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괴담

[ 怪談 ]

요약 요괴(妖怪)나 괴이(怪異)한 내용의 이야기의 총칭.

민간 전승의 설화에 나오는 괴이한 이야기나 연극에서의 원령극(怨靈劇), 문학에서의 괴이소설 등을 말한다. 고대인의 자연숭배와 외포심(畏怖心), 또는 종교적인 신비감이 초월적인 존재를 믿게 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낳게 한 데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에게 초현실적인 것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공통된 것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흥미를 끄는 가운데 존재해 왔다. 그 중에서 독자의 소박한 공포심과 초월적인 괴이 그 자체에 대한 흥미에 치우치지 않는다. 그것이 지니는 신비적인 환상미와 요염미, 그리고 요괴의 출현과 활동을 인간성에 근거한 필연성으로 파악, 묘사하고 있다. 또한 이것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이 낭만주의 문예의 한 분야인 괴이소설이다. 그런데 과학의 진보와 함께 예술작품으로서의 괴담은 SF 등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서양의 괴담
괴담적 요소는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에서도 볼 수 있다. 근원은 오리엔트 시대에서 비롯되었다. 단편적인 영향은 구약성서는 물론 《아라비안나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민간의 속신(俗信)에까지 미친다. 중세에는 《아더왕 이야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유령》을 비롯하여,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에 고딕식 건축을 배경으로 공포와 괴기를 목적으로 한 고딕 소설이 유행하였다. H.월폴의 《오트란토 성(城)》(1764)을 효시로 한 이 유행은 유럽 대륙까지 파급되어 낭만주의 문학을 자극하였다. E.A.포의 《어셔가(家)의 몰락》(1839) 등도 이와 관련된 작품이며, 이 밖에 영국의 델라메어, 독일의 E.T.호프만, 프랑스의 P.메리메, G.de 네르발, P.A.M.빌리에드릴라당 등도 초자연적인 신비성을 시정이 풍부하게 표현하였다. 또 민간에도 각종 망령이나 생령(生靈) 등의 전설이 있다.  


중국의 괴담
중국의 경우, 공자의 《논어》에 보면 지식인은 “괴력난신(怪力亂神)은 논할 일이 아니다.”라는 훈계 같은 글이 있다. 그러나 중국인은 괴이를 즐기는 습성이 강한 민족이어서 괴이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한말(漢末)에서 육조(六朝) 전반에 걸쳐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괴이를 논하는 풍습이 생겼으며, 그것을 기록한 것을 지괴(志怪)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신선(神仙) ·요괴(妖怪) ·예조(豫兆) ·재생(再生) 등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취급되었지만, 기본적 성격은 어디까지나 사실로 믿어온 것에 대한 기록에 불과하였다.

당(唐)나라 때는 육조지괴(六朝志怪)에서 볼 수 있는 인지(人智)를 초월한 불가사의한 현상을 소재로 허구를 구성하고, 인생의 제상(諸相)을 이야기하는 개인적인 창작 전기(傳奇)가 생겨났다. 전기는 중당(中唐) 이후에 최성기를 이루고 송(宋)나라 때까지도 계속 만들어졌다. 명(明)나라로 들어서자 구우(瞿佑)가 《전등신화(剪燈新話)》를 저술하였고, 이어 포송령(蒲松齡)이 민간전설에서 취재한 일대 로망 《요재지이(聊齋志異)》를 저술하였다. 또 청(淸)나라 때는 유가(儒家)의 귀신부정론에 반발하여 괴담 기담집이 몇 권 나돌았으며, 원매(袁枚)의 《자불어(子不語)》, 기윤(紀昀)의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대체로 중국의 괴이문학에서는 음울한 무서움은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초자연적인 존재나 현상과 인간계와의 교섭을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묘사한 데 특색이 있다.  

한국의 괴담
한국에서는 고대부터 민간설화 속에 괴담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고려시대에 박인량(朴寅亮)이 설화문학으로 집대성한 《수이전(殊異傳)》이나, 중국 진(晋) ·당(唐)의 전기문학(傳奇文學)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패관문학(稗官文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전기소설의 효시를 이루는 것은 조선 세조김시습(金時習)이 지은 《금오신화(金鰲新話)》이다. 이것은 한국 민간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중국 《전등신화》의 영향 아래 이루어진 한문소설집이다. 그 밖에 초자연적 도술(道術)의 세계를 보이는 괴담소설로서 《전우치전(田禹治傳)》 《박씨전(朴氏傳)》 《금방울전》 《김원전(金圓傳)》 《삼설기(三說記)》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중국 괴담소설의 영향을 받아 한국적인 바탕 위에 이루어진 소설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