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

교차

[ crossing over ]

교차(crossing over 혹은 crossover)는 진핵생물의 유성생식 (sexual reproduction) 과정에서 상동염색체 (homologous chromosome)들의 교환을 통해 재조합 염색체 (recombinant chromosome)가 생성되는 과정이다. 배우자 (gamete)가 형성되는 감수분열 (meiosis) 1단계의 전기 (prophase)에서 상동염색체 사이에 시냅시스 (synapsis)라고 하는 접합이 일어나고, 중기 (metaphase)와 후기 (anaphase)를 거치면서 염색체의 교환이 일어난다.

그림 1은 다른 색깔로 그려진 상동염색체끼리의 교차를 통하여 재조합 염색체가 생성되어 대립유전자 (allele)들의 조합이 섞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이다. 같은 염색체 상에 있는 두 개의 유전자의 거리가 멀수록 대립유전자가 조합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이러한 교차에 의한 유전자의 조합은 유전자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는 유전지도 작성 (genetic mapping)의 근간이 된다.

그림 1. 염색체의 교차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Chromosomal_crossover#/media/File:Chromosomal_Crossover.svg )

목차

교차가 발견된 역사

프란스 얀센 (Frans Janssens)는 1909년에 상동염색체의 비자매 염색분체 (nonsister chromatids)끼리 맞붙은 부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키아즈마타 (chiasmata)라고 명명하였다. 이에 염색체설 (chromosome theory)을 증명한 초파리 유전학자인 토마스 헌트 모간 (Thomas Hunt Morgan)은 얀센의 발견에 영감을 얻어 키아즈마타가 염색체가 잘린 후 다시 붙게 되는 교차와 염색체 재조합의 물리적인 근거임을 제시하였다. 이후 1931년에 바바라 맥클린톡 (Barbara McClintock)과 헤리엇 크레이턴 (Harriet Creighton)이 옥수수를 사용하고, 커트 스턴 (Curt Stern)이 초파리를 사용하여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교차의 구조적인 역할

감수1분열이 제대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상동염색체끼리 짝을 지어 4개의 염색분체들이 세포 중앙의 적도면(metaphase plate)에 존재해야 한다. 이후 방추사(spindle)에 의해 상동염색체가 두 개의 딸세포 (daughter cell)로 분리되는데 이 때 각각의 상동염색체의 2개의 염색분체만이 균형있게 분리되기 위해 교차가 필수적이다. 즉, 체세포분열 과정에서 염색분체가 균형있게 분리되기 전에 짝을 지으려면 코헤신(cohesin) 단백질이 이들을 묶어야 하는 것처럼, 감수분열 시에는 교차에 의한 상동염색체 사이의 짝짓기가 이들을 묶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생식세포 형성 과정에서 제대로 된 감수분열을 위해서는 모든 상동염색체 쌍에서 적어도 하나의 교차가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교차의 유전학적인 역할

대부분의 진핵생물은 부모로부터 각각의 유전자에 대해 하나씩의 대립유전자를 물려 받는다. 이 결과 진핵생물의 체세포(somatic cell)는 한 쌍의 대립 유전자 (allele)가 한 쌍의 상동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이배체 (diploid)로 존재한다. 배우자 (gamete)의 감수분열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동염색체의 교차는 대립 유전자의 조합을 뒤섞게 되는데 이를 통해 생식세포의 염색체는 부모와는 다른 유전자형 조합을 거의 무한정으로 지닐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같은 부모로 부터 태어나는 자식은 일란성 쌍생아를 제외하고는 같은 유전자형을 갖는 경우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극단적으로 한 부모가 백만명의 자식을 낳을 수 있다고 가정해도 같은 유전자형을 우연히 갖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형제들이 아무리 많아도 똑같은 유전자형을 갖는 똑같은 겉모습의 형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자손들이 태어날 때 부모의 유전자의 섞임을 통하여 다양한 표현형을 지니게 되는 생명체의 다양성의 근간 중 하나로 작용한다.

체세포분열 교차(mitotic crossover 혹은 mitotic recombination)

생물학에서 교차는 일반적으로 감수분열 시의 교차를 의미한다. 하지만 체세포에서도 특수한 경우 상동염색체 사이에 교차가 일어날 수 있으며 이를 체세포분열 교차, 혹은 이를 DNA 수준에서 정의하는 체세포분열 재조합(mitotic recombination)이라고 부른다. 체세포분열 시의 교차를 통하여 표현형이 없는 이형접합체(heterozygous)의 열성(recessive) 돌연변이(mutation)를 가진 모세포가 동형접합체(homozygous) 돌연변이를 가지는 딸세포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이형접합체 상실(loss of heterozygosity: LOH)을 일으키는 하나의 기전으로 암(cancer)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관련용어

유성생식(sexual reproduction), 상동염색체(homologous chromosome), 재조합 염색체(recombinant chromosome), 생식세포(gamete), 감수분열(meiosis), 전기(prophase), 시냅시스(synapsis), 중기(metaphase), 후기(anaphase), 대립유전자(allele), 유전지도 작성(genetic mapping), 염색분체(nonsister chromatids), 키아즈마타(chiasmata), 염색체설(chromosome theory), 적도면(metaphase plate), 방추사(spindle), 딸세포(daughter cell), 코헤신(cohesin), 체세포(somatic cell), 이배체(diploid), 체세포분열 교차(mitotic crossover), 체세포분열 재조합(mitotic recombination), 이형접합체(heterozygous), 열성(recessive), 돌연변이(mutation), 동형접합체(homozygous), 이형접합체 상실(loss of heterozygosity: LOH), 암(cancer)

참고문헌

Genetics 5/E: From Genes to Genomes (Hartwell et al., McGraw-Hill)

Molecular Biology of the Gene, Seventh Edition (Watson et al., Pea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