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경험

[ experience , 經驗 ]

요약 인간이 감각이나 내성(內省)을 통해서 얻는 것 및 그것을 획득하는 과정.

체험보다는 간접적 ·이지적인 인식의 함축성을 지닌다. 보다 정확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경험의 성립에 대한 설명은 심리학 ·대뇌생리학, 그 밖의 여러 과학의 입장에서 내려진다. 그러나 경험은 인식이나 지식의 한 요인이므로 예로부터 인식론의 근본 개념이었다. 특히 근세 이후, 관찰 ·실험을 중시하는 과학적인 방법과 이론이 발전하고, 인식론이 철학의 중심과제가 되자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되었고, 또한 ‘경험론’이라는 유력한 경향이 생겨났다.

경험의 규정에 관한 인식론의 근본적인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험이 주관적 ·상대적인 것이면서, 한편으로는 경험을 일부로 하는 지식, 특히 학문적 이론이 객관적 ·필연적이고 공공적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진다.

① 근대 이성론이나 일반적인 관념론의 입장은 지식의 확실성의 근거를 이성이나 선험적 기준(先驗的基準)에서 구하여, 경험을 지식에서의 부정적 ·소극적 계기로 생각한다.

② 반대로 경험론은 경험을 전인식(全認識)의 원천으로 생각하지만, 그 결과 지식의 확실성을 의심하는 회의주의(懷疑主義) ·상대주의(相對主義)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③ I.칸트는 인식의 기원 및 소여(所與)로서 경험을 불가결한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지식의 필연성의 근거를 주관의 선천적 형식에 구하고, 양자의 불가분의 결합인 가능적 경험(可能的經驗: 現象界)을 학문적 이론의 영역으로 생각하여, 이성론(理性論) ·경험론(經驗論)의 종합을 시도하였다.

④ 현대 실증주의가 말하는 ‘감각 조건’이나 프래그머티스트인 W.제임스의 ‘순수경험’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현대경험론의 유력한 경향은 개별적 ·개인적인 소여(所與)로서의 경험을 이론적 극한으로 본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학문적인 이론도 거기에서 추출(抽出), 구성되는 기호체계(記號體系)로서 경험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고, 그 필연성도 선험적 근거에서가 아니라 경험 해석의 다양한 가설(假設)로서의 규칙의 구속력에서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