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음악

구상음악

[ 具象音樂 ]

요약 테이프 몽타주방법에 의하여 구성한 음악.
원어명 musique concrète

고른 음이든 아니든 존재하는 모든 음향을 소재로 하여 그것을 여러 가지(전기적·기계적)로 가공, 테이프 몽타주방법에 의하여 구성한 음악. 구체음악(具體音樂)이라고도 한다. 그 청취는 전자음악처럼 연주 없이 스피커를 통하여 한다. 1948년 프랑스의 기사 P.셰페르에 의해 창시되었으며, 음악계에 강렬한 충격을 주고, 일부의 전위적 작곡가들의 지지와 협력을 얻어 차차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명칭은 소재음(素材音)으로 구체적 음향(자연음·기계소리·사람목소리 등)을 사용하고 있는 데서 유래되고 있는데, 구체음악이라는 명칭은 오해를 초래하기 쉽다.

즉, 이들 소재음은 모두 음향 본래의 의미(발음의 원인·목적 등)와는 관계 없이, 개개의 독립된 음 그 자체, 즉 '음향 오브제'로서 작곡가에게 포착되고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라는 말은 '구체적 내용'이나 '묘사' 등의 사항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주의해야만 한다. 이 음향 오브제라는 사상은 종래의 음악에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서, 쉬르레알리슴에서 왔다. 그 때문에 구상음악은 종래의 어떠한 음악과도 단절한 곳에서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태여 그 기원을 음악사 속에서 찾는다면, 1920년대의 E.바레즈의 전위적 여러 작품 《이온화(化)》 등이나, 이에 앞선 1910년대의 한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미래파의 이른바 '소음예술' 등을 들 수 있겠다. 미래파에서 구상음악에 이르는 일련의 소음음악은 종래의 음악자세에 본질적으로 부정적이며, 이 부정에서 출발하여, 종래의 음악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새로운 음소재(소음 등)가 지닌 강력하고 신선한 에너지와 표현력으로써, 음악의 세계에 매우 새로운 한 분야를 개척·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많든 적든 파괴주의적 사상 아래 발생한 것이므로, 당초의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그 자체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질서와 독자적인 구성원리의 획득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그 하나의 출현으로 구상음악이 전자음악으로 접근한 P.아르디이의 《음악상자》, P.불레즈의 《에튀드》 등을 볼 수 있는데, 보기에는 비슷하나 같지 않은 이들 양자의 접근 경향은 장차 이들이 일체화해야 할 운명에 있음을 예감하게 한다. 전자음악이 추상적·논리적이고, 필연성을 중요시한 데 비하여 셰페르와 P.앙리의 공동 작품 《한 사람의 인간을 위한 심포니》 및 오페라 《오르페 53》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상음악은 초현실적·비합리적·비논리적이며, 우연성의 추구인 경향을 보임으로써 발전의 초기단계에서는 양자의 상이점이 뚜렷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 전자음악의 확대해석에 의해, 구상음악이라는 용어 그 자체가 해소되는 경향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K.슈토크하우젠처럼 구상음악이든, 테이프음악이든, 또는 연주행위를 수반하는 음악이든, 테이프 조작을 불가결로 하는 범주의 것은 모두 전자음악 속에 포함하여 정의하고 있는 작곡가·이론가도 있다. 그 제작 과정은 대체로 소재음녹음 → 가공 → 테이프 몽타주 → 완성이라는 형태를 취하는데, 제1단계 이외는 전자음악과 비슷하다. 그 기계장치로는 테이프 리코더·마이크로폰·필터 및 셰페르가 발명한 포노젠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