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스

리모스

개념이 의인화된 신

[ Limo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허기(虛飢)의 여신이다. 리모스는 데메테르 여신의 명령으로 그녀의 신성한 숲을 파괴한 테살리아 왕 에리시크톤의 뱃속에 채울 수 없는 허기를 심어 주었다. 에리시크톤은 굶주림에 시달리다 못해 제 살을 뜯어먹고 죽었다.
에리시크톤과 그의 딸 메스트라

에리시크톤과 그의 딸 메스트라

외국어 표기 λιμός(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채울 수 없는 허기
어원 기아
로마신화 파메스(Fames)
가족관계 에리스의 딸, 닉스의 손녀

리모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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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스 인물관계도
닉스에리스레테아테

기원전 7세기 경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리모스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딸이다. 포노스(노고), 레테(망각), 알게아(고통), 히스미나이(다툼), 마카이(전쟁), 포노이(살해), 아테(미망) 등이 그녀의 형제들이다.

신화 이야기

개요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딸 리모스는 기아와 굶주림이 인격화된 신으로 데메테르플루토스처럼 곡물과 풍요를 상징하는 신과 반대되는 성격을 지닌다.

1세기 경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따르면 리모스는 얼음처럼 차가운 스키티아의 가장 먼 변경에 있는 곡식도 초목도 나지 않는 황량한 불모지에 살고 있다. 오비디우스는 그녀의 용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두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얼굴은 창백했고, 입술은 말라 갈라졌고, 입안은 태(苔)로 거칠어졌고,
살갗은 딱딱하게 말라 안에 있는 내장이 들여다보였소.
그녀의 앙상한 좌골들은 움푹 들어간 허리 아래로 튀어나와 있었고,
배는 빈자리에 불과했소. 그대는 그녀의 가슴이 허공에 매달려 있고,
척추의 뼈대에 간신히 붙들려 있다고 생각할 것이오.
그녀는 수척하여 관절이 굵어 보였고, 무릎은 부어올랐으며
복사뼈는 지나치게 큰 혹처럼 툭 튀어나와 있었소.”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이스』에서 리모스를 저승의 입구를 지키는 괴물들 중 하나로 묘사하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리모스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테살리아 왕 에리시크톤의 신화이다.

에리시크톤과 그의 딸 메스트라

테살리아 왕 에리시크톤은 무례하고 불경한 인물로, 식당을 지을 재목이 필요하자 거침없이 데메테르 여신에게 봉헌된 신성한 숲의 나무들을 자르게 하였다. 그는 데메테르 여신의 화관이 달린 커다란 참나무를 아무도 감히 베려 하지 않자 직접 도끼를 들고 나가 나무를 찍었다. 나무에서는 피가 흘렀다. 나무에 깃든 님페 하마드리아데스가 흘리는 피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신성한 나무를 기어코 쓰러뜨렸다.

분노한 데메테르 여신은 기아의 여신 리모스에게 명하여 에리시크톤을 채워지지 않는 굶주림에 시달리도록 하였다. 리모스는 에리시크톤의 집을 찾아가 잠자고 있는 그의 뱃속과 혈관에 허기를 뿌려놓았다. 잠에서 깬 에리시크톤은 불같은 식욕을 느끼며 미친 듯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포만감은 찾아오지 않았다. 얼마 후 그는 허기를 달랠 음식을 마련하느라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다.

더 이상 음식을 마련할 재산이 없게 된 에리시크톤은 하나뿐인 딸 메스트라를 돈 많은 구혼자에게 팔아버렸다. 하지만 메스트라는 그녀를 사랑하는 해신 포세이돈이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준 덕분에 팔려간 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딸의 능력을 눈치챈 에리시크톤은 계속해서 그녀를 팔아 음식을 구했고, 메스트라는 그때마다 암말, 새, 사슴, 염소 따위로 변신하여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에리시크톤의 굶주림은 점점 더 심해져갔고, 마침내 딸 메스트라가 마련하는 음식으로도 허기를 면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제 입으로 제 사지를 뜯어먹으며 최후를 맞았다.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