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필로스 왕 넬레우스의 아름다운 딸이다. 넬레우스는 딸을 내어주기 싫어 구혼자들에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지만 아미타온의 아들 비아스는 예언자인 형 멜람푸스의 도움으로 페로와 결혼할 수 있었다.

페로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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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는 필로스의 왕 넬레우스가 암피온과 니오베의 딸 클로리스와 결혼하여 낳은 딸이다. 넬레우스와 클로리스 사이에서는 그밖에도 타우로스, 아스테리오스, 필라온, 네스토르 등 12명의 아들이 태어났다.

페로는 아미타온의 아들 비아스와 결혼하여 페리알케스, 아레이오스, 알페시보이아, 탈라오스, 아레이오스, 레오도코스 등 여러 명의 자식을 낳았다.

신화 이야기

페로의 아버지 넬레우스의 결혼 조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따르면 페로의 어머니 클로리스는 미모가 뛰어나서 넬레우스가 많은 결혼선물을 바치고서야 아내로 삼을 수 있었다고 한다. 페로 역시 어머니의 미모를 물려받아 대단히 아름다운 처녀로 자라났다. 그래서 페로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구혼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지만 딸을 내어주고 싶지 않았던 넬레우스는 까다로운 결혼 조건을 내걸었다. 테살리아 지방 필라카이의 왕 필라코스가 기르는 살찐 소떼를 선물로 가져와야 딸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라코스의 소떼는 절대로 잠들지 않는 무시무시한 개가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훔쳐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아스와 멜람푸스

아미타온의 아들 비아스 역시 아름다운 페로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지만 넬레우스가 요구한 결혼선물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자 뛰어난 예언자인 형 멜람푸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동생을 무척 사랑했던 멜람푸스는 붙잡히게 될 줄을 미리 알면서도 비아스가 소떼 훔치는 일을 도와주었는데, 결국 소를 훔치다 발각되어 1년 동안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감옥에 갇힌 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갈 무렵에 멜람푸스는 감옥 지붕에 있는 벌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멜람푸스는 어릴 때 그가 목숨을 구해준 새끼 뱀들이 귀를 핥아준 덕분에 짐승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멜람푸스’ 참조)). 벌레들은 그날 밤 감옥의 들보를 모두 갉아먹겠다고 하였고, 멜람푸스는 간수에게 곧 감옥 지붕이 무너져 내릴 테니 다른 방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그날 밤 실제로 그가 있던 감옥의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이피클레스의 성불구를 고쳐준 멜람푸스

멜람푸스의 예언 능력에 감동 받은 필라코스 왕은 그에게 아들 이피클레스의 성불구를 고쳐주면 소떼를 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멜람푸스는 소 두 마리를 잡아 제물로 바친 뒤 그 고기를 새들에게 대접했다. 고깃덩이에 마지막으로 날아온 늙은 독수리는 필라코스 왕이 예전에 이렇게 소를 잡아 제물로 바쳤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독수리는 그때 어린 왕자였던 이피클레스가 부왕이 커다란 칼로 피를 튀기며 소를 잡는 광경을 보고는 충격을 받아 성불구가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왕은 당시 피 묻은 칼을 아들이 보지 못하게 신성한 떡갈나무 밑에 감추어 두고는 이제껏 까맣게 잊고 있었다. 독수리는 멜람푸스에게 그 칼을 찾아내서 녹을 갈아낸 다음 그 가루를 포도주에 섞어 열흘 동안 먹이면 이피클레스의 성불구가 치료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자 성불구가 치료되어 이피클레스는 두 아들 포다르케스와 프로테실라오스를 낳을 수 있었다. 멜람푸스는 약속대로 받은 소떼를 끌고 필로스로 돌아가서 넬레우스에게 건네고 그의 딸 페로를 비아스와 결혼시켰다.

비아스와 페로 사이에서는 여러 명의 자식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비아스는 나중에 페로를 버리고 티린스 왕 프로이토스의 딸 리시페와 다시 결혼하였다. 그 후 페로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바가 없다(일설에는 페로가 죽고 나서 비아스가 재혼한 것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