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

자전

[ 字典 ]

요약 한자(漢字) 하나하나의 발음과 뜻을 적어 놓은 책.
전운옥편

전운옥편

한자는 부수별로 배열되어 있으며 동일한 부수 안에서는 획수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그러나 한자의 부수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대개의 자전에는 총획수 색인이 있고, 또한 총획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하여 발음·색인이 있다. 부수는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늘날 한국과 일본에서 나오는 자전은 일반적으로 214부수를 취하며, 중국에서 나오는 자전은 214부수 혹은 210부수를 취하기도 한다. 한국 자전의 발음은 한글로 표시되며, 이에는 정음(正音)·속음(俗音)·관음(慣音)·국음(國音) 등의 종류가 있다. 국음은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음으로서 이두자 등의 발음이 이에 속하며, 이 외의 정음·속음·관음은 편자의 견해에 따라 규정된다.

최초의 자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중국 고대에 나온 이아(爾雅)로서, 이것은 한자에 대한 해설을 모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한자의 발음이 표시되어 있지 않으며 편자와 출현시기도 분명하지 않다. 한대(漢代)의 허신(許愼)이 지은 설문해자(說文解字)는 이아보다 더욱 자전의 성격에 가깝다. 이 책은 최초로 540부수를 창안하여 한자를 분류하였고, 총 9,353자의 의미와 자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 글자에 대한 의미를 대부분 한 가지만 제시하고 있으며 발음이 정확히 표시되어 있지 않다.

본격적인 최초의 자전은 양대(梁代)에 고야왕(顧野王)이 편찬한 옥편(玉篇)이다. 최초의 옥편에는 1만 6917자가, 현존하는 옥편에는 2만 2561자가 수록되어 있다. 옥편은 설문해자와 같이 부수법을 취하고 있으나 그 종류에 변화가 생겨서 총 542부수로 한자를 분류한다. 옥편은 반절법을 이용하여 발음을 제시하고 있으며 한 글자에 대한 다양한 의미와 예문을 제시함으로써 오늘날의 자전과 유사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대적 자전의 체재를 완벽하게 갖춘 책은 청대(淸代) 강희제(康熙帝) 때에 나온 강희자전(康熙字典)이다. 이 책은 214부수를 취하고 반절법을 이용하여 발음을 표기하였으며 총 4만 9030자의 의미와 예문을 정리하였다. 강희자전에서 사용한 214부수와 발음 및 의미의 해설체재는 오늘날의 자전에서도 거의 그대로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려 이전까지 중국의 자전에 의존하다가 조선 중종 때에 와서 최세진(崔世珍)의 운회옥편(韻會玉篇)이 나온다. 이 책은 중국의 운회집자(韻會集字)를 간략하게 정리한 일종의 운서로서 발음이나 뜻을 한국어로 싣지 않았다. 한국에서 나온 자전의 맹아는 최세진이 1527년에 편찬한 훈몽자회(訓蒙字會)와 유희춘(柳希春)이 1576년에 편찬한 신증유합(新增類合)이다. 이 두 책은 천문에 관한 한자, 지리에 관한 한자, 신체에 관한 한자 등과 같이 사물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이에 속하는 3,000여 자의 한자에 대하여 한국말로 음과 뜻을 제시하였다. 또한 현대적 자전의 형태를 갖춘 최초의 책은 1796년경에 나온 전운옥편(全韻玉篇)이다. 전운옥편은 이보다 앞서 나온 규장전운(奎章全韻)의 내용을 종합·정리한 책으로서 한자를 부수별·획수별로 배열하고 한국어로 발음과 의미를 제시한 최초의 자전이다. 이 책에는 한국어 속음과 통용자·속자 등이 제시되어 있다. 그후 1909년 지석영(池錫永)의 자전석요(字典釋要)가 나왔고, 1915년 최남선(崔南善)의 신자전(新字典)이 나왔다. 오늘날에는 사전(辭典)이 자전의 기능을 겸하는데, 일본에서 나온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에는 4만 8902자가 수록되어 있으며, 한국에서 나온 대한한사전(大韓漢辭典)에는 4만 1386자, 명문한한대자전(明文漢韓大字典)에는 5만 1853자, 대만에서 나온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에는 4만 9905자, 그리고 가장 최근 중국에서 나온 한어대자전(漢語大字典)에는 5만 4665자가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