물질은 중성자핵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양의 중성미자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초신성으로 폭발한다. 이 현상을 핵붕괴초신성(core-collapse supernova)이라고 일컫는다. 철 이후의 원소들은 핵붕괴초신성이나 그 이외 다른 기작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성자별, 블랙홀(Neutron Star and Black Hole)

핵붕괴초신성현상 이후 중심에는 중성자별이 남게된다. 중성자별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3배 이하일 때는 중성자별로 남지만 태양 질량의 3배를 넘어가게 되면 중성자 별도 붕괴되면서 블랙홀이 형성된다.(현재 관측적으로 알려진 중성자별의 최대 질량은 태양 질량의 약 2배 정도이며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경계 질량은 아직 매우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