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지옥

다른 표기 언어 hell , 地獄

요약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 혹은 산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을 구분하는 존재상태나 장소가 있다는 견해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로아스터교·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 등은 지옥이 최후 심판 뒤 저주받은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거주하게 될 장소라고 말한다.
유대교는 지옥을 악인들이 징벌을 받는 무시무시한 지역으로 보았다. 이슬람교는 모든 영혼이 낙원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좁은 다리 밑에 있는 뜨겁게 타오르는 분화구로 묘사한다. 힌두교에서 지옥은 영혼의 도정 가운데 한 단계일 뿐이며, 자이나교에서는 죄인들이 생전에 쌓았던 악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마귀들에게 고통을 당하는 곳이다. 불교에서는 지옥이 모든 생물이 윤회하는 육도, 즉 하늘·인간·아수라·축생·아귀·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있다고 말한다.

지옥
지옥

감추다' 또는 '덮다'라는 뜻의 앵글로색슨어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지하세계의 뜨거운 지역을 가리키는데, 일부 종교에서는 지하세계를 차갑고 어두운 곳으로 믿는다.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 혹은 산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을 구분하는 존재상태나 장소가 있다는 생각은 대부분의 세계 종교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대인과 원시인의 종교에서 죽은 사람이 거주하는 장소는 영혼의 종착지이다. 어두운 지하세계나 외딴 섬(그리스 하데스), 사람들의 영혼들이 형벌을 당하는 지하세계의 깊은 심연(그리스 타르타로스), 선하거나 악한 영혼들이 끊임없는 갈증을 느끼는 유령들로 지내는 지하세계의 어두운 곳(고대 이스라엘인의 셰올), 차갑고 어두운 지하세계(노르웨이인의 니플헤임 또는 헬),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거하는 천상의 장소(푸에블로족 인디언들이 죽으면 즉시 구름이 되어 비의 전달자로 지낸다고 믿는 장소), 영혼이 쇠잔해지다가 결국 소멸하는 어두운 장소(수렵생활을 하던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죽은 뒤 가게 된다고 믿는 장소)이다.

지옥은 최후 심판이 끝난 뒤 저주받은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거주하게 될 장소라는 견해는 조로아스터교·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 등 서양의 예언종교들이 견지하고 있다.

BC 6세기 이란의 예언자이자 개혁자 자라투스트라가 세운 조로아스터교는 영혼이 죽으면 심판을 받기 위해 3일 밤을 기다리다가 4일째 되는 날에 '보응(報應)의 다리'로 가서 생전의 행위들을 평가받는다. 선행이 악행보다 많은 영혼은 점점 넓어지는 보응의 다리를 건너 하늘로 가며, 선행보다 악행이 더 많은 영혼은 점점 좁아지는 다리를 건너다가 결국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하고 악취가 나는 지옥에 떨어져 부활의 날까지 고통과 징벌을 겪는다.

선행과 악행이 균형을 이루는 사람들에게는 하메스타간('잡다한 사람들의 장소')이 준비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그 영혼들은 더위와 추위를 번갈아가며 고통받는다. 하메스타간은 그리스도교의 연옥 개념과 비슷하다(연옥).

헬레니즘 시대를 거치면서 유대교는 지옥을 '게헨나', 즉 악인들이 징벌을 받는 무시무시한 지역으로 보았다.

유대교의 지옥 개념을 토대로 삼은 그리스도교는 지옥이 죄된 생활을 한 사람들과 하느님을 부인한 사람들에게 내린 영원한 저주의 장소, 마귀와 그 휘하의 악한 천사들이 지배하는 불타오르는 지역이라고 보았다.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와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같은 초기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은 지옥이 영원하다는 견해와 지옥이 뜨겁게 타오르는 내세(來世)의 장소라는 문자적인 견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다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은 지옥이 죄를 회개하지 않고 죽은 사람들이 형벌을 받는 상태라고 가르쳤다. 어떤 현대 신학자들은 문자적인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지옥은 적어도 악인과 선인이 구별되어 있는 상태라고 주장한다(그리스도교).

조로아스터교·유대교·그리스도교에 토대를 두고 지옥, 즉 '자한남'개념을 발전시킨 이슬람교에서 지옥은 모든 영혼이 낙원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건너야 할 좁은 다리 밑에 있는 뜨겁게 타오르는 거대한 분화구로 묘사된다.

