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

효과

고추류가 캡사이신을 만들어 내는 것은 곰팡이나 세균, 동물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캡사이신은 동물에게 강한 자극을 주어 고추를 먹지 않게 해주며 살균 작용으로 균류가 번식하지 않도록 막는다. 한편, 캡사이신은 고추류의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척도(Scoville Scale)의 기준이기도 하다.

고추

인체에 미치는 영향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통증과 열을 느끼게 된다. 캡사이신이 함유된 고추 등을 먹을 때 느끼는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으로 느끼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신경세포의 이온 채널(이온 통로)인 TRPV1을 자극해 통증을 느끼게 한다. TRPV1은 42℃ 이상의 온도에서 열리는 통로 단백질이다. 캡사이신이 TRPV1를 자극해 통로가 열리면 나트륨과 칼슘 이온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면서 전기신호가 대뇌로 전달된다. 뇌는 이 신호를 열과 통증이 있는 것으로 인식해 땀을 배출한다. 즉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뇌는 더운 환경에 있다고 판단해 이를 해소하려 하는 것이다. 흔히 매운 것을 먹으면 열이 나면서 땀이 나는 이유다.

체내에 흡수된 캡사이신은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한다. 신경세포를 통해 뇌로 전달된 신경정보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이 분비되면 스트레스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에너지를 연소하여 열로 바꾸는 갈색지방을 활성화하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용

캡사이신은 진통 작용이 있어 당뇨병이나 관절염의 통증 치료에 사용된다. 캡사이신이 처음에는 통증을 일으키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감각이 둔해지는 현상이 나타기 때문이다. 캡사이신이 함유된 연고는 처음에는 화끈거리며 열과 통증이 느껴지지만, 일정 시간 후에는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소량의 캡사이신은 위염 등의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살균 효과가 있어 위염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등의 세균 번식을 억제할 수 있어서다. 단 매운맛은 위장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므로 음식으로 섭취하는 캡사이신은 오히려 위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도 암이나 파킨슨병 치료와 관련해 캡사이신을 활용하는 연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