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악

[ music , 音樂 ]

요약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영역의 음과 소음을 소재로 하여 박자·선율·화성·음색 등을 일정한 법칙과 형식으로 종합해서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

그렇다고 모든 소리가 소재로 쓰여지는 것은 아니며 주로 악음(樂音)에 한정된다. 또 악음의 종합이 그대로 음악이 되는 것도 아니며 이는 넓은 의미에서의 인간의 정신활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음악은 시대나 민족에 따라 다양한데 그것은 각기 그 시대나 민족이 어떻게 독자적인 형식으로 소리를 포착하였는가 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음악은 일반적으로 ‘시간예술’로 불리고 있다. 회화·조각·건축물 등의 조형예술은 3차원의 세계에 실재하는 구체적인 소재에 바탕을 두고 공간적인 대상을, 말하자면 항구적인 형태로 창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음악은 문예나 무용과 더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生成), 전개되어 간다.

따라서 조형예술을 정적이고 공간예술이라 부르는 데 대해 음악 등은 동적이고 시간예술이라 불리는데, 같은 시간예술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각각 독자적인 특성을 갖추고 있다. 곧 문예는 언어의 사용으로 관념적인 의미내용을 표현하고, 무용은 무용수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함으로써 시각적이고 형상적인 데 반해 음악은 소재인 소리의 순수성(純粹性)에다 시간적인 성질에 바탕을 둔, 가장 단적인 시간예술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음악은 발생적으로도 언어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또한 무용·연극과도 깊은 관계를 지니고 있다. 음악은 이와 같은 예술의 장르와 연관을 갖고서 독자적인 형식이 창출되는 것 외에도 회화 등과는 달리 그때마다 재현할 필요가 있어, 이와 같은 의미로서는 재현예술로서의 공통적인 기반 위에 성립되어 있다. 음악을 ‘유동하는 건축’, 건축을 ‘언(凍) 음악’이라 부르는 것은 비유적(比喩的)인 표현이기는 하나 소재가 지닌 순수한 질서성(秩序性)이나 통일성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이라는 말은 ‘music’과 대응하는 말인데 뮤직은 원래 그리스어 ·라틴어에서 유래하였다. 그리스어 무시케(musikē)는 무사(musa)들이 관장하는 기예(技藝)라는 뜻이다. 무사(複數로는 무사이)는 그리스신화의 주신(主神) 제우스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에게 낳게 한 9명의 여신으로, 시신(詩神), 또는 시의 여신으로 번역되며, 각기 서사시·서정시·비극·희극·무용·역사·천문 등을 맡아보았다. 따라서 그리스에서의 무시케는 아주 넓은 의미를 지녔고, 특히 역사나 천문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무시케가 시간이나 운동과 깊은 관계를 지닌 인간활동의 총체를 나타내기 때문이며, 역사나 천문도 그와 같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라틴어의 무시카(musica)도 독특한 의미를 가진 말이다. 소리와 울림에 관한 이론 및 실천의 양면을 포함하는 이 무시케는 기초학과로서의 자유7과 가운데 수(數)에 관계되는 4과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 뮤직이라는 의미로서의 음악이 소리를 소재로 하는 예술활동으로서 파악되기에 이른 것은 근세 이후의 일이다. 동양에서도 처음부터 음악이라는 말이 쓰인 것은 아니다.

중국 및 한국에서는 옛날부터 ‘악(樂)’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쓰여왔다. 이 말은 원래 악기와 이를 거는 걸게(架)를 나타내는 상형문자(象形文字)였다. 그리고 중국의 고대나 한국에서의 ‘악’은 고대 그리스의 무시케와 같이 도덕이나 윤리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를 지녀 이를 예악(禮樂)이라고 하였다. 한국에서는 개항 이후 1880년대에 선교사들이 들여온 서양음악을 아악(雅樂) 등 재래의 음악과 구분해서 양악이라 불렀는데 일반인이 오늘날과 같은 상식적인 의미로 쓰기 시작한 것은 1910년 전후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