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양초 시소 만들기

오르락~ 내리락~ 양초 시소 만들기

주제 화학
칼럼 분류 실험기사
칼럼 작성일 20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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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기름진 생선(candlefish, 은대구의 일종)을 뾰족한 막대에 끼운 채 불로 태웠다.

- 밥 셔먼, 『양초 제작의 역사』

정전이 되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 생일 케이크에 빠지면 허전한 것, 값싸고 손쉽게 불을 밝힐 수 있는 것, 바로 양초다. 그 기원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의 지방덩어리가 양초의 시초인 것을 알게 된다.

수 세기에 걸쳐 동물의 지방에서 밀랍, 파라핀 등으로 재료가 변했지만 ‘불을 밝히기 위한’ 양초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불을 밝히는 용도 외에도 양초의 성질을 이용해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 있다.

[교과과정]
초등 3-1 우리 생활과 물질
초등 6-2 연소와 소화
중 1 물질의 세가지 상태

[학습주제]
액체와 고체의 성질 이해하기
겔 상태의 특징 알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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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 참고사항 : 양초에 불을 켤 때는 다른 곳에 옮겨 붙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촛농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촛농이 떨어질 위치에 충분한 크기의 받침대를 놓아주세요.

양초 시소의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양초의 성질 이전에 시소의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시소는 일종의 긴 판자 중앙을 받침대로 고정하고 양 끝에 한 사람씩 앉아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놀이기구다. 시소는 타는 사람의 무게와 중앙 받침대와의 거리에 따라 오르내리는 정도가 달라진다. 받침대는 시소의 무게중심이 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무게가 가벼울수록 위로 올라가고 무거울수록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무게가 같을 경우, 무게중심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위로 올라가고, 무게중심과의 거리가 멀수록 아래로 내려간다.

빨대로 만든 시소 양 끝에 양초의 심지를 향하도록 고정한 후 심지에 불을 붙이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양초 두 개의 무게는 동일하고, 무게중심과의 거리도 같은데 어떻게 빨대의 평형이 깨져버린 것일까.

오늘날 양초의 주재료는 석유정제 과정에서 얻는 파라핀이다. 양초 심지에 불을 붙이면 심지가 타들어가며 양초의 길이도 점점 짧아지며 촛농이 떨어진다. 촛농은 불꽃 근처의 파라핀이 녹으면서 액체가 돼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떨어진 촛농의 무게만큼 가벼워진 양초로 인해 시소의 평형이 깨지며 상하운동이 시작된다.

양 끝에 위치한 양초는 불을 붙인 속도 등의 차이로 촛농이 떨어지는 속도가 조금씩 다른데, 이 때문에 서로 번갈아가며 시소 운동을 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아래쪽으로 내려간 양초는 불꽃과 더 많이 접하게 돼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촛농이 더 많이 떨어지게 되고, 무게는 더 가벼워져 다시 위로 올라간다.

파라핀은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탄화수소 물질이다. 양초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 파라핀이 녹으면서 생긴 액체가 심지를 따라 끄트머리로 올라간 뒤 기체로 바뀐다. 이 기체가 타면서 빛과 열이 발생한다. 기체가 탄다는 것은 산소와 결합한다는 의미이다. 심지 끝에 생긴 기체는 산소와 결합하면서 다른 기체로 바뀌는데, 탄소와 수소가 각각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된다. 촛불을 끈 뒤 나오는 흰색 연기는 바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섞인 것이다.

양초의 불꽃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가장 바깥쪽은 겉불꽃으로 산소 공급이 잘 이루어져 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불꽃의 온도는 섭씨 1,400도로 가장 높아 불꽃의 색깔을 거의 볼 수 없다. 가운데 부분은 속불꽃으로 산소 공급이 부족해 불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때문에 그을음이 생기는데, 이 그을음이 열을 받으면 밝게 빛난다. 불꽃 온도는 600도 정도로 겉불꽃보다 800도나 낮다. 가장 안쪽은 불꽃심으로 그을음이 가장 많이 생기는 부분이다. 온도는 300~400도 정도로 가장 낮다.

  • 유기현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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