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법

역법

[ almanac , 曆法 ]

요약 시간을 구분하고, 날짜의 순서를 매겨나가는 방법으로 시간단위를 정할 때 주로 달과 같은 천체의 주기적 현상이 기본이 된다.

특히 천체(天體)의 주기적 현상은 시간단위를 정하는 기본이 된다. 이들 주기현상은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그 중 역(曆)에 작용되는 뚜렷한 것은 밤낮이 바뀌는 것, 4계절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달의 위상변화(位相變化)가 있는 것 등이다. 이들 현상을 써서 생활에 필요한 단위와 주기를 택하여 일정한 역법을 정한다. 지구는 자전(自轉)하면서 태양의 주위를 공전(公轉)하고, 달은 지구의 주위를 공전한다. 이 반영으로 태양의 일주운동은 하루(1일)를 낳고, 태양의 연주운동이 한 해(1년)를 만든다. 이것이 태양력(太陽曆)의 기초가 된다. 한편 달의 주기운동에서 한 달(1개월)이 생긴다. 그러나 1년과 한 달이라는 주기가 1일의 정수배가 아니므로 이것을 조정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역법이 고안되었다. 이 1일이라는 주기가 일상생활에 가장 뚜렷하고 중요한 시간단위이다.

역은 영어로 calendar라고 한다. 이것은 라틴어의 calendae에서 온 말인데, 선포한다는 뜻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제관(祭官)이 초승달을 보고, 각적(角笛)을 불어 월초(月初)임을 선포하였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그들은 또한 매월 초하루의 날짜를 calend라고 하였다. 아마 초승달이 하늘에 나타났다는 사실은 조명장치가 좋지 못했던 옛사람에게는 밤길을 밝히기에 이보다 더 반가운 것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뜻에서 calendar가 calend와 calendae에서 왔다고 볼 만하다. 연 ·월 ·일은 각각 독립된 3개의 주기인데, 이것들을 결합시키는 방법을 역법이라고 말하고, 일정한 역법에 따라 세 주기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적어 놓은 것이 역서(曆書:almanac)이다. 역서에는 천문력(天文曆) ·항해력(航海曆) ·농사력(農事曆) 등의 전문력(專門曆)과 우리들이 평소에 쓰는 상용력(常用曆)이 있다. 상용력에서는 연 ·월 ·일 ·주(週)와 춘분 ·추분 ·하지 ·동지 및 각종의 축제일(祝祭日) 등이 기재되어 있다. 원래 역이 필요하게 된 동기는 백성이 농업과 어업 등의 생업에 잘 종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역서의 발간은 통치자의 중요한 임무의 하나로 여겨졌다.

그런데 기본주기(基本週期)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서 역법이 달라진다. 기본주기를 달[太陰]의 삭망(朔望)에 두었을 때, 이 역을 태음력이라 하고, 해[太陽]의 천구상의 운행에 두었을 때는 이 역을 태양력이라고 한다. 또 태음과 태양의 두 천체의 운행을 함께 고려한 것을 태음태양력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순태음력(純太陰曆), 즉 앞에서 말한 태음력이 가장 일찍 알려졌으며, 이어 태음태양력 ·태양력의 순으로 쓰여진 듯하다. 이것은 달의 삭망주기(朔望週期)가 4계의 순환주기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가 한 달, 두 달이라고 하는 것은 삭망주기가 하나, 둘 지났다는 뜻이다.

삭망주기는 달이 망(望)에서 다음 망까지, 또는 삭(朔)에서 다음 삭까지의 평균 길이인데, 29.53059일이다. 이것이 상대적으로 달이 지구의 주위를 한 바퀴 순환한 후, 태양에 대한 상대위치가 되는 주기이다. 한편 계절의 순환주기인 1년(태양년)은 365.2421949일이다. 그런데 12삭망월은 354.367068일이므로 1태양년보다 10.875126일 짧다. 물론 이와 같은 세밀한 값이 옛날에도 알려졌던 것은 아니고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점차 밝혀졌다. 이것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관측기구가 정밀해졌고 관측값의 처리방법이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역법은 크게 순태음력 ·태음태양력 ·태양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