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신제

별신제

[ 別神祭 ]

요약 마을 수호신에게 드리는 제사.

별신굿이라고도 한다. 마을 공동으로 마을의 수호신을 제사하는 점에서 동제(洞祭)와 유사하나, 동제는 동민 중에서 뽑은 제관이 제사를 주관하는 데 비하여 별신제는 무당이 주재하는 점이 다르다. 오늘날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등지에서 전승되고 있다. 동해안별신굿은 국가무형유산 82-가호, 남해안별신굿은 국가무형유산 82-라호, 은산별신제는 국가무형유산 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밖에 국가무형유산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 충청북도무형유산 8호인 제천오티별신제, 경상북도무형유산 3호인 영해별신굿놀이 등이 전승되고 있다.

충청남도 은산(恩山)에서 전승되는 은산별신제는 3년을 주기로 정월 또는 2월에 거행된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은산 지방에 전염병이 창궐할 때 마을 한 노인의 꿈에 장군이 현몽하여 “나는 백제를 지키다 부하와 함께 억울하게 죽은 장군인데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어 비바람에 시달리고 있으니 잘 매장해주면 마을의 병마를 없애주겠다”고 말하며 장소를 가리켜주고 사라졌다. 노인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그 장소로 가보니 수많은 백골이 산재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백골을 잘 매장하고 원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제사를 지냈더니 전염병이 사라졌고, 그 은공을 갚기 위해 별신제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은산 마을 뒷산(당산)에는 옛날 백제의 토성을 쌓은 흔적이 남아 있고, 고목이 울창한 숲 속에 당집이 있어 이곳에서 은산별신제를 거행하였다. 장군을 제사지내기 때문에 축문에는 중국과 한국의 역대 명장들의 이름이 나열된다.

별신제는 꽃받기, 기마대의 진치기, 무녀의 주원(呪願), 상당(上堂) ·하당(下堂) ·소지(燒紙) ·신장(神將)세우기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약 15일이 걸린다. 임원은 대장을 비롯하여 별좌(別座)에 이르기까지 수십 명이며 기수만도 31명이고, 제물 운반인까지 치면 100여 명의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비용은 마을 공동의 재산과 유지의 기부금, 걸립 수입으로 충당한다. 임원이 되는 사람들은 부정이 없고 신중을 기해야 하며, 대장은 하급 임원에게 수당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제물을 만드는 화주집은 금줄을 쳐 부정을 막으며, 제당 근처도 신역(神域)으로서 금기하고 임원들은 매일 목욕재계하여 정성을 다한다. 당집에서 별신제를 지낸 다음날에는 시장 안에 있는 고목나무 앞에서 거리제를 지낸다. 이 때 상인들은 돈과 곡식을 내놓는다. 별신제의 마지막날에는 은산으로 들어오는 길목마다 신장을 새로 만들어 세우고 진목(陳木:神木)을 꽂아둔다. 별신제는 평년에는 정초에 별신당에서 산신에게만 지내고 본제사는 3년에 1번씩 지낸다. 은산별신제는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거기에 군대의식을 더한 장군제적 성격을 띤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