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조

계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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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면조는 남도 지역 육자배기의 가풍과 유사한 느낌의 악조이다. 정노식(鄭魯湜, 1891-1965)은 『조선창극사』에서 계면조를 우조와 대비시키면서 "후설치아(喉舌齒牙) 사이에서 나오는 소리이니 평평연(平平然) 애원(哀怨)하고도 연미부화(軟美浮華)한 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계면조'는 전통음악 가운데 가곡의 영향을 받은 명칭으로, 정악에서 쓰던 가곡식 악조명을 판소리에서 수용한 것이다. 선율상 미분음(微分音)으로 하행하는 꺾는 목이 많아서 슬픈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서름제 혹은 서름조라고도 한다. 슬프면서도 섬세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므로, 판소리의 극적 상황이 슬픈 대목이나 여인의 거동을 묘사하는 대목에 주로 쓰인다.

계면조는 서편제에서 두드러지게 사용된다. 김채만(金采萬, 1865-1911)에게 소리를 배운 공창식(孔昌植, 1887-1936), 박화섭(朴化燮, 1888-1939), 김정문(金正文, 1887-1935) 등 이른바 속골 명창들이 특히 계면조를 잘 구사했다.

계면조는 진계면, 단계면, 평계면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진계면은 계면조 중에서 슬픈 감정의 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이때의 '진(眞)'은 '참', '진짜'로 해석된다. 〈춘향가〉 중 이별 대목 대부분과 '옥중가', 〈심청가〉의 슬픈 대목, 〈흥보가〉에서 흥보 처와 흥보가 한탄하는 대목, 〈적벽가〉의 '군사설움 대목'은 모두 진계면으로 되어 있다. 단계면은 전반적인 억양과 표현의 굴곡이 진계면에 비해 덜한 것으로, 〈춘향가〉의 '쑥대머리', 〈흥보가〉의 '흑공단 대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평계면은 계면길에 우조나 평조적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심청가〉 중 '화초타령' 일부, 〈수궁가〉의 '토끼 수궁 나오는 대목' 일부 등에 나타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굴곡을 겪는 과정에서 한때 슬픈 계면조가 소리판에서 주류를 형성하기도 했으나, 소리가 계면조 일변으로 흘러버리는 지나친 계면화에 대해서는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공존했다.

참고문헌

  • 백대웅, 「판소리에 있어서의 우조 평조 계면조」, 『한국음악연구』 8, 한국국악학회, 1979.
  • 이보형, 「판소리와 산조에서의 우조와 평조 연구」, 『국립민속국악원 논문집』 1, 국립민속국악원, 2001.
  • 정노식, 『조선창극사』, 조선일보 출판부, 1940.

참조어

서름조(-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