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사졸

옥사졸

[ oxazole ]

옥사졸(oxazole)은 탄소 3개, 산소 1개, 질소 1개가 5각형 골격을 형성하는 방향족(aromatic) 무색 액체 화합물이다. 산소와 질소가 탄소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이중 결합이 두 개 존재하는 구조이다. 유사한 구조이나 산소와 질소가 연속으로 존재하는 화합물을 아이소옥사졸(isoxazole; iso는 이성질체라는 의미)이라고 부른다. 옥사졸과 유사한 구조의 5각형 헤테로고리 화합물로는 이미다졸(imidazole), 싸이아졸(thiazole), 피롤(pyrrole), 트라이아졸(trizole) 등이 있다.1)

이름 옥사졸(oxazole)
다른 이름 1,3-옥사졸(1,3-oxazole)
CAS 번호 288-42-6
분자식 C3H3NO
분자량 69.06 g/mol
녹는점 -87 ~ -84 °C
끓는점 69 ~ 70 °C
밀도 1.050 g/cm3(25 °C)
성상 무색 액체
용해도 물, 알코올, 에터(ether)
산도(pKa) 0.8 (짝산)

목차

구조 및 특성

구조

옥사졸의 5각형 구조에는 두 개의 파이 결합이 존재한다: C2=N, C4=C5.

옥사졸 오각형 골격을 이루는 산소, 질소, 3개의 탄소의 혼성 오비탈(hybrid orbital)은 모두 sp2 이다. 1번 산소에 존재하는 두 개의 비공유 전자쌍 중 하나는 sp2, 다른 하나는 p 오비탈에 존재한다. 3번 질소의 비공유 전자쌍은 sp2 혼성 오비탈에 존재한다. 1번 산소는 퓨란(furan)의 산소, 3번 질소는 피리딘(pyridine)의 질소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옥사졸 구조 및 방향족성(출처: 대한화학회).

방향족성

옥사졸의 방향족성(aromaticity)은 휘켈 규칙(Hückel's rule; 4n + 2 rule)에 따라 6개의 파이 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1번 산소의 p 오비탈 비공유 전자 2개, 2, 4, 5번 탄소의 p 오비탈 전자 각 1개, 3번 질소의 p 오비탈 전자 1개. 이 6개의 파이 전자가 공명 구조에 의해 비편재(delocalized)되어 방향족성을 가진다.

산도

옥사졸 짝산(conjugate acid; 옥사졸 질소의 sp2 혼성 오비탈에 존재하는 비공유 전자쌍에 양성자 첨가(protonation)된 구조)의 산도(pKa)는 0.8이므로 옥사졸은 매우 약한 염기로 작용한다. 반면, 비슷한 구조의 이미다졸(imidazole) 짝산의 산도는 7이다.

명명법

옥사졸은 1,3-옥사졸이라고도 부르며, 명명법 시 산소가 1번이고 질소가 3번이다. 헤테로고리 화합물 명명법 시 일반적인 우선 순위는 산소 > 황 > 질소 순서이다. 산소와 질소가 연속으로 위치하는 오각형 고리 방향족 화합물은 아이소옥사졸(isoxazole) 또는 1,2-옥사졸(1,2-oxazole)이라고 부른다.

합성 방법

다양한 옥사졸 합성법이 알려져 있으며, 주로 고리화 탈수 반응(cyclodehydration)에 의해 옥사졸이 합성된다. 옥사졸 합성법 개발자 중에는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합성법 개발 연대 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피셔 옥사졸 합성법(Fischer oxazole synthesis)

사이아노하이드린(cyanohydrin; CN과 OH가 같은 탄소에 있는 작용기)과 알데하이드가 염산 수용액 하에서 고리화 탈수 반응하여 옥사졸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이때 옥사졸 고리의 산소는 알데하이드로부터, 물의 산소는 사이아노하이드린으로부터 유래한다. 1902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고 피셔 에스터화 반응, 피셔 투영도(Fischer projection)를 개발한 에밀 피셔(Hermann Emil Louis Fischer; 1852-1919)가 1896년에 개발한 반응이다. 베이어-빌리거 산화 반응(Baeyer-Villiger oxidation)으로 유명한 그의 스승 아돌프 베이어(Adolf von Bayer; 1835-1917)는 제자보다 조금 늦은 1905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피셔 옥사졸 합성법: 사이아노하이드린과 알데하이드가 산 촉매 하에 고리화 탈수반응하여 옥사졸이 합성된다(출처: 대한화학회).

로빈슨-가브리엘 합성법(Robinson-Gabriel preparation)

194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영국 화학자 로버트 로빈슨 경(Sir Robert Robinson; 1886-1975)과 가브리엘 합성(Gabriel synthesis)으로 유명한 독일 화학자 지그문트 가브리엘(Siegmund Gabriel; 1851-1924)에 의해 1910년에 개발된 옥사졸 합성 방법이다. 출발 물질 α-아실아미노카보닐 또는 케톤(α-acylaminocarbonyl 또는 α-acylaminoketone; COCH2NHCO) 화합물이 산 촉매 하에 고리화 탈수반응에 의해 옥사졸이 합성된다. 이때 옥사졸 고리의 산소는 아마이드의 산소로부터, 물의 산소는 케톤으로부터 유래한다.

