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양화

부영양화

[ eutrophication ]

 

부영양화(eutrophication)는 ‘영양을 풍부하게 하다’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자연 정화의 한계 이상으로 무기염류 등의 영양분이 수생태계에 과다하게 유입될 때, 조류와 남세균 같은 광합성 미생물이 과도하게 번식하며, 미생물 유래 생체물질이 과량 축적되어 영양이 더욱 풍부한 환경이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도한 부영양화는 수질을 악화시키고, 수서생물의 생존을 방해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를 유발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많은 피해를 초래한다.

낙동강에 발생한 여름철 녹조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목차

부영양화의 발생

수생태계에는 광범위한 대사 능력을 갖는 다양한 미생물과 식물이 존재하며, 이들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질소(N)와 인(P)과 같은 무기물을 영양분으로 이용한다. 그리고 정화능력 이상의 영양분이 수생태계에 유입되면 성장 속도가 빠른 미생물이 과도하게 성장하여 수질을 오염시킨다. 이런 오염물질의 유입은 주로 인간의 활동에 기인하며, 영양분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오염수가 하천, 호수, 강, 바다에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한다. 아래 그림은 환경부의 자료로 여러 오염원과 오염의 종류를 나타내고 있다. 미생물이 증식하기 위해서는 생체를 구성하는 원소를 외부에서 흡수해야 한다. 참고로 호기적 세균의 균체는 평균 (C5H7O2N)n으로 구성되어 있다. 광합성 미생물인 조류(algae)와 남세균(cyanobacteria)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2)를 탄소원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단백질과 핵산 등의 합성에 필요한 질소와 인은 자연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광합성 미생물의 성장은 질소와 인의 양에 의해 결정되므로 질소와 인은 이들 미생물의 성장제한 영양분이다. 광합성 미생물의 경우, 유기탄소 성분의 영양분이 없는 환경에서도 질소와 인의 무기염류가 수생태계에 유입되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빠르게 성장을 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높은 온도로 인해 생체 분자 운동이 활발해지며, 빛 에너지가 풍부하기 때문에 광합성 미생물의 빠른 성장이 유도된다. 또한 오염된 환경에서는 여름철에 퇴적층 영양분의 용출이 촉진되어 외부로부터 오염물질의 유입이 없어도 광합성 미생물의 번식이 가능하다. 과량으로 생성된 광합성 미생물 유래의 유기물은 다른 생물에게 영양분으로 작용하므로 영양분의 축적이 가속화되는 ‘부영양화’가 이루어진다. 

부영양화의 원인물질 유입 및 조류 성장 - C (탄소), O (산소), N (질소), P (인) - (출처: )

부영양화의 문제점

부영양화에 따른 광합성 미생물의 대량 번식은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일사량이 풍부한 여름철에는 늪, 호수, 강변, 연안 등에 녹조와 적조를 유발하는데, 녹조에 관여하는 광합성 미생물은 주로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아나베나(Anabaena),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아파니조메논(Aphanizomenon) 속 남세균(cyanobacteria)1으로 이들 미생물은 간과 신경에 유해한 독소를 생산한다. 특히, Microcystis aeruginosa가 생산하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LR)은 환형 펩티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WHO에서 식수에서의 농도를 1 μg/L이하로 제한하고 있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고, 간 손상 및 간암 촉진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들 남세균은 점액성이 있어 어패류의 아가미를 막고, 수질 정화 시에 더 많은 처리단계와 비용을 필요하게 한다. 또한 부영양화는 흡충강류의 양서류 기생충(Ribeiroia ondatrae)과 숙주인 물달팽이의 생육을 촉진시켜, 개구리에서 뒷다리 변형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등 양서류의 생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표면에서 고밀도로 증식한 광합성 미생물은 햇빛과 공기 중의 산소 공급을 차단하고, 퇴적지로 가라앉은 미생물은 잉여 영양분으로 작용하여 산소 고갈을 가속화시켜 결국 고등 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 진다. 퇴적층에 쌓인 미생물 유기물은 혐기적 조건의 발효를 거치므로 이로인한 악취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상수원 정화를 위한 지출 비용이 증가하고, 농업 및 산업 용수의 부족을 가져온다. 바닷가에서는 부영양화가 주로 적조 형태로 발생하며, 이는 조류(algae)인 규조류(diatom), 편모충류(dinoflagellate)의 식물플랑크톤이 급속히 번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온의 여름철에 발생하는 해안의 적조로 인해 양식장 어패류의 조류 독소 축적, 가두리 양식장의 물고기 폐사가 발생하여 양식 어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1이들 미생물을 남조류라고 통명하나, 이들 미생물은 핵막으로 싸인 핵이나 다른 세포 소기관을 가지고 있지 않는 원핵생물이므로 진핵생물인 조류(algae)라고 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정확한 명명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남조류(藍藻類)의 명명은 분류학적 근거가 확립되기 이전에 이름 붙여진 ‘blue-green algae’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영양화 대처 방안

