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분

해분

다른 표기 언어 ocean basin , 海盆

요약 수심 3,000~6,000m에서 약간 둥글고 오목하게 들어간 해저분지.

해분의 대부분은 남반구에 있으며, 남극의 해분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 어떤 관점에서는 3개의 큰 해분들, 즉 태평양·대서양·인도양의 해분들은 남극해분에서 확장되어나온 거대한 만으로 간주되며, 북극해분은 대서양 해분에서 2차적으로 북서방향으로 확장된 만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서로 떨어져 있는 대륙과는 달리 해양분지들은 모두 연결되어 실제로는 하나의 거대한 전지구적 해양분지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해양분지는 편의상 몇 개의 분지로 나누어진다.

판구조론해저확장설의 개념은 지구과학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으며, 특히 해분의 기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지각은 크고 단단한 8개의 판과 많은 작은 판들로 분할되어 있다.

태평양판을 제외하고는 주요판들이 각각 한 대륙씩을 포함하고 있다. 판의 한쪽 면이 무거운 경우, 판은 침강지대인 해구를 따라 지구 맨틀 속으로 섭입된다.

이와 반대되는 쪽의 면에서는 판이 갈라져 틈이 생기고 이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맨틀암석이 용승한다. 해분이 지구에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륙의 기원을 생각해야 하는데, 해분은 고립된 대륙 사이에 놓인 움푹 들어간 지각이기 때문이다. 대륙은 화강암이나 시알(sial : 규산질이나 산성 화성암)로 구성된 판이며, 물 속에 떠 있는 나무판처럼 무거운 지구 맨틀 위에 떠 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르면 대륙은 그 질량에 해당되는 만큼의 맨틀을 밀어내고 맨틀에 떠 있다. 이것을 지각균형설이라고 한다. 두께 35㎞의 대륙지각은 맨틀 암석인 시마(sima)와의 밀도차에 의해 해양지각보다 5㎞ 정도 아래로 내려가 있다. 대륙지각을 이루는 화강암질 암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용융 및 중력분화의 2단계가 필요하다(밀도차에 따른 분리). 먼저 중앙해령이 확장됨에 따라 해양의 현무암이 그 공간을 메우고 대양저를 덮는다. 이 현무암은 지구 맨틀에 있는 원시적이고 무거운 초염기성 물질이 부분 용융된 것이거나 분화된 것이다. 지각이 이동하면 현무암은 해구 속으로 소멸된다. 그곳에서 해양지각은 용융되며 가벼운 시알 암석은 용암이나 화강암의 관입형태로 표면으로 상승하고, 이 새로운 암석은 대륙 주변부에 있는 호상열도를 형성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륙은 커지고, 이 시알 판 사이에는 해분이 형성된다.→ 해저지형

지형

주요 지질학적·지리학적 지형

해분에서 가장 중요한 지형으로는 해령, 특히 중앙해령·파쇄대·해구가 있다.

이런 거대한 지형들은 지구의 주요 판 경계부와 관련되어 있으며, 판의 경계부는 대부분 해양분지 내에 놓여 있다. 해구는 지각이 맨틀 속으로 침강하는 수렴지역이다(수렴경계부). 중앙해령은 분기(分岐)하는 지대를 따라 형성되고, 파쇄대는 하나의 판이 이웃한 판과 어긋날 때 생기는 전단력에 의해 지각이 갈라지는 곳이다(분기경계부). 따라서 지각은 몇 개의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경계면에서 변동이 일어난다는 판구조론의 개념은 해양분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3가지 유형의 지형을 잘 설명해준다(해양판).

중앙해령

해저 중앙에 있으며, 판이 분기되어 갈라지는 곳이다.

