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의 고분

청동기시대의 고분

청동기시대의 무덤으로는 고인돌·돌널무덤·독무덤[甕棺墓]·움무덤[土壙墓] 등이 만들어져 초기철기시대까지 그 전통이 이어졌다. 고인돌은 선사시대 유적 중 가장 특징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일본 규슈[九州], 중국 랴오둥반도[遼東半島] 등에 퍼져 있으나 한반도에 가장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다. 서유럽의 고인돌과 비슷해 보이는 사례도 있지만 이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설정하기는 어렵고, 중국 동북 지방과 한반도에서 독자적으로 발생한 무덤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고인돌은 주검의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양식으로 나뉜다. 판돌[板石]로 땅 위에 네모난 방을 만들어 주검을 넣고 그 위에 크고 넓은 돌을 얹은 탁자식(卓子式)과, 땅 밑에 판돌 및 깬돌[割石]로 널을 만들어 주검을 넣은 뒤 고임돌[支石]을 4개에서 8개 정도 놓고 그 위에 덮개돌을 덮은 바둑판식[碁盤式], 고임돌 없이 바로 덮개돌을 덮은 개석식(蓋石式) 고인돌이 있다. 지상에 돌무지를 깔아 묘역(墓域)을 조성하고 덮개돌을 두기도 한다. 고인돌에서는 민무늬토기·붉은간토기[丹陶磨硏土器]·반달돌칼·돌검·돌살촉 등의 껴묻거리가 확인되고, 비파형동검 등의 청동제품이 확인된 사례는 많지 않다.

돌널무덤은 지하에 판돌·깬돌로 널[棺]을 만들고 판돌 및 나무판자로 뚜껑을 덮은 것으로, 대개 북방 시베리아 계통의 무덤 양식으로 보고 있다. 봉분(封墳)은 거의 확인할 수 없으며, 무덤 주인공의 신분과 무덤이 만들어진 지역에 따라 세부적인 형식과 껴묻거리의 양이 다르다. 대체로 돌검·돌살촉·민무늬토기·붉은간토기·검은간토기·가지무늬토기 등이 출토되며, 간혹 청동기도 함께 나온다.

한편, 충남 일대에서 발견되는 돌널무덤은 깬돌로 널을 만들고 구덩이의 윗부분을 돌로 채우는 특이한 형식으로, 세형동검을 비롯하여 청동거울, 각종 의기(儀器), 덧띠토기, 검은간토기 등이 출토되어 지역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부여·공주 일대에서는 이 시대의 독무덤도 나오는데, 바닥에 구멍을 뚫은 일상용 토기를 바로 세워 묻고 아가리를 판돌로 덮고 매장한 형식이다. 이러한 독무덤은 토기의 크기가 비교적 작고, 바닥이 뚫려 있다는 점에서 세골장(洗骨葬)일 가능성보다는 유아(幼兒)를 안치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