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첨지
박첨지는 꼭두각시놀음과 서산박첨지놀이에 등장하는 인물인형이다. 매 거리마다 등장하며 극 진행상의 해설을 겸하는 중심인물이다. 꼭두각시놀음에서 박첨지는 첫 번째 거리부터 마지막 거리까지 계속 등장한다. 제1막 박첨지 유람거리에서는 놀이의 내용을 소개하는 해설자의 역할을 하고, 제2막 피조리거리에서는 피조리 두 명이 박첨지의 딸과 며느리로 설정되어 있고, 제3막 꼭두각시거리는 가면극의 영감 할미과장과 같은 내용인데, 영감 역할로 박첨지 자신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시미거리에서는 여러 인물이 이시미에게 잡아먹히는데 박첨지도 이시미에게 물렸을 때, 그 생질조카인 홍동지가 나와서 구해준다. 제5막 매사냥거리에서는 평안감사가 매사냥을 할 때 매몰이꾼을 구해오는 역할을 하고, 제6막 상여거리에서는 평안감사의 상여를 맨 상여꾼으로 홍동지를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 제7막 절 짓고 허는 거리에서는 박첨지가 절을 짓는 이유를 설명한다. 박첨지가 극의 전체 진행에서 계속 등장하면서 극의 주인공이 되거나 보조역으로서 등장하기 때문에 인형극 전체가 매우 유기적으로 구성된다. 이 점이 가면극과 다른 점이다. 가면극의 각 과장은 꼭두각시놀음의 각 거리와 매우 유사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독립적인데 비해, 꼭두각시놀음에서는 박첨지의 등장으로 극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통일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첨지(僉知)란 지체가 낮은 늙은이를 높여서 부르는 말이다. 본래 첨지란 조선시대 관직으로 중추부(中樞府)에 소속된 정삼품(正三品) 당상관이었다. 이것이 이후 관직에서 물러난 옛 관료나 나이 많은 선비를 부르는 말로 통용되다가, 이후 지체가 낮은 늙은이를 높여서 부르는 말로 변했다.
박첨지인형 꼭두각시놀음
꼭두각시놀음에 등장하는 박첨지는 흰색 바탕의 얼굴에 흰머리와 흰 수염의 노인 모습을 했다. 소매가 긴 저고리를 입었다. 얼굴과 상반신만 존재하는 반신 형태를 하고 있다. 서산박첨지놀이에서는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데다가 작은마누라까지 얻고 다니는 행위로 인해, 가족 모두의 비판을 받는 경망스러운 인물로 형상화된다. 살구색 얼굴에 검은 콧수염과 길게 자란 흰색 턱수염이 있다. 이마 위에 붉은 색 풍잠을 하고‚ 흰색 광목옷을 입었다. 얼굴과 상반신만 존재하는 반신 형태를 하고 있다.
참고문헌
- 심우성‚ 『남사당패 연구』‚ 동문선‚ 1974.
- 임재해‚ 『꼭두각시놀음의 이해』‚ 홍성사‚ 1981.
- 허용호‚ 「서산 박첨지 놀이 연구」‚ 『구비문학연구』 10‚ 한국구비문학회‚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