부피는 1억㎦로, 중앙해령이 없다면 해수면은 현재보다 250m나 낮아질 것이다. 중력이상 측정에 의하면 중앙해령은 지각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진파 굴절 연구에 의하면 깊이 100㎞까지 상부 맨틀의 지진파 속도는 7.6㎞/s로서 정상적인 8.2㎞/s에 비해 느리다. 해령의 수직방향에서 측정한 지진파 속도는 수평방향으로 측정한 속도보다 약 8% 더 빠르다. 또한 지각을 통해 나오는 열류량도 정상치보다 높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심층의 맨틀에 있는 고온물질이 해령축을 따라 표면으로 용승하고 있다고 제안했다.

중앙해령의 또다른 지구물리학적인 특징은 자기이상(磁氣異常) 현상이 해령의 어디서나 축에 평행하게 수㎞의 너비를 갖는 긴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것은 용암이 일정한 너비를 갖고 한 번은 정상적인 방향으로, 다음에는 반대방향으로 자화(磁化)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중앙해령의 정상은 확장되어 갈라지고 지구자기장의 역전에 의해 자기이상을 가진 띠가 생겼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해령 아래에서 뜨거운 물질이 위로 솟고 있다는 가정과 일치한다(지자기역전). 중앙해령의 축을 기준으로 옆으로 확장되어 주변에 있는 대륙연안까지 뻗어 있는 지진활동이 없는 해저산맥들은 측면해저산맥이라 한다.

지진활동은 파쇄대가 확장중인 해저산맥의 일부와 접하는 곳이나 해구의 골짜기와 접하는 곳에서 전단응력을 받아 이동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해구호상열도

해구는 길고 좁은 띠 모양의 계곡형 분지이며 판이 수렴하는 곳이다.

주로 태평양 주변부를 따라 존재하지만 대서양과 인도양에서도 발견된다. 하나의 해구는 수천㎞의 길이에 100㎞의 너비를 가지며, 주변 해저면보다 2~4㎞ 더 깊다. 해구와 활동중인 화산이 있는 호상열도(弧狀列島)는 지표에서 가장 활동적인 지형일 것이다. 거대한 지진과 해일은 모두 해구와 관련되어 있다. 가장 수심이 깊은 곳은 해양분지의 가운데가 아니라 해구이므로 대륙 주변부나 호상열도 근처가 된다. 수심이 최대인 곳은 챌린저 심해로서 깊이는 1만 1,034m이며, 1948년 괌 근처의 마리아나 해구 내에서 챌린저 2호에 의해 발견되었다.

해구는 두께 100㎞의 판이 30°에서부터 거의 직각에 이르는 각으로 맨틀에 섭입(攝入)하는 지역이다(섭입대). 침강하는 판은 고압과 고온에서 불안정한 많은 맨틀 암석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 암석이 용융되어 마그마와 용암의 형태로 표면으로 분출해 해구의 후면에 호상열도를 만든다. 알류샨 열도와 뒤에 있는 알류샨-알래스카 호상열도, 쿠릴 열도, 마라아나 제도는 좋은 예이다. 전형적인 호상열도는 평행하거나 휘어진 섬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심해 쪽으로는 볼록하고 대륙 쪽으로는 오목하다.

바깥쪽 열도들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니고 심해퇴적물이 융기된 것이며, 내부 섬들은 위험한 폭발형태를 갖는 화산활동지역이다. 이 열도들은 원뿔 모양의 화산이 있고 잦은 분출이 일어나는 곳이다.

그외의 주요지형학적인 특징

해산(海山)은 해양에서 적어도 높이 1㎞ 이상 솟아 있는 독립된 원뿔형 산이다.

지금까지 2,000여 개의 해산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많은 것들이 미발견된 상태이다. 기반암이 현무암으로 되어 있고, 육상의 화산과 형태·경사가 비슷한 점으로 보아 거의 대부분 화산에 의해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화산활동). 즉 기반암은 상부 맨틀 150㎞의 깊이에서 나온 알칼리성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동 태평양 해분에는 해산이 특히 많은데, 북서에서 남동쪽으로 긴 줄처럼 배열되어 있다.

