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제
- 요약
마을의 안녕을 위하여 지내는 마을 제사.
대개 음력 정월 대보름 직전에, 마을 어귀나 큰 거리 등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곳에서 부정을 막아 마을에 큰 탈이 없기를 비는 뜻에서 지낸다.
마을에 따라 의식의 절차나 금기(禁忌) 사항이 다른데, 진행 절차에 따라 유교식
제사와 무속적(巫俗的) 방식의 굿으로 구분된다.
유교식 거리제의 한 예인 충남 청양군 사양면(斜陽面) 온암리(溫岩里)의
마을제사는, 제주(祭主) 3사람이 중심이 되어 걸립(乞粒)으로 제비(祭費)를 마련해
술·과일·떡 등의 제물을 준비하고, 마을 어귀에 차일을 쳐서 제장(祭場)을
만든다.
제일(祭日) 낮에는 집집에서 땔나무 한 짐씩을 가져와 동화대(洞火臺)를 만든다.
또한, 4∼5m 되는 장대에 짚과 잣나무가지를 고르게 둘러싸고 새끼로 묶어 동아대를
만든다. 동아대 끝에는 세 갈래의 동아줄을 길게 매어 늘어뜨리고, 이것을 잡아
끌어서 일으켜 세운다.
제물 진설이 끝나면 농악이 연주되고 제사가 시작된다. 독문(讀文)·헌작(獻爵)
등의 순서가 끝나면 한 사람이 동화대 꼭대기에 올라가 불을 붙이고 내려온다.
이것이 타는 동안 제물을 나누어주고 가무(歌舞)가 벌어지며, 온 마을사람이 즐기고
먹으면서 그 해의 안녕을 빈다. 특히 타다 남은 동화대가 넘어지는 쪽으로 온갖
잡귀가 모여든다고 해서, 모두 자기 집 쪽으로 넘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