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계

지진계

다른 표기 언어 seismograph , 地震計

요약 지진·폭발 또는 다른 지구의 요동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지반의 진동을 기록하는 기구.

목차

접기
  1. 발달
  2. 현대지진계의 기본원리
  3. 응용

처음에는 자연 지진만을 기록하도록 고안되었지만 이 기구는 다른 많은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감진계라고 하는 초기의 지진기록장치는 지반의 진동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요동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지진기록). 진동계라는 용어는 원래 지반운동의 양을 측정하는 장치를 말한다. 일부 지진계는 지반의 운동을 전기적 변화로 전환시키는 감지기라는 전자기 장치를 갖추고 있다. 지진기록은 지진계에 의해 기록되는 것을 말한다(→ 지진학).

발달

132년 중국 학자 장형은 지진이 발생한 것을 기록하는 감진계를 발명했다. 이 장치에 대해 기술된 것을 보면, 이 기구는 원기둥 모양으로 각각의 입에 구슬을 물고 있는 8마리 용의 머리가 원기둥 상부 둘레에 배열되어 있으며, 하부 둘레에는 8마리의 개구리가 용의 머리 바로 밑에 자리잡고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구슬 중의 하나가 용의 입에서 떨어져 소리를 내면서 개구리의 입으로 들어간다. 한편 17세기 이탈리아에서는 분무 방식의 장치가 개발되었다. 후에는 물을 가득 채운 용기와 그 이후에 수은을 채운 용기가 지진과 미동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1855년 이탈리아의 루이지 팔미에리는 수은이 차 있고 둘레의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배열된 몇 개의 U자관으로 구성된 진동계를 고안했다. 지반이 흔들렸을 때 수은의 운동은 시계를 멈추게 하는 전기적 접촉을 일으키고, 동시에 수은 표면의 흔들림을 기록하는 원통이 돌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 장치는 지진이 발생한 시각과 지반운동의 상대적 강도 및 지속시간을 알려준다.

지반운동을 기록함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반이 움직일 때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지점을 찾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진자가 이용되었다. 가장 단순한 형태는 무거운 질량을 갖는 단순진자를 고정된 지점에서 늘어뜨려진 철사나 막대에 시계처럼 매다는 것이다. 다른 형태로는 무거운 질량체를 아랫부분이 고정되어 있는 수직막대의 상부에 매다는 역립진자와 한 끝에 질량체가 달린 막대를 두 지점에 매달아 수직면 대신 거의 수평면 방향으로 흔들리게 하는 수평진자가 있다.

1840년 단순진자로 만들어진 진동계가 스코틀랜드 퍼스셔의 콤리 근처에 설치되었다. 1841년에는 역립진자로 된 진동계가 국부 지진을 기록하기 위해 콤리 근처의 6개 지점에 설치되었다. 지진계는 일본에서 활동한 영국 과학자 제임스 앨프리드 유잉, 토머스 그레이와 존 밀른이 지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때인 1880년부터 급속히 발달했다. 그해 도쿄[東京] 근처 요코하마[橫浜]에서 격심한 지진이 발생한 후 그들은 일본지진학회를 구성했다. 이 학회의 후원 아래 오늘날 지진계의 모체가 된 다양한 장치들이 발명되었다. 이 기간 동안 설계된 장치들 중의 하나가 지금도 유명한 밀른의 수평진자지진계이다.

진자(M)가 달려 있는 받침대(B)가 회전축(P)에 수평으로 매달려 있고 비단실(T)이 회전축 위의 지점에 고정되어 있다. 받침대에 평행한 방향으로 잘려진 좁은 틈새가 있는 얇은 판(C)이 받침대의 끝에 붙어 있다. 위의 판에 대해 직각방향으로 틈이 나 있는 비슷한 판이 기록 원통(D)이 들어 있는 상자 위에 고정되어 있다. 기름등에서 나온 광선이 두 틈새를 통과해 기록 원통에 감겨 있는 광감 기록용지(브로마이드 인화지)에 작은 광점을 형성한다. 밀른은 일본에서 이 지진계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몇몇 지진을 기록했다. 그후 그는 영국에서 이런 장치를 이용해 작은 규모의 관측망을 설립했다.

수평진자지진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크게 개량되었다. 미국에서 장주기파를 기록하기 위해 개발된 프레스-유잉 지진계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지진계는 밀른형 진자를 사용하고 있으나 마찰저항을 피하기 위해 진자를 지탱하는 회전축을 탄성선으로 대치하고 있다.

