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병

유전병

[ hereditary disease , 遺傳病 ]

요약 유전병은 유전자나 염색체와 같은, 유전에 관련된 인자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질환을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특정 유전자가 양친에게서 물려져 내려와서 발병하는 질환을 의미하며, 혈우병이나 근디스트로피증 같은 질환이 여기에 속한다. 넓은 의미로는 유전적인 요인이 연관되어 있는 질환 전체를 의미하며, 어떤 집안에서 그 질환이 나타나는 발병률이 일반 인간 집단보다 높으며 그 원인이 환경 때문이 아닌 질환을 말한다. 여기에는 실조증이나 고혈압, 당뇨병도 포함될 수 있다. 원인이 후자 쪽이라면 원인이 한 가지 유전자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특정하거나 치료법을 확립하는 것이 어렵다.

또한 구분에 따라서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것만을 유전병으로 보기도 한다. 이럴 경우에는 염색체에 이상이 온 결과 유전자에도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인 다운증후군이나 클라인펠터 증후군 같은 질환은 유전병으로 보지 않는다.

다운증후군이나 클라인펠터 증후군 같은 경우에는 생식세포를 만들기 위해서 염색체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이며, 근본적인 의미에서 유전자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AIDS나 매독처럼 모체에 의해 질병에 감염되어 이상이 나타났을 경우에도 선천적인 질환이긴 하지만 유전병으로 보지 않는다.

 

유전자 이상에 의한 유전병

유전병이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유전자의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에 의해 인간 몸의 특정 단백질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현상이 많다. 대사 과정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단백질이 점돌연변이에 의해 이상이 발생한 후 유전되기 때문에, 현재는 이러한 단백질을 특정하여 원인을 밝혀내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헌팅턴병이나 프래자일X증후군처럼 특정 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돌연변이 때문에 이러한 유전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돌연변이가 일어났을 때 단백질의 기능이 사라지느냐,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우성이냐 열성이냐가 결정된다.

또한 해당 유전자가 상염색체상에 있느냐, X염색체상에 있느냐에 따라서 반성유전 같은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며, 극히 일부로 Y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 이상에 의해 나타나는 유전병도 있다. 유전자 이상의 특성상 멘델의 유전 법칙을 충실히 따라서 유전되기 때문에 멘델성 유전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유전병들은 다음과 같다.
- 페닐케톤뇨증(phenylketonuria: PKU): 상염색체 열성유전. 페닐알라닌에서 타이로신을 만드는 반응에 필요한 효소에 이상이 생겨서 페닐알라닌이 축적되어 정신지체가 나타난다.
- 겸상적혈구 빈혈증(sickle cell anemia): 상염색체 열성유전. 헤모글로빈의 형태가 변하여 발생하는 빈혈증.
-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상염색체 열성유전. 상피세포 표면에 있는 수송단백질에 이상이 생겨서 몸속의 점액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분비되는 증상.
- 백색증(albinism): 상염색체 열성유전. 다른 유전 양상도 있을 수 있다. 멜라닌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아 피부, 모발, 눈의 색이 없는 증상.
- 색소성건피증(xeroderma pigmentosum): 상염색체 열성유전. 피부나 눈이 빛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되는 증상. 빛에 노출되면 주근깨, 물집, DNA 손상이 발생한다.
- 윌슨병(Wilson's disease): 상염색체 열성유전. 체내에 구리가 계속 축적되며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서 간, 신경계에 질환이 발생.
- 후를러-샤이에 증후군(Hurler-Scheie syndrome): 상염색체 열성유전. 몸의 결합조직을 만드는 다당류 유전자를 제대로 합성하지 못하는 증상.
- 테이-색스병(Tay-Sachs disease): 상염색체 열성유전. 신경세포에 문제가 나타나서 정신, 신체능력이 떨어지며 마비, 실조증이 나타난다.
- 신경섬유종 1형(neurofibromatosis type 1: NF-1) : 상염색체 우성유전. 신경섬유를 만드는 유전자 이상에 의해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한다.
- 헌팅턴병(Huntington disease): 상염색체 우성유전. 40세 정도의 나이부터 증상이 나타나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며 치매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 근디스트로피증(근무력증: muscular dystrophy): 상염색체 우성유전. 다른 유전 양상도 있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점차 약해져서 40세 정도가 되면 일상 생활이 힘들어진다.
- A형 혈우병(hemophilia A): X염색체 열성유전. 혈액응고인자의 문제로 인해 피가 잘 멎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 X연관무감마글로불린혈증(X-linked Agammaglobulinema: XLA): X염색체 열성유전. 성숙한 B세포를 생산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면역결핍증.
- 고환여성화 증후군(testicular feminization syndrome): X염색체 열성유전. 남성호르몬 수용체 이상으로 인해 염색체상이 XY임에도 여성과 같은 외양을 보이는 증상.
- 파브리병(fabry disease): X염색체 열성유전. 리소좀의 가수분해 효소 부족으로 인해 당지질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질환. 주로 신장 기능 상실이 나타난다.
- 프래자일X증후군(fragile X syndrome): X염색체 열성유전. 지능 저하, 긴 얼굴, 거대 고환이 나타난다.
- 무정자증(azoospermia): Y염색체 유전. 무정자증으로 인한 불임의 경우에는 Y염색체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 레버 시신경위축증(Leber's hereditary optic neuropathy: LHON): 미토콘드리아 유전. 시신경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이상에 의해 양쪽 눈의 시력을 잃는다.

