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판

연판

[ stereotype , 鉛版 ]

요약 활자조판의 원판으로 지형을 뜬 다음, 이것을 평연판(平鉛版) 또는 원연판(圓鉛版)용의 연판주조기에 걸고, 315℃ 정도의 열에 녹인 연판납물을 부어서 만든 복제판을 말한다.

흔히 스테레오판(stereo版)이라고도 하는데, 어원(語源)은 그리스어의 ‘한데 붙은 활자’라는 뜻이며, 인쇄 기법의 하나로 1800년경에 발명되었다. 같은 활자조판으로 반복 인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손쉽게 할 수 있는 복판법(複版法)으로 지형연판법(紙型鉛版法)이라고도 불리며,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이 지형연판법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활자의 원판이 평면이기 때문에 인쇄기의 형식에 제한이 있어 고속화할 수 없었지만, 지형의 발명으로 평면의 판을 원통 모양의 곡면(曲面)으로 된 원연판이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인쇄기의 압동(壓胴)과 판동(版胴)을 일정한 방향으로 회전시켜 인쇄하는 실린더 형식의 윤전인쇄기를 발명하게 한 것은 인쇄술의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평면으로 된 평연판은 일반 활판인쇄기계에, 반원통 모양으로 된 원연판은 윤전기에 걸어 인쇄한다. 평연판의 경우 1페이지 단위로 자른 다음 인쇄할 때 잉크가 묻을 만한 판면(版面)의 공백부(空白部)는 루팅기(routing machine)나 로 깎아내는 등 다듬질을 한다. 그리고 금속 베이스(metal base)를 사용할 때에는 거기에 맞도록 판의 테두리를 깎으며, 연판 하나하나의 뒷면을 마치 대패질하듯 기계로 깎아서 그 두께를 고르게 하여 인쇄의 정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인쇄기계에서의 얼룩잡기의 힘을 덜도록 한다.

또 연판에서 틀린 글자를 바로잡을 때에는, 틀린 글자를 같은 활자의 크기로 구멍을 뚫고 바른 활자를 그 자리에 끼워 넣고, 판면에 맞춰 땜으로 고정시킨 다음 뒷면도 줄질하여 주위와 수평이 되게 한다. 이 작업을 ‘끼워넣기’ 또는 ‘상감(象嵌)’이라고 한다. 여러 글자 또는 여러 줄을 고칠 때에는, 그 부분을 따로 짜서 지형을 뜨고 연판을 만든 다음 연판끼리 납땜으로 오려 붙인다. 5,000부 이상일 때에는 자면(字面)의 마멸을 막기 위해 연판에 도금(鍍金)을 하여 쓰는 것이 원칙이다. 도금은 그 인쇄 부수에 따라 구리·니켈··크로뮴 등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