대부분의 해산 열도들은 서태평양의 마젤란 해산군과 같이 완전히 물에 잠겨 있지만, 하와이 해산 열도는 섬·뱅크·해산이 혼합되어 있다. 깊은 곳에 있는 몇몇 해산, 특히 북태평양 중앙에 있는 해산들은 정상이 평평한데, 이는 19세기 스위스 태생 미국의 지질학자인 아르놀 앙리 기요의 이름을 따서 기요(guyot)라고 한다.

거대한 기요의 무리는 하와이 서쪽에서 웨이크 섬까지 뻗어 있는 태평양 중앙해령에서 볼 수 있다. 정상이 깎인 것은 파도에 의해 침식된 것이므로, 기요는 해수면 아래로 1~2㎞ 정도 침강한 고대의 섬인 듯하다. 심해구릉은 퇴적물이 쌓이지 않는 곳에 대양저에서 수십 내지 수백m의 높이로 솟아 있는 언덕을 말한다. 태평양 중앙해령의 측면을 따라 무질서하게 있는 울퉁불퉁한 면은 심해구릉 때문이다. 대양저의 광활한 지역은 심해저평원이라고 한다.

퇴적물로 덮여 있는 심해저평원은 평탄하고 특별한 특징이 없으며, 경사는 1/1,000 이하로서 지구상에서 가장 평평한 곳이다.

대양저 퇴적물

대양저는 대부분 퇴적물로 덮여 있는데, 퇴적물의 기원에 따라 2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대륙이나 섬으로부터 공급된 육성 퇴적물로 덮인 대양저이며, 또다른 것은 부유 점토와 심해 동식물의 잔해가 침전된 심해성 퇴적물로 덮인 대양저이다. 심해퇴적물 가운데 생물기원 성분이 30% 이상 포함되어 있는 퇴적물을 연니(軟泥)라고 한다. 가장 풍부한 생물기원 성분은 원생생물이나 다른 생물의 외각을 이루고 있던 탄산염광물인 방해석이나 아라고나이트이다. 석회석 또는 유공충 연니는 대양저의 48%를 덮고 있다(석회질 연니). 또다른 중요한 생물기원 성분은 규조류나 방산충에 의해 형성된 불투명한 유리질의 규산염이다.

규조류가 번성하여 퇴적된 것은 규조연니라고 하고, 방산충은 태평양 동부의 적도지역에 풍부해 그곳에 방산충 연니를 만든다. 규산질 점토는 전체 대양저의 14%를 덮고 있다.

육상기원 퇴적물은 일반적으로 대륙사면 기저부에 선상지나 앞치마 모양으로 쌓이는데, 대부분은 저탁류에 의해 운반된 저탁류 퇴적물이다. 심해성 연니는 넓은 면적을 덮고 있지만 두께는 1~2㎞ 정도로 얇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유공충의 한 속(屬)에 속하는 글로비게리나의 탄산칼슘 외각으로 이루어진 글로비게리나 연니이다.

이 연니는 대서양과 인도양을 광범위하게 덮고 있다. 심해에서는 탄산칼슘이 용해되기 때문에 중앙 태평양의 해분에서는 많은 석회질 연니 대신 붉은 점토가 나타난다. 붉은 점토의 퇴적속도는 1,000년 동안에 1~2㎜ 정도로 느리다. 일반적으로 심해 해구는 탄산칼슘이 존재하는 곳보다 수심이 더 깊기 때문에 석회질 연니는 없지만 대륙과 인접해 있어 붉은 점토뿐만 아니라 육성 퇴적물도 많이 퇴적되어 있다.

심해퇴적물에 대한 연구는 시료채취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대개 심해천공(深海穿孔)에 의해 석회암과 규산질 암석을 얻는다. 천공된 암석에는 불석·점토·탄산염광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심해에서 퇴적물의 속성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다(해양퇴적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