현대지진계의 기본원리

단순진자가 한 방향으로 흔들리고 전자의 움직임이 없는 동안 지반운동이 진자의 운동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인다면, 진자는 관성에 의해 그 장소에 계속 남아 있게 된다.

지반이 앞뒤로 진동한다면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만약 지반 진동주기(하나의 완벽한 진동이 일어나는 동안 소요되는 시간)가 진자의 자유 진동주기보다 훨씬 더 짧으면 진자는 다시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게 되며 진자에 대해 상대적인 지반운동이 기록된다. 이 운동의 규모는 일반적으로 어떤 방법에 의해 증폭된다. 이것이 지진계의 기본원리이다.

실제로는 종종 진자의 주기가 지반 진동주기와 비슷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지진계가 정확히 지구의 운동을 기록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오차는 수학적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진계는 진자와 지반의 상대적인 운동을 기록하는 기구이다. 진자의 편향과 지반의 운동속도(또는 가속도) 사이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 역시 가능하며, 이 비율을 지진계의 속도(또는 가속도) 감도(感度)라 한다.

만약 진자의 자유진동을 최소화하지 못하면 지구 운동을 적절하게 기록할 수 없다.

진자의 자유진동을 감소시키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저항력이 진자의 운동속도에 비례하는 점성이 큰 액체 내에 전자를 설치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감쇄기(減殺器)라 부르는 특별한 장치에 의해 필요한 저항력을 가한다. 공기 감쇄기는 실린더 내에서 운동하는 피스톤을 이용해 저항력을 발생시킨다. 전자기 감쇄기에서는 강한 자기장 내에 위치한 동판(銅版)에서 유도된 전류에 의해 저항력이 생성된다.

지반은 임의의 세 방향, 즉 두 수평방향과 하나의 수직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각각의 운동은 분리되어 기록되어야 하기 때문에 각 방향으로 하나씩 3개의 진자가 완벽한 지진기록을 위해 필요하다.

진자운동을 기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었다. 기계적 방법에서는 연막지(煙幕紙)가 지반과 함께 움직이도록 설치된 원통에 감겨져 있으며, 진자와 연결된 움직이는 펜은 종이를 직각으로 살며시 누르고 있다. 회전원통은 기록선이 서로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회전할 때마다 약간씩 옆으로 이동한다.

원통이 아무런 방해 없이 회전하게 되면 기록용지 1장은 24시간 사용된다. 진자의 편향은 일반적으로 1개 또는 2개의 증폭 지렛대에 의해 기계적으로 확대된다. 이 지렛대 방법이 단순하고 경제적이긴 하지만 지진계는 펜과 기록용지 사이의 마찰저항을 이겨낼 만한 무거운 질량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지진계는 1t 이상의 무게가 나간다. 광학 지레방식에서는 진자운동이 거울을 움직이게 한다. 즉 빛은 광감지 위에 있는 거울에서 반사되어 원통에 말려 있는 광감지 용지로 전달된다.

그러므로 진자에 영향을 주는 마찰저항이 없게 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전자기적 방법에서는 진자에 감겨진 코일이 자기장 내에서 움직인다. 이 코일 내에서 발생한 전류는 발전기가 원동기를 움직이는 것과 같은 원리로 검류계를 정확하게 움직이게 한다. 감쇄력은 진자의 코일에서 생긴 전류와 자기장 사이의 전자기적 운동에 의해 간단하게 만들어지므로 기계적인 감쇄기는 필요하지 않다. 진자 코일에서 생긴 전류를 전기적으로 증폭하면 고배율의 지진기록이 얻어진다.

미진 관찰을 위해 사용되는 이런 종류의 어떤 단주기 지진계는 증폭이 100만 배 또는 그 이상에 이른다. 보통의 지진관측에서는 지반진동의 시작 시각이 기록된다. 시간 표시들은 지진기록 용지에 1분에 1번씩 찍히며 1시간마다 또다른 표시가 찍힌다.

지금까지 서술된 모든 지진계는 주어진 지점에서 지반의 진동운동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이와 비교하여 변형지진계(變形地震計)는 진자를 사용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진 지반의 두 지점 사이의 진동에 의해 작동된다. 위의 그림에서 A와 B는 20m 이상 떨어져 있는 두 기둥이다. 막대(R)의 한쪽 끝은 B기둥에 고정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A 근처 위치해 있다. 지진파에 의해 생긴 지반의 변형이 두 기둥 사이 간격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 변화는 A 기둥과 막대끝 사이의 거리로 나타나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종류의 지진계는 1935년에 고안되었다.