저주받는 사람들은 다리에서 떨어져 알라(신)가 뜻을 바꾸기 전까지 고통을 겪는다.

힌두교에서 지옥은 영혼의 도정 가운데 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행위에는 결과가 따르며 환생(還生)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승 밑에 있는 21곳의 지옥들 중 한 곳 또는 여러 곳에서 보낸 시간은 궁극적인 의미가 없다.

결국 영혼은 '세계(또는 궁극)의 영혼'에게 돌아갈 것이며, 그렇게 될 때까지 윤회의 인생을 보낸다. 자이나교에서 지옥('브후미스')은 죄인들이 생전에 쌓았던 악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마귀들에게 고통을 당하는 곳이다.

중국에서 도교는 사후의 형벌과 속죄가 일어나는 장소에 관한 불교의 관념을 받아들여 이를 수정했다.

일반인들의 지옥관은 〈서유기 西遊記〉·〈악비전 岳飛傳〉 같은 허구적인 지하세계 여행담과, 지장보살(地藏菩薩)이 지하세계에서 벌인 자비의 여행기들을 전하는 불교 경전에 근거한다. 그 내용에 따르면, 사람은 죽은 직후에 사자들에게 이끌려 성벽과 해자(垓字)의 신 성황(城隍) 앞으로 가며, 성황은 죽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예비 증언의 기회를 준다.

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은 불교의 낙원들 가운데 한 곳, 즉 도교의 불멸자들이 살고 있는 쿤룬 산으로 곧바로 가거나, 환생을 위해 지옥의 10번째 궁전으로 갈 수 있다. 죄인들은 49일 뒤에 메루 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지옥으로 내려온다. 10왕전은 주요도시 펑두에 자리잡고 있다. 죄인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 한 곳 또는 여러 곳의 지옥에서 지내는데, 그 기간은 자비로운 지장(보살)의 중재로 조정될 수 있다. 죽은 사람들은 환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망각(忘却)의 국을 마시고 윤회(輪廻)의 바퀴에 오르는데, 이 바퀴는 각 사람을 다음 차례의 삶으로 데려다준다(다른 이야기들에 따르면, 죽은 사람들은 고통의 다리에서 내던져져 강물에 휩쓸리며, 강물을 타고 새로운 목적지로 간다고 함).

불교는 지옥이 모든 생물이 윤회하는 육도(六道:하늘·인간·아수라·축생·아귀·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다고 가르친다.

구사론(俱舍論)이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8대 지옥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① 살생의 죄를 진 사람이 가는 지옥인 등활(等活), ② 살생·절도의 죄를 진 자가 가는 흑승(黑繩), ③ 사음의 죄에 적용되는 중합(衆合), ④ 살생·절도·사음·음주의 죄에 적용되는 규환(叫喚), ⑤ 규환에 해당하는 죄에 추가하여 헛된 말을 퍼뜨린 죄까지 추가된 경우에는 대규환(大叫喚)에 적용되고, ⑥ 위의 ④·⑤에 추가하여 사견(邪見)의 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초열(焦熱)에 해당되고, ⑦ 위의 ④·⑤·⑥에 추가하여 니(尼)를 범한 경우에는 대초열(大焦熱)에 해당하며, ⑧ 부모를 살해하거나 부처에게 상처를 입힌 자가 가는 아비(阿鼻)가 있는데, 무간(無間)이라고도 한다.

각각의 지옥에는 다시 16개의 지옥이 있으므로 크고 작은 지옥을 모두 합치면 136개의 지옥이 있다. 그밖에 8대 지옥 이외에 8한(八寒) 지옥이 있어 중생이 혹독한 추위에 시달리게 한다.

고대 인도의 베다에 의하면 지옥에 있으면서 죽은 사람을 심판하는 사자(死者)의 왕은 야마라고 한다. 이 야마의 한역(漢譯)은 염마(閻魔)가 되는데 불교와 함께 중국에 전해져 전적으로 중국적인 존재가 되었다. 명계에 있는 10인의 왕 중 하나인 염마는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지옥의 개념은 원시불교의 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에 비하여 정토(淨土)의 개념은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고 난 이후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