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제

항균제

[ antimicrobials ]

항균제, 즉 항미생물제는 미생물의 생장이나 생존을 억제하는 천연화합물 혹은 합성화합물을 의미한다. 항균제는 주로 1 mg/ml 이하의 농도에서 작용하는 저분자 (통상적으로 5 kDa 이하)화합물을 의미하며, 라이소자임, 박테리오신, 펩티드 등 분자량이 크고 화학합성이 어려워 주로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합성되는 항균제는 바이오항균제(bioantibacterials)로 구분하여 정의하기도 한다. 항균제의 항균활성은 항균범위(antimicrobial spectrum)와 항균효능(antimicrobial efficacy)로 평가한다. 항균제의 목적은 미생물의 구조를 파괴하거나 주요 대사를 저해함으로써 미생물의 작용을 억제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항균제는 미생물의 생체분자를 합성하거나 조립하는데 필요한 효소의 기능을 방해하지만 몇몇 항균제는 세포 내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구조를 파괴시킨다. 또한, 숙주의 조직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미생물의 작용만을 억제하는 선택적 독성을 가져야 하므로 좋은 항균제가 되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생장이나 생존에 필수적인 독특한 구조적 또는 기능적 특성을 표적으로 해야 한다.

목차

항균범위

항균범위는 항균활성이 나타나는 표적 미생물군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항균효능은 표적 미생물에 대해 얼마나 적은 양으로 항균활성을 보이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미생물의 종류와 특징이 매우 다양한 만큼, 항균제를 작용대상에 따라 항세균제(antibacterials), 항진균제(antifungals), 항원충제(antiprotozoals), 항바이러스제(antivirals)로 구분하고 각각의 범주 내에서 항균범위를 정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항균활성

항균제는 표적미생물에 대한 항균활성의 양상에 따라 정균형(static), 살균형(cidal), 용균형(lytic)으로 구분한다. 정균형 항균제는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약물이 지속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 미생물의 생장은 회복된다. 살균형 항균제는 미생물을 사멸시키는 것으로 미생물의 증식능력이 소멸되어 약물이 제거되어도 미생물의 생장은 회복되지 않는다. 살균형 항생제를 장시간 처리하게 되면 세포의 구조가 파괴되기도 한다. 용균형 항균제는 살균형 항균제와 달리 처리 즉시 미생물의 세포 구조가 파괴되는 것으로, 살균형 항균제에 포함시켜 보는 시각도 있다. 모든 항균제는 표적에 따른 고유의 항균양상과 무관하게 저농도에서는 정균활성을, 고농도에서는 살균활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정균활성을 나타내는 최소농도인 최소생장억제농도(minimal inhibitory concenctration, MIC)와 살균활성을 나타내는 최소농도인 최소사멸농도(minimal lethal concentration, MLC)을 가지며, 반드시 MLC가 MIC보다 높다. MIC와 MLC는 측정조건이나 표적 균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항균제의 항균활성을 나타내는 고유지표로 사용된다. 특히, MIC와 MLC가 4배 이내로 차이가 나는 항균제를 살균형 항균제로, MIC와 MLC가 8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항균제를 정균형 항균제로 정의하는데, 이는 항균요법에서 중요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어, 항균제를 병용투여 하는 경우에는 상균형은 살균형끼리, 정균형은 정균형끼리 조합하여 사용하는데, 정균형 항균제를 병용투여하는 경우 살균형 항균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화학요법지수

항균제의 선택적 독성을 나타내는 지수는 화학요법지수(chemotherapeutic index, CI)로 정의한다. 건강한 동물에 항균제를 투여항 중독사하기 직전의 양인 최대내량(maximum tolerated dose, T)을 구하고, 감염된 동종의 동물에 항균제를 투여하여 치료하는데 필요한 최소유효량(minimum curative dose, C)을 구하여 이들의 비인 C/T를 CI로 나타낸다. T는 클수록, C는 작을수록 좋은 항균제인데, 보통은 C/T 비율이 0.1 이하가 되어야 의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항균제의 부작용

항균제를 투여할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마이크로비옴 변화, 약제내성 증가, 과민반응, 기능장애 등을 들 수 있다.

항균제의 종류

항세균제

항세균제는 표적 세균의 부류에 따라 항균범위를 정한다. 표적 세균의 부류는 크게 Rickettsia, Chlamydia, 나선균, (앞에 있는 것을 제외한) 그람음성균, 그람양성균으로 나눈다. 이들 모두에 작용하면 광범위(broad-spectrum) 항세균제, 이들 중 일부(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균 일부 등)에 작용하면, 중범위(medium-spectrum) 항세균제 등으로 구분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약제의 구조적 특성과 작용기전(mode of action)에 따라 구분한다. 항세균제는 1) 세포벽합성 억제제, 2) 단백질합성 억제제, 3) 핵산합성 억제제, 4) 세포막기능 저해제가 가장 대표적인 분류군이다.

항진균제

진균과 인간은 세포 구조가 유사한 점이 많아 진균에 대한 독성은 인간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진균 세포막 특유의 스테롤인 에르코스테롤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항진균제가 존재하는데, 1)에르고스테롤과 결합하여 기능을 저해하는 폴리엔계, 2)에르고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아졸계, 3)에르고스테롤의 전구체인 라노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하는 알릴아민계, 4)진균세포벽의 글루칸 합성을 저해하는 에키노칸딘계 항균제가 대표적인 분류군이다.

항원충제

원충 (protozoa)에 의한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로서 종류에 따라 유사성이 매우 적기 때문에 한 가지 감염증에 대해 서로 다른 항원충제의 교차사용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항원충제는 주로 말라리아Toxoplasma 감염 치료제를 중심으로 개발되었으며, 감염 치료에 salvarsan, metronidazole, tetracycline과 같은 항생제가 쓰이는 경우도 있다. 작용기전이 명확하지 않은 것들도 있으며, 대표적인 항원충제로는 quinolines (퀴놀린계), 항엽산제, 항말라리아제 등이 있다.

항바이러스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작용을 약화 혹은 소멸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을 의미한다. 바이러스는 독자적인 물질 대사가 없고, 숙주체계를 이용하여 복제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생활사가 명확히 알려지고 숙주와는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만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가능하다. 일으키는 질환의 파급효과가 크거나 역전사 효소처럼 숙주에는 존재하지 않는 효소를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어왔기 때문에 질환군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분류으로 1) 유행성독감 치료제, 2) Herpes 치료제, 3) B형간염 치료제, 4) AIDS 치료제를 들 수 있으며,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에 폭넓게 사용되는 약물도 존재한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바이러스 증식의 5 가지 기본 단계인 1) 숙주 세포 내로의 부착 및 침투, 2) 탈피(uncoating)을 통한 바이러스 유전체의 방출, 3) 새로운 바이러스 성분의 합성, 4) 합성한 구성 요소를 이용한 바이러스 입자 조립, 5) 숙주 세포로부터 조립된 입자의 방출 중 한 가지 단계에 작용한다.

집필

조유희/차의과학대학교

감수

하남출/서울대학교

참고문헌

미생물학, 한국미생물학회, 1st edition, (2017)

동의어

Antimicrobials, antimicrobials, 항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