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마토그래피, 숨겨진 색을 찾아라!

크로마토그래피, 숨겨진 색을 찾아라!

주제 화학
칼럼 분류 실험기사
칼럼 작성일 201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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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의 물질은 크게 순물질과 혼합물로 나눌 수 있다. 순물질은 이름 그대로 순수하게 한 종류의 물질만으로 이루어졌는데 물, 소금, 순금, 연필심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혼합물은 두 가지 이상의 순물질이 섞여 이루어진 것으로 공기, 바닷물, 암석 등이 있다.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혼합물의 상태로 존재한다. 때문에 소금이나 철 등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순물질을 얻기 위해서는 혼합물 분리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혼합물은 어떻게 순물질로 분리할 수 있을까? 크로마토그래피 원리를 이용해 혼합물을 분리해 보자.

[교과과정]
초등 3-2 혼합물의 분리

[학습주제]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 이해하기
혼합물 분리하기
생활 속 혼합물 찾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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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 참고사항 : 코팅된 분필은 결과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분필의 점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분필을 너무 오랫동안 물속에 담가두면 색들이 모두 분산되므로 주의하세요.
거름종이 실험은 물을 흡수해 위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20분 이상 소요됩니다.

■ 실험 결과
1) 수성 사인펜으로 점을 찍은 분필을 물 위에 올려놨을 때
- 검은 점은 분필 아래쪽부터 보라, 파랑, 빨강, 노랑의 순서로 번져 나갔다.

2) 수성 사인펜으로 점을 찍은 거름종이를 물에 흡수되도록 올려놨을 때
-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각각의 점들이 물과 함께 퍼져나가며 다양한 색깔로 얼룩졌다.

이 실험처럼 혼합된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을 ‘크로마토그래피’라고 한다. ‘크로마’는 라틴어로 ‘color’, 즉 색이라는 뜻이고 ‘그래피’는 ‘기록’이라는 뜻으로 색깔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크로마토그래피는 이동 속도의 차이를 이용해 시료의 성분을 분리해 낸다.

종이 크로마토그래피는 비슷한 성분의 물질이 소량으로 섞여 있는 혼합물을 쉽게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거름종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물과 같은 용매를 잘 흡수하는 성질 때문이다. 실험에서 거름종이에 수성 사인펜들로 점을 찍은 뒤, 물에 거름종이 끝부분이 잠기도록 올려놓으면 물이 거름종이를 따라 올라간다. 물이 사인펜 점과 만나면 사인펜 시료 속의 혼합물들이 용해되기 시작한다. 용해된 성분들은 물과 함께 이동하는데 종이 속 셀룰로오스와의 친화력, 성분의 무게 등에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달라진다.

크로마토그래피는 1906년 러시아의 식물학자인 미하일 츠베트가 고안해 냈다. 그는 식물의 잎에 함유돼 있는 엽록소를 분리하기 위해 잘게 빻은 탄산칼슘을 채운 유리관에 식물 즙을 통과시켜 색소를 분리해 냈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크로마토그래피를 연구하며 종이 크로마토그래피는 물론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관 크로마토그래피,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등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냈다.

■ 생활 속 다양하게 이용되는 크로마토그래피
크로마토그래피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혼합물의 양이 적어도 분리가 가능하다. 둘째, 실험이 간편하다. 실험을 시작하고 기다리면 곧 저절로 분리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크로마토그래피는 화학 분석에 자주 사용된다.

범죄 영화를 볼 때 핏자국을 분석해서 범인을 알아내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때 피가 묻어 있는 부분을 용매를 써서 녹인 다음 크로마토그래피 장치에 넣으면 단백질이 분리된다. 혈액형에 따라 피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종류가 다른 점을 이용해 범인의 혈액형을 알아내는 것이다. 소변의 성분 분석도 가능하기 때문에 운동선수의 도핑테스트에도 활용된다. 그 밖에도 지방, 금속 이온, 소화 효소, 비타민, 당분 등을 분리하거나 확인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크로마토그래피 원리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리차드 에버세드, 스티븐 버클리 교수 연구팀은 기원 전 1985년부터 기원 후 395년 사이에 만들어진 13구의 미라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하는 데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했다.

마약을 했는지 검사하는데도 기체 크로마토그래피가 이용된다. 혐의자의 머리카락에서 단백질을 제거한 뒤 나머지를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 분리한 후 질량분석기로 분석하면 엑스터시의 주성분인 MDMA(methylene dioxymethamphetamine)의 검출 여부를 알 수 있다. 소변검사보다 마약 검출 정확도가 월등히 높다.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아본 크로마토그래피는 이렇듯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 유기현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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