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예술

[ art , 藝術 ]

요약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

원래는 기술과 같은 의미를 지닌 어휘로서, 어떤 물건을 제작하는 기술능력을 가리켰다.

예술이라는 한자에서 ‘예(藝)’에는 본디 ‘심는다(種·樹)’는 뜻이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기능(機能)’ ‘기술(技術)’을 의미하며 고대 동양에서 사대부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였다. 육예(六藝:禮·樂·射·御·書·數)에서의 ‘예’는 인간적 결실을 얻기 위하여 필요한 기초 교양의 씨를 뿌리고 인격의 꽃을 피우는 수단으로 여겼던 만큼 거기에는 인격도야의 의의도 있다.

그리고 ‘술(術)’은 본디 ‘나라 안의 길[邑中道]’을 의미하며, 이 ‘길[道·途]’은 어떤 곤란한 과제를 능숙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실행방도(實行方途)로서 역시 ‘기술’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와 같은 뜻을 지닌 ‘예술’이라는 말은 고대부터 동양에 존재하였으며, 《후한서(後漢書)》 <안제기(安帝紀)>에 이미 ‘백가예술(百家藝術)’이라는 기록이 나타난다.

한편 예술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테크네(technē), 라틴어 아르스(ars), 영어 아트(art), 독일어 쿤스트(Kunst), 프랑스어 아르(art) 등도 일반적으로 일정한 과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숙련된 능력 또는 활동으로서의 ‘기술’을 의미하였던 말로서, 오늘날 미적(美的) 의미에서의 예술이라는 뜻과 함께 ‘수공(手工)’ 또는 ‘효용적 기술’의 의미를 포괄한 말이었다. 이러한 기술로서의 예술의 의미가 예술활동의 특수성 때문에 미적 의미로 한정되어 기술일반과 예술을 구별해서 ‘미적 기술(fine art)’이라는 뜻을 지니게 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예술의 본질

예술은 주체적인 개물(個物)을 통하여 보편적인 표현을 하고자 하는 기술인 동시에 지적(知的) 활동이다. 예술가는 보편적인 것을 직관(直觀)하여 그것을 종이·그림물감·돌·소리·기호 따위 물질적 재료에 의하여 표현하고, 이것을 관상자(觀賞者)에게 직관시키고자 한다. 예술작품으로부터 관상자가 향수(享受)하는 것은 단순히 관능적 쾌감에서 그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작품을 통해서 미(美)를 추창조(追創造)하는 과정이다. 개성적인 가운데도 보편성이 나타난 예술작품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까닭에서이다.

학문이 개념적·이론적인 것임에 반하여, 예술이 구체적이고 직관적이라는 점은 플라톤의 ‘미의 이데아에 관한 에로스설(說)’을 비롯하여 예로부터 많은 형이상학자(形而上學者)들의 논의의 대상이 되어왔다. 미적인 대상 일반에 관한 고찰들 가운데서도 획기적인 것은 칸트의 《판단력비판(判斷力批判)》 속에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예술미(藝術美)의 평가는 자연미에 관한 판단원리의 귀결로써 고찰되어야 하며, 예술에 필요한 것은 독창성이 풍부한 이념이라기보다 구상력이 오성(悟性)의 법칙성(法則性)에 자유로이 부합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주어진 개념에서 미적 이념을 찾아내어 그 이념에 어떤 표현을 적용함으로써 주관적 심정이 보편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능력이 곧 천재(天才)이며, 예술미를 창조하는 것은 바로 이 천재라고 하였다.

예술미를 자연미와 병립적(竝立的)인 것으로 보고, 그것을 해명하면서 미와 예술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A.바움가르텐(1714∼1762)이 ‘미학(美學)’을 수립하고 그것을 철학체계 속에 포함시킴으로써 결실을 보았으며, 예술미의 본질은 예술작품에 대한 향수자(享受者)의 감정이입(感情移入)에 의한 미적 체험이라고 설파한 F.피셔(1807∼1887)의 입장을 더욱 폭넓게 전개시킨 것은 T.립스(1851∼1914)였다.

또한 헤겔에 따르면, 예술미는 절대정신(絶對精神)의 직관적인 표현이며 따라서 아름다운 대상, 즉 뛰어난 예술작품에는 절대자(絶對者)가 자기현시(自己顯示)되어 있다. 학문적 인식은 원래 일반적인 것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개성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예술은 개성이 그 본질적 요소를 이룸으로써 극히 개성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표현을 실현한 것이 뛰어난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학문이 현실적인 사실을 통하여 진리를 파악하려는 데 반하여 예술작품은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독립된 세계를 형성하고 현실세계에서 어떤 의미의 한계적 상황을 구체화시킨다.  

예술을 대하는 태도

예술에서의 현실성(리얼리티)이 곧 현실 자체는 아닌 것이며, 현실의 세계에는 무한한 요소가 끝없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정된 목적을 위해서 사상(事象)의 관련을 추상(抽象)하고 완결된 어떤 세계상(世界像)을 이루어놓고자 하는 것이 예술적 태도이다.

예술활동은 현실세계에서 격리된 상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서, 작가 개개인의 예술관에 의해서 재구성된다. 근대에 자아(自我)의 확립과 근대사회의 발전에 따라 표현양식(미디어)이 더욱 다양화되면서 추상화의 방향은 광범위해졌으며, 근대예술은 한층 복잡하고 다양한 길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