응용

지진계는 진원(震原)으로부터 지하나 지표를 통해 전달된 지진파에 의해 일어난 지반의 진동을 기록하는 것이다.

진원 근처의 지진기록은 단순한 모양으로서, 파의 진행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진동하는 P파와 파의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으로 진동하는 S파 및 표면파(表面波)의 도달을 보여준다(전단파). 원거리 지진의 경우, 지진파는 하나의 진원으로부터 출발했으나 지진계에 도착하기 전에 지각 내에서 반사 또는 굴절되어 여러 개의 지진파로 기록되므로 지진기록 형태가 좀더 복잡하다.

지진파의 도착시간과 진앙거리(震央距離:지진이 발생한 중심지에서부터 관측소까지의 거리) 사이의 관계는 주시곡선(走時曲線)으로 표시된다. 이 곡선에서 도착시간은 수직축에서 읽혀지고 진앙거리는 수평축에 표시된다. 만약 여러 지진파의 도착시간들을 한 관측소에서 기록된 지진기록에서 읽고 표준 주시곡선과 비교하면 진앙거리를 결정할 수 있다.

최소한 세 곳의 관측소에서 진앙거리가 알려지면 진원지는 간단한 삼각법에 의해 계산할 수 있다(종파).

화산 분출, 특히 오랜 휴지(休止)기간 후에 활동을 재개하는 화산은 많은 작은 지진들을 수반한다. 그러므로 감도가 좋은 지진계를 이용한 관측은 화산활동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종 강한 지진 전에는 작은 지진들이 발생한다.

지진계로 매우 작은 미동을 관찰하는 것은 피해가 큰 지진 예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때때로 지진계는 지진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닌, 미진(微震)이라 하는 오래 지속되는 작은 지반진동을 감지하기도 한다. 일부 미진의 발생은 바다의 폭풍과 관련이 있다. 지진계는 원거리 지하핵실험을 탐지하는 데도 사용된다. 이 관측에서는 지하 폭발로 생성된 비교적 희미한 탄성파를 자연 원인의 미동과 구별해야만 한다. 1965년 미국 몬태나에 설립된 한 관측장치인 라지 애퍼처 사이스믹 어레이는 3만㎢의 범위의 지역에 걸쳐 525개의 지진계를 설치했다.

각각에 기록된 신호들은 지진에 대한 고감도 정보를 얻기 위해 조합된다(핵폭발).

폭발에 의해 생성된 탄성파가 폭발지점 근처의 여러 지점에 설치된 지진계에 기록되면, 직접 전달되는 파와 지하층의 경계면에서 반사 또는 굴절되는 P파의 주시곡선을 분석해 그 지점의 지하 구조를 결정할 수 있다. 지하층의 깊이, 층의 경사각 및 각 층에서의 지진파 속도가 결정된다.

1923년 미국에서 이 방법을 이용해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이래 탄성파 탐사는 급격히 진보되었고, 현재도 원유와 가스 탐사에 이용되고 있다(탐광, 석유정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장비와 기술의 개선이 이루어져 작은 양의 폭발로도 지하 약 40~50㎞의 지각구조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광산·채석장과 공공사업에서 다이너마이트 폭발에 의해 발생하는 지반진동도 지진계로 측정할 수 있다.

지진계 기록에 기초한 예비실험을 통해 충격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고 주어진 양의 다이너마이트에 의한 피해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암석이 지하갱도나 터널에서 갑작스럽게 튕겨져나오는 암석파열은 주변암에 가해지는 응력의 증가로 발생한다. 광산에서 실험한 결과 일반적으로 암석파열의 위험성을 지시하는 작은 진동의 증가는 고감도 수진기(受振器:휴대용 야외 지진계)에 의해 탐지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별히 공학적 목적, 즉 일본처럼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서는 내진설계(耐震設計)를 위해 지반의 강렬한 운동을 기록하기 위한 강진계(强震計)가 설계되었다.

지진계를 이용한 표면의 진동탐지는 달의 내부 구조, 물리적 상태, 구조적(지각) 활동, 조성 등을 결정함에 있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최초의 달 지진계는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에 의해 고요의 바다 기지에 설치되어 작동되었다.

이것은 3가지 성분의 장주기 지진계와 1개의 단주기 수직성분 지진계로 구성되어 있다. 유사한 장치는 1976년 화성의 지진활동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바이킹 1호와 2호 착륙선에 의해 설치되었다(아폴로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