광합성을 하는 남세균과 조류는 원시지구에서 이산화탄소를 소모하면서 산소와 유기물을 생산하여 지구 환경을 호기적 호흡이 가능하게 조성한 개척자들이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증식 속도가 빠르고, 이산화탄소를 높은 속도로 흡수하므로 온실가스 저감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부영양화 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들 광합성 미생물의 과도한 성장에 기인한다. 미생물학의 입장에서 보면 부영양화는 주어진 환경에 최적화된 미생물이 최대 성장을 하는 것으로, 수중 용해성 영양분을 미생물이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부영양화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들 광합성 미생물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따라서, 부영양화의 근본적인 해결은 예방이 최선책이다. 공장 폐수, 퇴비, 생활 하수, 가축분뇨 등 오염원의 파악을 통해 영양염류 등이 하천이나 바다 등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하며, 이들 물질이 수생태계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토양에서 분해되게 하기 위해 넓은 습지와 갯벌을 확보하고,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하천이나 강에서 물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퇴적층에서 녹아 나오는 영양분이 축적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합성 미생물을 물리적으로 분해하여 부영양화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지만, 미생물의 분해는 수생태계에 더 많은 유기물을 단시간에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유용한 생물자원의 활용과 수질 개선의 환경 정화 측면에서 광합성 미생물을 회수하여 바이오디젤 생산, 양식 및 가축사료, 유기질 비료 등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녹조 및 적조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경보시스템을 개발하여 어업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도 대처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부영양화 지수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형 부영양화 지수(Trophic State Index of Korea, TSIKO)가 개발되어 있으며, 평가방법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제10조의 2제3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5조 제4항에 따른 환경부고시 제2013-134호의 기준에 따른다. 호소 및 하천의 부영양화 정도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hemical Oxygen Demand, COD), 조류의 농도 지표인 엽록소-a 함량(Chl-a) 및 총인(Total Phosphate, T-P)의 농도에 가중치를 주어 계산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영양화 지수 산정
종합 TSIKO = 0.5 TSIKO(COD) + 0.25 TSIKO(Chl-a) + 0.25 TSIKO(T-P)
o TSIKO(COD) = 5.8 + 64.4 log(COD mg/L)
o TSIKO(Chl-a) = 12.2 + 38.6 log(Chl-a mg/m3)
o TSIKO(T-P) = 114.6 + 43.3 log(TP mg/L)

부영양화 평가기준
구분 빈영양 중영양 부영양 과영양
종합TSIKO 30미만 30~50미만 50~70미만 70이상

 

관련용어

세균, 광합성, 남세균(cyanobacteria),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아나베나(Anabaena),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LR), 발효, 적조, 조류(algae), 규조류(diatom), 식물플랑크톤

집필

이경/창원대학교

감수

김근필/중앙대학교

참고문헌

  1. 환경부. 2016. 녹조(綠潮), 녹조현상은 무엇인가?
  2. 한국미생물학회. 2017. 미생물학, 범문에듀케이션
  3. Atlas, R.M. and Bartha, R. 1997. Microbial ecology: fundamentals and applications, (4th Ed.), Benjamin/Cummings Publishing Company, Menlo Park, CA, USA.
  4. Johnson, P.T., Chase, J.M., Dosch, K.L., Hartson, R.B., Gross, J.A., Larson, D.J., Sutherland, D.R., and Carpenter, S.R. 2007. Aquatic eutrophication promotes pathogenic infection in amphibians. Proc. Natl. Acad. Sci. USA 104, 15781-15786.
  5. Rastogi, R.P., Madamwar, D., and Incharoensakdi, A. 2015. Bloom dynamics of cyanobacteria and their toxins: environmental health impacts and mitigation strategies. Front. Microbiol. 6, 1254.

동의어

부영양화, eutrophication, 부영양화(Eutrophication), Eutrophication