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무지돌덧널무덤

돌무지돌덧널무덤

[ 積石石槨墳 ]

구덩식(竪穴式)의 돌덧널(石槨)을 매장시설(埋葬施設)로 하고 돌덧널 주위(四周圍)와 상부에 돌을 쌓아 일정한 규모의 돌무지봉분을 조성한 무덤 형식을 말한다. 돌무지돌덧널의 무덤 형식을 따르는 무덤으로서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예는 고구려(高句麗)의 돌무지무덤(積石塚) 중 돌덧널(石槨)을 매장시설로 한 것들이다. 고구려 초기에 유행했던 원형, 방형의 무기단식 돌무지무덤 중에는 장방형 돌덧널을 매장시설로 한 것들이 많은데 돌무지분구를 조성하고 구덩식의 돌덧널을 그 안에 조성하는 방식으로 축조된 무덤이므로 이들은 일종의 ‘돌무지분구묘’라 불러야 적당할 것이다. 하지만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의 개념이 그러하듯이 돌무지돌덧널무덤이라 함은 구덩식돌덧널(竪穴式石槨)을 지하나 지상에 설치하고 그 매장시설을 중심으로 돌무지봉분을 조성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구려지역의 돌무지분구묘들은 돌덧널을 매장시설로 사용했다 하더라도 돌무지돌덧널무덤의 범주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돌무지돌덧널무덤의 존재는 영남대학교에서 칠곡(漆谷) 구암동(鳩岩洞) 고분군을 발굴하면서 알려졌다. 구암동 56호분은 주분(主墳)과 북분(北墳)이 서로 결합된 일종의 표형분(瓢形墳)인데 주분의 돌무지봉분 저경만 18m, 높이 4.5m로 규모가 비교적 큰 돌무지돌덧널무덤이다. 각각의 봉분에는 이혈합장형(異穴合葬形)의 세장방형 돌덧널 2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표형분을 축조하는 방식이나 매장시설을 중심으로 돌무지봉분을 만드는 양상 등은 신라의 중심지인 경주지역 돌무지덧널무덤과 유사한 편이지만 매장시설은 경주지역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세장한 돌덧널이다. 기본적으로 경주의 돌무지덧널무덤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낙동강 유역의 여러 지역에서 매장시설로 가장 선호되던 것이 돌덧널인 까닭에 돌무지돌덧널무덤이 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후 칠곡(漆谷) 다부동(多富洞) 고분군에서도 돌덧널을 매장시설로 하고 원형의 돌무지를 조성한 예가 발견되었고 안동(安東) 수곡동(水谷洞)고분군에서도 11자형으로 배치된 이혈합장형(異穴合葬形)의 매장시설을 중심으로 얇게 돌을 쌓은 봉분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돌무지의 양에 있어서는 경주 돌무지덧널무덤이나 구암동 고분군의 돌무지돌덧널무덤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돌무지돌덧널무덤의 형태를 흉내내고 있기 때문에 같은 범주에 넣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돌무지돌덧널무덤은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을 어느 정도 모방하는 가운데 돌덧널을 매장시설로 사용하게 된 묘제로서 주로 신라의 북편, 혹은 북서편 지역에서 성행하였다고 믿어진다.

참고문헌

  • 臨河댐 수몰지역 文化遺蹟發掘調査報告書(尹容鎭, 慶北大學校博物館, 1989년)
  • 伽耶墓制의 硏究(李殷昌, 硏究論文集 22, 曉星女大, 1980년)
  • 鳩岩洞古墳發掘調査報告(李殷昌, 嶺南大學校博物館, 197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