로빈슨-가브리엘 옥사졸 합성법: 산 촉매 하에 α-아실아미노케톤이 고리화 탈수 반응하여 옥사졸이 합성된다(출처: 대한화학회)

반 루센 반응(Van Leusen reaction)2)

네덜란드 화학자 알버트 반 루센(Albert van Leusen;1933-2019)에 의해 1972년에 발표된 5번 위치가 치환된 옥사졸 합성 방법이다.3) 토실메틸 아이소사이아나이드(p-toluenesulfonylmethyl isocyanide; tosylmethyl isocyanide; TosMIC; van Leusen reagent)가 염기 하에서 가운데 있는 메틸렌(methylene; CH2)의 수소 하나가 떨어지는 탈수소반응(deprotonation)되어 생성된 친핵체가 알데하이드의 카보닐 탄소를 공격하여 알콕사이드가 생성된다. 이 알콕사이드는 먼저 같은 분자 내에 존재하는 아이소사이아나이드의 탄소를 공격하여 5각형 고리화 반응이 일어난다. 이후 반응에서는 전형적인 탈수 반응 대신에 파라-톨루엔설파인산(p-toluenesulfinic acid; TsH)이 제거되면서 옥사졸 C4=C5 이중 결합이 형성되고 옥사졸이 합성된다.4) TosMIC 의 메틸렌 탄소가 옥사졸 4번 탄소, TosMIC 의 아이소사이아나이드 탄소가 옥사졸 2번 탄소가 된다. 역시 루센이 개발한 TosMIC는 옥사졸리딘(oxazolidine), 인돌(indole), 피롤(pyrrole), 싸이아졸(thiazole), 트라이아졸(triazole) 등의 헤테로고리 화합물 합성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반 루센 옥사졸 합성법: 토실메틸 아이소사이아나이드(TosMIC)와 알데하이드가 염기 조건 하에 고리화 반응하여 5번 위치가 치환된 옥사졸이 합성되며 파라-톨루엔설파인산이 부산물로 생성된다(출처: 대한화학회).

생합성

비리보솜 단백질(nonribosomal peptides)에 존재하는 세린(serine)과 쓰레오닌(threonine)의 하이드록시(hydroxy; OH) 작용기가 이웃한 아마이드의 카보닐 탄소를 공격하여 오각형 고리화 반응에 의해 옥사졸리딘(oxazolidine)이 생성되고, 이후 탈수 반응이 일어나 2-옥사졸린(2-oxazoline)이 만들어지고, 연속해서 산화 반응에 의해 수소가 제거되며 방향성 옥사졸이 생합성된다.

반응

(1) 딜스-알더 반응: 옥사졸은 방향성(aromaticity)이 낮아서 딜스-알더 반응(Diels-Alder reaction)과 같은 [4+2] 고리첨가 반응(cycloaddition)에서 다이엔(diene)으로 사용될 수 있다.

(2) 아민 치환 반응: 2-할로옥사졸(2-halooxazole)은 질소 친핵체와 반응하여 2-아미노옥사졸을 합성할 수 있다.

(3) 콘포트 자리 옮김 반응: 옥사졸의 4번 위치에 아실(acyl) 작용기가 있는 경우, 자리 옮김 반응에 의해 고리가 열렸다가 다시 닫히면서 4번과 5번 치환체의 위치가 서로 바뀐 화합물이 얻어진다. 1975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호주-영국 화학자 존 콘포트 경(Sir John Warcup Cornforth Jr.; 1917-2013)에 의해 1949년에 발견된 반응이다.

옥사졸의 반응: (1) 딜스-알더 반응에서 다이엔으로 작용, (2) 2-할로옥사졸의 아민 치환 반응, (3) 콘포트 자리 옮김 반응(출처: 대한화학회).

용도

항생제 및 항암제 등 수많은 약리학적으로 중요한 화합물에 옥사졸 구조를 많이 볼 수 있다. 항염증, 진통제, 항균, 항진균, 저혈당, 항결핵, 근육 이완제, HIV 억제제 활성 등 광범위한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옥사졸을 포함하는 다양한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

독성 및 안정성

심한 눈 손상 및 눈 자극 성질이 있으며 눈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나, 발암 물질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인화점은 19 °C 이며, 보관 시 열, 불꽃 및 스파크를 피해야 한다.5)

옥사졸 유도체6)

  • 알레글리타자르(aleglitazar): PPARα(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alpha)와 PPARγ 작용제(agonist)로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되었으나 부작용으로 인하여 개발에 실패한 약물이다.
  • 다이타졸(ditazole): 혈소판 응집 억제제(platelets aggregation inhibitor)로 작용하여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및 해열 작용에 사용되는 항염증제이다.
  • 뮤브리티닙(mubritinib): 타이로신 카이네이스(tyrosine kinase)인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억제제(inhibitor)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항암제로 개발 중이었으나 임상 1상 이후 부작용으로 개발이 중단되었다.
  • 옥사프로진(oxaprozin): COX-2 억제제(COX-2 inhibitor)로 작용하여 골관절염, 류마티스성 관절염, 관절통 등의 치료를 위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로 개발되었다.

참고 문헌

1.
2.
3.
4. A novel and efficient synthesis of oxazoles from tosylmethylisocyanide and carbonyl compounds. Tetrahedron Lett. 1972, 13, 2369–2372. doi.org/10.1016/S0040-4039(01)85305-3
5.
6. A comprehensive review on biological activities of oxazole derivatives. Kakkar and Narasimhan BMC Chemistry 2019, 13: 16.

동의어

옥사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