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모루 유적

검은모루 유적

[ 祥原 黑隅里 遺蹟 ]

지역 상원

평양 상원군 흑우리 근처에 위치한 전기구석기시대 동굴 유적이다. 이 유적은 석회암동굴로서 동굴 앞 20m아래로는 폭 2㎞의 저습평원이 펼쳐져 있고 이 평원 한 가운데에 상원강이 가로지르고 있다. 이 동굴은 우물봉 앞을 지나는 길에 묻혀 있다가 상원강 제방공사 채석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이 파괴된 상태의 동굴은 좁고 긴 모양으로 천정 부분은 남아있지 않은 상태이고, 동굴 벽선 높이는 2m로 추정된다.

이 유적은 크게 5개 지층으로 나뉘며, 맨 위에 쌓인 종유석층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자갈포함층으로 수성퇴적의 성격을 지닌다. 동물화석은 1·3·4층에서 발견되었고 석기로 추정되는 것은 4층에서 발견되었다.

이 유적의 포유동물은 7목 17과 23속 29종이 확인되었고, 작은 포유동물 12종 중 해리, 습들쥐, 간단이밭쥐, 큰갈밭쥐, 북쪽갈밭쥐, 상원갈밭쥐, 상원큰갈밭쥐 등 7종은 절멸종이며 큰 포유동물 17종 중 원숭이, 코끼리, 큰쌍코뿔이, 상원말, 넓적큰뿔사슴, 상원큰뿔사슴, 물소, 젖소, 동굴곰, 짧은턱하이에나 등 10종도 역시 절멸종이다. 절멸종은 전체의 59%를 차지한다. 이 동물군의 전반적인 구성은 온대성 가운데서도 따뜻한 기후 또는 아열대성 동물군으로 볼 수 있으나 해리 및 우는 토끼와 같은 한랭성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보고자는 이 동물군의 연대를 져커우디엔 13지점과 비교하여 그와 유사한 따뜻한 기후의 중기 갱신세 초기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 시기는 대략 70만년 전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연대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다.

이 유적의 4지층 4구획에 한정하여 석기가 출토되었다고 보고되었다. 보고된 유물은 모두 6점인데 그 중 석기는 5점이며 1점은 망치돌로 보았다. 이 석기들은 규질석회암과 석영을 석재로 하여 만들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석기들이 실제로 석기인지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사진에 의하면 전혀 타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석기가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 결국 이 유적은 갱신세의 자연환경과 동물군의 분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한국의 구석기문화-유적의 현황과 편년문제(박영철, 한국고고학보 28, 한국고고학회, 1992년)
  • 상원 검은모루유적 구석기시대유적 발굴보고(김신규·김교경, 고고학자료집 4, 1974년)
  • 상원 검은모루유적 발굴중간보고(고고학연구소, 고고민속론문집 1, 196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