 

염색체 이상에 의한 유전병

생식세포 분열 과정에서 특정 염색체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서 염색체 수에 이상이 생기거나 염색체의 일정 부위가 결실되어 발생하는 유전병이다. 적은 범위의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서 유전되는 질환이 아니어서, 후대로 유전되어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질환은 유전병에 넣지 않기도 한다.
- 다운증후군(down syndrome): 21번 염색체를 3개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정신지체와 특이한 얼굴 형상을 가지며 면역 체계가 약하다.
- 에드워드 증후군(Edward syndrome): 18번 염색체를 3개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심한 발달 저하와 신경 이상, 정신지체를 보이며 특이한 외모를 보인다.
- 파타우 증후군(Patau syndrome): 13번 염색체를 3개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신경 이상이 심각하며 많은 기형 증상이 나타난다.
- XXX증후군(superfemale syndrome): 여성이 X염색체를 3개 이상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일반적인 임상 증상으로는 거의 정상이다.
- 야콥 증후군(Jacob syndrome): 남성이 Y염색체를 2개 이상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평생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 클라인펠터 증후군(Clinfelter syndrome): 남성이 X염색체를 2개 이상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고환이 작아서 생식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남성이지만 가슴이 나오고 털이 없으며, 2차 성징이 일어나지 않는다.
- 터너 증후군(Turner syndrome): 성염색체로 하나의 X염색체만을 가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염색체 수 이상. 털이 적고 가슴과 성기가 잘 발달하지 못하며 불임을 보인다.
- WAGR증후군(Wilm's tumor, aniridia, gonadoblastoma, retardation: WAGR): 11번 염색체의 결실로 나타난다. 홍체 미발달, 각종 장기의 종양과 정신지체가 나타난다.
- 묘성 증후군(cat-cry syndrome): 5번 염색체의 결실로 나타난다. 목소리가 고양이 우는 소리처럼 되며 각종 육체, 정신이상이 나타난다.
- 묘안 증후군(cat-eye syndrome): 22번 염색체의 중복으로 나타난다. 정신박약과 홍체결손, 항문폐쇄 등의 증상.
- 스미스 마제니스 증후군(Smith-Majenis syndrome): 17번 염색체의 결실로 나타난다. 발육지연, 학습장애, 정신이상 등 각종 기형이 나타난다.
- 안젤만 증후군(Angelman syndrome): 15번 염색체의 결실로 나타난다. 언어장애와 정신장애를 보인다.
- 울프-훠쉬호른 증후군(Wolf-Hirschhorn syndrome): 4번 염색체의 결실 또는 전좌로 나타난다. 성장지체, 정신장애 등 다양한 기형 증상.
- 프라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 15번 염색체의 결실로 나타난다. 비정상적인 식욕으로 인한 비만, 저신장, 성기 발육부전, 학습장애, 정신지체 증상.
- 디조지 증후군(DiGeorge syndrome): 22번 염색체의 결실로 나타난다. 면역결핍, 심장계 이상, 언어장애 등의 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