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희극

풍속희극

다른 표기 언어 comedy of manners , 風俗喜劇

요약 당시 사회의 풍습과 사람들의 허세를 묘사하고 때로 풍자하는 재치 있고 지적인 형태의 희극.

풍속희극은 사회적 관심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모종의 사회적 규범을 따르고 있는가 따르고 있지 않는가의 문제에 관심을 보인다. 풍속희극이 사회적 규범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때때로 사회를 지배하는 규범은 도덕적으로 대개 부정한 연애사건 또는 이와 비슷한 추문이 다루어지는데, 극의 플롯에 우선하여 경쾌한 극의 분위기, 재치 있는 대화, 인간의 결점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등이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풍속희극은 대부분 박식한 작가들이 자신들이 속한 사교계나 사회계층을 겨냥해서 쓴 작품으로, 역사적으로는 사회가 물질적 번영과 도덕적 관용을 구가하던 시대에 널리 번창했다.

풍속희극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고대 그리스의 메난드로스(BC 342경~292경)가 창시했던 신희극의 시대가 바로 그러한 시대였다. 메난드로스의 유려한 문체, 정교한 플롯, 정형화된 인물을 등장시키는 수법은 로마의 시인 플라우투스(BC 254경~184)와 테렌티우스(BC 186/185~159)에 의해 답습되었으며, 이들 로마 시인의 작품은 후에 르네상스 시기의 작가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풍속희극 작가는 몰리에르인데, 그는 〈아내들의 학교 LÉcole des femmes〉(1662)·〈인간 혐오자 Le Misanthrope〉(1666) 같은 작품들을 통해 17세기 프랑스 사회의 위선과 가식을 풍자했다.

영국에서 풍속희극은 왕정복고기에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벤 존슨의 기질희극이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왕정복고기의 풍속희극은 훨씬 더 경쾌하고 빠르며 활기찬 분위기를 담고 있다. 극작가들은 가장된 재치나 습관화된 어리석음에 대해 명백한 경멸감을 표하면서, 포플링 플러터 경이라든가 태틀 같은 희화화된 인물들을 통해 이러한 성향들을 풍자했다. '경박한 멋쟁이'와 '수다쟁이'라는 뜻을 지니는 포플링 플러터와 태틀은 각각 조지 에서리지 경의 〈유행에 민감한 사나이 Man of Mode〉(1676)와 윌리엄 콩그리브의 〈늙은 독신남 The Old Batchelour〉(1693)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풍속희극의 대표적 걸작으로는 윌리엄 위처리의 〈시골 아낙네 The Country-Wife〉(1675)와 콩그리브의 〈세상만사 The Way of the World〉(1700)같이 재치 있고 냉소적이며 기지가 넘치는 작품들을 들 수 있다. 풍속희극은 18세기 후반에 올리버 골드스미스의 〈그녀는 최후의 정복을 위해 굴복한다 She Stoops to Conquer〉(1773)와 리처드 브린즐리 셰리든의 〈적수들 The Rivals〉(1775)·〈험담꾼들 The School for Scandal〉(1777) 같은 작품을 통해 다시 유행했다(→ 왕정복고기문학).

인위적이며 정교한 플롯과 기지가 번뜩이는 대화를 융합시키는 풍속희극의 전통은 아일랜드계 영국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에게 계승되었는데, 그의 작품 중 〈원더미어 부인의 부채 Lady Windermere's Fan〉(1892)·〈진지함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1895)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세기에 풍속희극은 노엘 카워드, 서머셋 몸과 같은 미국 작가들의 재치 있고 세련된 실내극에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